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수도권 전월세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2027년까지 매입임대주택 9만 호를 공급한다. 서울 전역과 경기 규제지역에 6만 6천 호를 집중 배치하여 서민 주거 사다리를 복원한다는 계획이다. 민간 공급 위축을 공공의 공격적 매입으로 정면 돌파하여 시장 수급 불균형을 조기에 해소하는 것이 이번 대책의 핵심이다.
국토교통부가 수도권 전월세 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2027년까지 매입임대주택 9만 호를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규제지역에 전체 물량의 약 73퍼센트에 달하는 6만 6천 호를 집중 배치하여 수요가 몰리는 지역의 주거 안정을 우선적으로 도모한다. 이는 2024년부터 2025년까지의 기존 공급 목표물량인 3만 6천 호와 비교할 때 두 배 이상 확대된 규모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민간 비아파트 공급이 급감하며 서민 주거 사다리가 끊길 위기에 처했다는 엄중한 판단에 따른 것이다. 최근 3년간 빌라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착공 물량은 2016년부터 2025년까지의 장기 평균 대비 20퍼센트에서 30퍼센트 수준에 머물렀다. 공공이 직접 주택을 사들여 공급하는 매입임대 방식은 아파트보다 건설 기간이 짧아 시장 안정 효과가 즉각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비아파트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덕분에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 등 주거 취약계층의 핵심적인 거주 공간 역할을 수행해 왔다. 특히 서울처럼 가용 토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도심 지역에서 단기간 내에 대규모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꼽힌다. 정부는 비아파트 공급이 정상화될 때까지 목표 물량을 초과하더라도 매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여 시장의 신뢰를 회복한다는 방침이다.
공급 유형별로는 규제지역 내 신축 매입임대가 5만 4천 호로 대부분을 차지하며 기축 주택 매입은 1만 2천 호 규모로 추진한다. 신축 매입임대는 공공기관이 민간에서 건설하는 주택을 사전에 매입 약정하여 준공 후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품질이 보장된 신축 주택을 대량으로 확보하고 민간 건설사의 사업 불확실성을 동시에 제거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비아파트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과거의 경직된 매입 기준을 대폭 완화하여 사업 참여 문턱을 낮추기로 했다. 기존에는 전체 동 단위로만 매입이 가능했으나 앞으로는 부분 매입을 허용하여 소규모 사업자의 참여 길을 열어주었다. 서울의 경우 최소 매입 기준을 기존 19호에서 10호 이상으로 하향 조정하고 경기 지역 역시 50호에서 10호로 대폭 낮추어 대상 주택을 확대한다.
규제지역 내 기축 주택을 매입할 때는 기존에 적용되던 엄격한 건축연한 제한을 한시적으로 적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는 입지가 우수한 기존 주택을 빠르게 확보하여 임대 시장에 즉각 투입하기 위한 실무적 결단으로 풀이된다. 매입 대상의 폭이 넓어짐에 따라 도심 내 가용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유연한 공급 체계가 구축될 전망이다.
민간 사업자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한 획기적인 금융 지원책도 이번 보도 내용의 핵심적인 축을 담당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토지 확보 지원금을 토지비의 최대 80퍼센트까지 상향하여 사업자의 초기 비용 부담을 덜어준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PF대출 보증을 확대하여 사업자가 실제 부담하는 초기 자금 규모를 토지비의 10퍼센트 수준까지 낮추는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한다.
공사 대금 지급 방식 역시 사업자의 현금 흐름을 고려하여 공정률에 따라 3개월 단위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개선한다. 기존의 경직된 정산 방식에서 벗어나 공사 단계별로 적기에 자금을 투입함으로써 사업 추진 속도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다. 지원되는 자금의 투명한 관리를 위해 신탁사 대리사무 제도를 도입하고 공공기관이 우선수익권 1순위를 확보하여 사업 부실 위험을 사전에 차단한다.
주택의 품질을 담보하기 위해 표준 평면도를 제공하고 설계 단계부터 사전 컨설팅을 실시하는 품질 균질화 전략을 병행한다. '선착공 후검증' 방식을 전격 도입하여 착공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되 준공 전 단계에서 철저한 검증을 거치도록 설계했다. 만약 사업이 부당하게 지연될 경우에는 약정 해지 등 강력한 페널티를 부과하여 민간 사업자의 책임감을 제고할 계획이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비아파트 시장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전세 사기 우려를 공공 매입임대 사업으로 해소해 수요자들에게 보다 안전한 주거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공공이 직접 임대인이 됨으로써 전세 보증금 반환에 대한 불안을 원천적으로 제거하고 시장의 심리적 안정을 꾀한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단기간에 특정 지역에 공급이 집중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규제지역 내 도심 인프라가 급격히 늘어나는 거주 인구를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공급 물량 확보라는 수치적 목표에만 매몰될 경우 주거 환경의 질적 저하나 교통 혼잡 등의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비아파트 매입임대 확대는 공공이 마중물 역할을 하고 민간 참여를 유도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남 연구원은 이어 "규제지역 도심 내 단기간에 공급이 집중되는 만큼 인프라 수용 능력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정책 집행 과정에서의 세심한 관리를 주문했다.
정부는 향후 매입임대주택이 청년과 신혼부부 등 주거 취약계층의 실질적인 주거 사다리가 될 수 있도록 운영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를 유지하면서도 주거 품질은 아파트 수준에 근접하도록 관리 감독을 강화한다. 전월세 시장의 수급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여 필요시 추가적인 공급 확대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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