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 재개발 수주전이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의 양자 대결로 압축됐다. 대우건설은 22일 조합에 현금 500억 원의 입찰보증금을 납부하며 시공권 확보를 위한 공식 행보를 재개했다. 이번 입찰은 서울시의 행정 지도와 조합의 강경한 이행각서 요구라는 진통 끝에 성사된 결과다.
대우건설이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 조합에 입찰보증금을 납부하며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재입찰 절차에 본격 합류했다. 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이날 성수4지구 조합에 입찰보증금 500억 원을 전액 현금으로 납입 완료했다. 이미 보증금을 납부한 롯데건설에 이어 대우건설이 참여를 확정 지으면서, 과거 한 차례 무산됐던 대형 건설사 간의 2파전 구도가 다시금 재현되는 양상이다. 이번 수주전은 서울 강북권 최대어로 꼽히는 사업지의 상징성과 천문학적인 공사비 규모로 인해 시장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성수4지구 재개발은 성수동2가 1동 일대 8만 9,828㎡ 부지에 지하 6층에서 지상 64층에 이르는 공동주택 1,439가구를 건립하는 초대형 정비사업이다. 총 공사비만 1조 3,628억 원에 달하는 이 프로젝트는 한강변 초고층 랜드마크 조성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사업지 인근의 우수한 교통망과 생활 인프라를 바탕으로 향후 서울의 주거 지도를 바꿀 핵심 거점으로 평가받는다. 이에 따라 국내 최상위권 건설사들은 브랜드 가치 제고와 수익성 확보를 위해 사활을 건 수주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번 수주전은 지난 2월 시공사 입찰 마감 이후 조합과 건설사 간의 법적, 행정적 갈등이 반복되며 극심한 난항을 겪어 왔다. 당시 조합은 대우건설의 입찰 제출 서류 미비와 개별 홍보 행위 등을 문제 삼아 재입찰을 공고했으나, 이후 절차적 정당성 논란이 일자 이를 취소하는 등 혼선이 빚어졌다. 건설사 측의 홍보 활동을 둘러싼 공정성 시비는 조합원들 사이의 갈등으로 번지며 사업 지연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시공사 선정 과정 전반에 걸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서울시는 현장 점검을 통해 양사의 홍보 규정 위반과 조합의 절차적 결함을 확인하고 기존 입찰을 무효화하는 강수를 뒀다. 시 당국은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의 과도한 홍보 행위가 정비사업의 공정성을 해친다고 판단했으며, 조합의 재입찰 공고 과정에서도 법적 절차 위반이 있었음을 지적했다. 이는 도시정비법의 원칙을 바로 세우고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행위에 대해 엄중히 대응하겠다는 시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결국 서울시의 결론에 따라 기존 입찰은 무효화됐으며, 새로운 기준에 따른 재입찰 절차가 시작됐다.
재입찰 과정에서 조합이 제시한 추가 이행각서는 건설사들 사이에서 독소조항 논란을 일으키며 사업 재개의 새로운 변수로 부상했다. 조합은 입찰서류 누락 여부와 홍보지침 준수 여부에 대한 판단 권한을 조합에 완전히 일임하고, 어떠한 처분에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각서에 명시했다. 롯데건설은 지난달 이러한 조건을 수용하며 각서를 제출했으나, 대우건설은 과거의 위반 행위를 향후 절차에까지 누적 반영하는 규정이 자사에 지나치게 불리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대우건설은 자사에 불리한 조항이 포함되었다는 이유로 마지막까지 각서 제출을 고심했으나 결국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실익을 챙기는 방향을 택했다. 입찰 마감을 불과 나흘 앞둔 전날, 대우건설은 조합이 요구한 이행각서를 제출하며 수주전 참여 의사를 최종 확인했다. 이는 사업 지연에 따른 금융 비용 부담을 줄이고, 조합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성수4지구는 양사의 기술력과 제안 조건을 공정하게 평가받는 진검승부의 장으로 복귀하게 됐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성수4지구는 한강변 초고층 랜드마크라는 상징성이 있어 건설사들이 포기하기 힘든 사업지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조합의 강경한 태도와 서울시의 엄격한 감시 체계 속에서 양사가 얼마나 공정하고 차별화된 제안을 내놓느냐가 승패의 관건이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수주전의 결과가 향후 강북권 재개발 시장에서 각 건설사의 입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조합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이행각서 요구가 향후 시공사와 조합 간의 또 다른 분쟁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건설사의 정당한 방어권을 제약하고 조합에 과도한 재량권을 부여하는 계약 조건은 향후 법적 다툼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공사비 증액이나 설계 변경 등 민감한 사안이 발생했을 때, 이번에 제출한 각서가 건설사의 발목을 잡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시장 질서의 효율성 측면에서 보았을 때 잠재적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성수4지구 조합은 오는 26일 입찰을 최종 마감하고 본격적인 시공사 선정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1조 원이 넘는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시공사 선정 이후의 자금 조달 계획과 분양가 산정 등 산적한 과제들이 사업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향후 초고층 아파트 건립에 따른 인허가 과정의 변수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공사비 갈등 가능성 역시 조합과 시공사가 함께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다. 성수동의 지형을 바꿀 이번 재개발 사업이 투명한 절차를 통해 연착륙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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