미국 내 시민권이 없는 한인 입양인들이 법적 보호막 없이 강제 추방 위기에 놓인 가운데, 시민단체 '정의를 위한 입양인(A4J)'의 안진수 컨설턴트가 이들을 위한 개별 사면과 연방 법안 통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2000년 제정된 입양인 시민권법의 사각지대로 인해 성인이 된 후에도 시민권을 취득하지 못한 동포들을 구제하는 것이 이번 활동의 핵심이다. 안 씨는 주지사 사면을 통한 개별 구제와 더불어 입양인의 권익을 포괄적으로 보호하는 법안의 초당적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미국 내 시민권 미취득 입양인 문제는 과거 입양 과정에서의 행정적 과실과 법적 미비점이 결합된 복합적인 인권 사안이다. 2000년 제정된 입양인 시민권법(ACA)은 특정 연도 출생자를 배제하는 조항을 담고 있어, 이를 적용받지 못한 수많은 한인 입양인이 성인이 된 현재까지도 '서류미비자' 신분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들은 사소한 법적 분쟁이나 범죄 경력만으로도 아무런 보호 장치 없이 모국으로 강제 추방될 위험에 상시 노출되어 있다.
입양 시민단체 '정의를 위한 입양인(A4J)'에서 사면 캠페인 컨설턴트로 활동하는 니콜라스 벤자민 그린(한국명 안진수) 씨는 이러한 법의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본업인 제약회사 매니저 업무를 마친 뒤 퇴근 후의 시간을 쪼개어 절박한 처지에 놓인 동포들을 1대 1로 상담하고 구제책을 모색한다. 안 씨는 연방 법안이 부재한 현 상황에서 주지사의 개별 사면만이 추방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실질적 수단이라고 강조한다.
현재 A4J 등 시민단체들이 추진하는 궁극적인 해결책은 모든 입양인에게 소급하여 시민권을 부여하는 연방 법안의 통과이다. 최근 미국 정치권에서는 기존 '입양인 시민권법(ACA)'의 명칭을 '입양인 및 미국 가족 보호법(PAF)'으로 변경하며 전략적 수정을 꾀하고 있다. 이는 법안의 핵심 내용은 유지하되, '가족 결속'이라는 보편적 가치에 호소하여 대중과 정치권의 심리적 문턱을 낮추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전략적 변화는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 모두로부터 공동 발의를 끌어내는 등 견고한 초당적 지지를 확보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미국 의회의 복잡한 입법 구조와 이민 정책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은 여전히 거대한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많은 법안이 쏟아지는 의회 내에서 입양인 권익 문제가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거나, 필리버스터 등의 의사 진행 방해로 인해 표결이 지연되는 사례가 반복되는 실정이다.
안 씨는 인터뷰를 통해 "PAF 법안이 목숨처럼 중요하지만, 수백 개의 법안이 쏟아지는 미국 의회에서 우선순위를 차지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이민자와 강제 추방 문제가 민감한 정치 쟁점으로 부상할 때마다 해당 법안은 보류되거나 다음 해로 이월되는 고충을 겪고 있다. 제도적 결함으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고 낯선 땅으로 쫓겨나는 입양인들의 고통은 정치적 논리에 가려져 충분히 주목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강제 추방된 입양인들이 겪는 트라우마는 상상을 초월하며, 이들은 언어와 문화가 생소한 모국에서 극심한 정체성 혼란을 겪는다. 안 씨는 한국 체류 당시 만난 추방자들의 사례를 언급하며, 그들이 겪는 심적 고통과 사회적 고립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 반면 극한의 절망 속에서도 자신의 사연을 세상에 알리며 권익 운동의 선봉에 서는 '챔피언'들의 존재는 이 활동을 지속하게 하는 강력한 동력이 되고 있다.
안 씨 본인의 정체성 탐색 여정은 감상적 접근보다는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는 2023년부터 약 1년간 한국에 거주하며 출생 기록과 입양 서류를 검토했으나 유의미한 정보를 찾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과거에 얽매이기보다 현재의 삶에 만족하며, 친가족과의 연결 가능성을 유전적 질환 대비라는 실용적 관점에서 열어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입양인에게만 특혜적인 시민권 소급 적용을 허용하는 것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비판적 시각을 제기하기도 한다. 미국 내 광범위한 이민 정책의 틀 안에서 특정 집단만을 위한 입법 활동은 정책적 일관성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국가가 주도한 입양 절차에서 발생한 행정적 미비점을 보완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책무이자 인권 보호의 기본이라고 반박한다.
향후 안 씨는 활동의 무대를 넓혀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을 직접 방문하고 입법 관계자들을 대면하여 설득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1대 1 상담을 통한 개별 구제에서 나아가, 입법 현장의 중심에서 입양인 보호를 위한 제도적 기틀을 마련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다. 새로운 연결과 경험을 통해 동포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려는 그의 행보는 멈추지 않고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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