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 국가 공급망 보안의 핵심 고리로 부상하면서 사이버 공격에 대비한 실질적인 대응 체계 구축이 기업의 생존을 결정짓는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2일 서울 영등포구 본회에서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와 공동으로 제2회 중소기업 정보보안 세미나를 열고 급증하는 해킹 위협에 대한 전방위적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행사에는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200여 명의 중소기업 및 협동조합 관계자가 참석해 보안 강화에 대한 업계의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중소기업을 겨냥한 사이버 위협이 단순한 개별 기업의 정보 유출 피해를 넘어 국가 안보와 산업 생태계 전체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 기승을 부리는 공급망 해킹과 인공지능(AI) 기반의 고도화된 공격은 보안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기업을 국가 기간망 침투를 위한 주요 교두보로 삼는 추세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계는 보안을 단순한 관리 비용이나 행정적 부담이 아닌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는 핵심 경영 과제로 재정의하고 전사적인 역량 강화에 나섰다.
정보보안 전문가들은 중소기업이 처한 보안 위협의 본질이 과거의 단순한 악성코드 유포와는 완전히 다른 국가 대항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기조강연자로 나선 윤오준 중앙대학교 교수는 "최근 사이버 공격이 국가안보 및 산업안보와 긴밀히 연결되는 양상으로 진화하는 중이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중소기업이 국가 전체 공급망의 필수적인 일원인 만큼 공격자의 우회 침투 경로로 활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거듭 강조하며 경각심을 촉구했다.
정부의 개인정보보호 정책 기조 역시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맞춰 규제 중심에서 사전 예방적 위험 관리 체계로 빠르게 전환되는 분위기다. 고낙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국장은 AI와 데이터 기반 산업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기존의 사후적 동의 중심 체계는 이미 한계에 봉착했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앞으로 기업들이 위험 기반의 자율적 관리 체계를 갖추도록 유도하며 보안 사고 발생 시의 피해 최소화와 신속한 복구에 정책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보안 사고가 발생했을 때의 즉각적인 대응 시스템과 복구 프로세스 마련을 가장 시급한 경영 현안으로 꼽고 있다. 오기웅 중기중앙회 상근부회장은 "중소기업계가 정보보안을 기업 생존과 직결된 핵심 경영 과제로 인식해야 할 시점이다"라고 보안의 중요성을 환기했다. 그는 예방 단계부터 사고 발생 이후의 대응 및 복구까지 이어지는 실질적인 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기업 경쟁력을 결정짓는 척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보보호 산업계와 중소기업계의 유기적인 협력은 공급망 전체의 회복 탄력성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세미나는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와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최신 보안 기술 트렌드와 중소기업 실정에 맞는 맞춤형 대응 전략을 공유하는 실무적인 장으로 기능했다. 참석자들은 클라우드 환경으로의 급격한 전환과 원격 근무 확산 등 변화된 업무 환경에 적합한 보안 솔루션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일각에서는 자본과 인력이 부족한 영세 중소기업들이 고도화된 보안 체계를 독자적으로 구축하는 데 따르는 현실적인 비용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보안 투자가 당장의 가시적인 수익 창출이나 매출 증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인식 때문에 예산 편성 과정에서 후순위로 밀리는 구조적 문제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보안 사고로 인한 대외 신뢰도 추락과 징벌적 손해배상 등 잠재적 손실 비용을 고려할 때 선제적 보안 투자가 오히려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용 효율적이라는 경영적 판단이 힘을 얻고 있다.
향후 중소기업 보안 시장은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민간의 고도화된 기술 협력이 결합된 민관 합동 형태로 발전할 전망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번 세미나에서 제기된 현장의 목소리와 전문가 제언을 바탕으로 중소기업 보안 역량 강화를 위한 실질적인 정책 지원책을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할 계획이다. 개별 기업들은 외부 전문 보안 컨설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한편 임직원 대상의 보안 교육을 정례화하여 내부로부터의 철저한 보안 의식 개혁을 병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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