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공시를 통해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 코스닥 상장사 알에프세미의 전·현직 경영진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았다. 기획재정부 차관보 출신 전직 대표를 포함한 이들은 이차전지 사업 진출이라는 허위 정보를 유포해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자본시장 질서를 교란한 사기적 부정거래 행위로 보고 엄정 대응 방침을 세웠다.
허위 공시를 이용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한 혐의를 받는 반도체 소자 제조기업 알에프세미의 전·현직 대표 등 경영진이 사법부의 구속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남부지법 황중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청구된 전직 대표 A씨와 현 대표 B씨 등 관계자 3명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 중이다. 이들은 기업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불법 행위와 시장 기망 행위에 대한 집중적인 조사를 받고 있다.
법정에 출석한 피의자들은 혐의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을 지키며 법정으로 향했다. 당일 오후 2시경 굳은 표정으로 나타난 이들은 주가 조작 혐의 인정 여부와 사전 계획된 인수 여부에 대해 어떠한 답변도 내놓지 않았다. 이는 향후 재판 과정에서 방어권을 행사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해석된다.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과 증거 인멸의 우려를 고려하여 구속영장을 청구한 상태이다.
사건의 핵심은 2023년 알에프세미 인수 이후 발표된 이차전지 사업 진출 공시의 허위 여부에 집중되어 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이들이 중국 자본과 결탁하여 회사를 인수한 뒤 실체가 불분명한 신사업 계획을 발표했다고 본다. 글로벌 시장 공략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투자자들을 유인하고 주가를 끌어올린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발생한 비정상적인 주가 흐름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는 시장의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중대 범죄로 취급된다. 검찰은 알에프세미 경영진이 이차전지라는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악용하여 고의적으로 허위 정보를 생산했다고 판단한다. 특히 일부 임직원이 급등한 주가를 이용해 시세 차익을 실현한 정황은 이번 사건의 유죄를 입증할 핵심 증거로 꼽힌다. 시장 질서를 어지럽힌 대가로 사적 이익을 취했다는 점이 수사의 핵심이다.
전직 대표 A씨의 화려한 경력은 이번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A씨는 과거 기획재정부 차관보를 지낸 고위 관료 출신으로 퇴직 이후 투자업계에서 활발히 활동해 온 인물이다. 공직에서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높여야 할 인사가 주가 조작 혐의에 연루되었다는 사실은 공직 사회와 금융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고위 공직자 출신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중국 자본의 유입과 이를 이용한 상장사 인수 방식 역시 수사 당국이 예의주시하는 대목이다. 검찰은 2023년 인수 당시 자금의 출처와 이차전지 사업 추진의 실질적인 가능성을 대조하고 있다.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닌 주가 부양을 목적으로 한 기획된 인수합병(M&A)이었는지가 쟁점이다. 해외 자본을 배경으로 한 불투명한 지배구조 변경이 국내 투자자들의 피해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사례로 의심받고 있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코스닥 시장 내 유사한 형태의 신사업 공시에 대한 전수 조사 가능성도 점쳐진다. 알에프세미 사례처럼 반도체 기업이 갑작스럽게 이차전지 등 유행하는 산업으로 사업 목적을 변경하는 행위는 시장의 감시 대상이다. 투자자들은 기업의 실질적인 기술력이나 매출 발생 여부보다 화려한 공시 내용에 현혹되기 쉽다. 이번 수사는 시장에 만연한 '테마주 만들기' 관행에 경종을 울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피의자 측은 검찰의 혐의 구성이 과도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법리적으로 다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사업 추진 의지가 있었으나 대내외적 경영 환경 변화로 인해 계획이 지연된 것일 뿐, 처음부터 투자자를 속일 의도는 없었다는 논리다. 자본시장법 위반 사건의 경우 고의성 입증이 핵심인 만큼 영장심사 과정에서도 치열한 공방이 오가고 있다. 피의자들은 방어권 보장을 위해 불구속 상태에서의 수사를 주장하고 있다.
금융 범죄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자본시장의 공정성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고위직 출신 인사가 연루된 주가 조작 사건은 시장의 신뢰도를 급격히 떨어뜨리는 요인이다"라며 "엄정한 수사와 재판을 통해 법치주의와 시장 경제의 원칙이 바로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개별 기업의 문제를 넘어 한국 자본시장의 투명성을 검증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향후 구속 여부에 따라 검찰의 수사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속 영장이 발부될 경우 검찰은 시세 차익의 정확한 규모와 자금 세탁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파헤칠 방침이다. 반면 영장이 기각될 경우 피의자들의 방어권 행사가 강화되면서 장기적인 법정 공방이 불가피해진다. 법원의 판단은 이르면 이날 밤늦게나 다음 날 새벽에 나올 것으로 보이며, 그 결과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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