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6억 대 2억 성과급 격차에 쪼개진 삼성전자... 반도체발 내부 갈등 전사 확산

이성경 기자
6억 대 2억 성과급 격차에 쪼개진 삼성전자... 반도체발 내부 갈등 전사 확산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가 영업이익의 10.5%를 반도체 특별경영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합의했으나, 사업부별로 최대 3배에 달하는 보상 격차가 발생하며 내부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메모리 사업부 5년 차 직원이 약 6억 원의 성과급을 받는 반면, 20년 경력의 파운드리 부장은 그 3분의 1 수준에 그치면서 조직 내 박탈감과 불만이 노노(勞勞) 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삼성전자 노사가 도출한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이 보상 체계의 형평성 논란에 직면하며 경영진과 노동조합 모두를 압박하고 있다. 이번 합의는 영업이익의 10.5%를 반도체(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으로 배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나, 사업부 실적에 따른 차등 지급 방식이 구성원 간의 심각한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다. 특히 고대역폭 메모리(HBM) 업황 회복으로 막대한 이익을 낸 메모리 사업부와 적자를 기록 중인 비메모리 사업부 간의 보상 차이가 갈등의 핵심이다.

메모리 사업부 소속 직원들은 이번 합의에 따라 연봉 1억 원 기준 1인당 약 6억 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수령할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같은 DS 부문 내에서도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부는 성과급 규모가 2억 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어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비메모리 사업부 구성원들은 본인들의 사업부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첨단 공정 투자를 위한 전략적 선택과 내부 물량 우선 생산에 따른 결과라며 반발하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는 단순한 불만을 넘어 분노에 가까운 수준으로 표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DS 부문 파운드리 사업부의 A 부장은 "합의안대로라면 메모리 사업부 5년 차 대리가 이번 성과급만으로 약 6억 원을 받게 되는데, 20년 넘게 근무한 파운드리 부장인 나는 2억 원 초반대에 그친다"며 "이번 합의안을 보면서 정말 마음이 쓰리고 분하다"고 말했다. 이는 개별 사업부의 성과를 강조하는 현행 보상 체계가 종합 반도체 기업(IDM)으로서의 유기적 협력 구조를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과 궤를 같이한다.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서의 경쟁력은 메모리와 파운드리, 패키지 역량이 결합될 때 극대화되나 현재의 보상 방식은 이를 간과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최근 삼성전자가 HBM 사업에서 반등 기회를 잡은 배경에는 파운드리와 패키지 부문의 지원이 필수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보상은 오직 '눈에 보이는 수익'을 낸 사업부에만 집중되고 있다. 파운드리 부문은 글로벌 고객사 수주 활동보다 내부 물량 적기 생산에 집중하며 전사 이익에 기여했음에도 적자 사업부라는 낙인이 찍힌 것에 대해 수용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노동조합 지도부 역시 성과급 산정 방식의 불투명성과 일관성 없는 원칙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최승호 노조 공동교섭단 위원장은 "회사는 과거 성과가 좋을 때 축적했다가 적자 시 보전해주겠다고 약속했으나 실제로는 지키지 않았다"며 "HBM4 개발 등 성과를 내면 보상하겠다는 약속도 개발 후 조직이 흩어지면서 유야무야되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번 합의안이 구성원들의 헌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판단하여 전사적인 부결 운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반도체 부문 내부의 갈등은 이제 완제품(DX) 부문으로까지 확산하며 전사적인 조직 문화 위기로 번지고 있다. 올해 1분기 3조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DX 부문은 기존 성과인센티브(OPI) 외에 600만 원 상당의 자사주만 지급받게 된 반면, 적자 상태인 DS 부문 내 일부 사업부까지 억대 성과급을 받는 상황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DX 부문 직원들은 자신들이 낸 수익이 과거 DS 부문의 불황기를 지탱하는 버팀목이 되었음을 강조하며 현재의 차별적 보상을 비판하고 있다.

시장 질서와 효율성을 중시하는 관점에서는 성과에 따른 차등 보상이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철저한 실적 중심의 보상이 우수 인재의 이탈을 막고 조직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동력이 된다는 논리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같이 사업부 간 의존도가 높은 거대 기업에서는 지나친 보상 격차가 협업의 연결고리를 끊고 조직 내 불필요한 비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경영계 일각에서 제기된다.

향후 삼성전자의 노사 관계와 조직 안정성은 이번 잠정 합의안의 투표 결과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과 동행노조가 합심하여 부결 운동에 나선 만큼, 투표 결과가 경영진의 예상과 다르게 나타날 경우 파업 위기가 재점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회사는 성과주의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조직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정교한 보상 체계의 재설계라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6억#2억#성과급#격차에#쪼개진
6억 대 2억 성과급 격차에 쪼개진 삼성전자... 반도체발 내부 갈등 전사 확산 : 기업/산업 : 재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