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비핵심 자산인 롯데에코월을 1708억 원에 매각하고 인공지능(AI) 회로박 등 고부가 소재 산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전면 나선다. 확보한 재원은 익산 공장의 AI 회로박 생산 능력을 2027년까지 4배 이상으로 확대하는 등 미래 먹거리 선점을 위한 투자금으로 집중 투입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22일 공시를 통해 자회사 롯데에코월의 지분 90%인 55만 620주를 사모펀드 릴슨프라이빗에쿼티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의 총 처분 금액은 1708억 원 규모이며, 주식 매매 계약에 따른 최종 처분 예정일은 오는 7월 7일로 확정되었다. 기업 측은 이번 결정을 미래 핵심 소재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면 재조정하기 위한 전략적 용단이라고 설명한다.
매각 대상인 롯데에코월은 콘크리트벽 외부에 유리 외벽을 별도로 설치하는 커튼월 시공 분야에서 국내 1위를 점유하고 있는 우량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 1300억 원과 영업이익 120억 원을 기록하며 현금 창출 능력 지표인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이익률 10%를 상회하는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증명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건설 기반의 사업보다는 기술 집약적인 첨단 소재 산업에 자원을 집중하기 위해 과감한 자산 유동화를 선택했다.
확보된 1708억 원의 자금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용 회로박과 반도체용 초극박 등 4대 고부가가치 제품군의 생산 시설 확충에 우선 배정된다. 특히 전 세계적인 AI 열풍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AI 데이터센터용 회로박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국내 익산 공장의 생산 라인 증설에 속도를 낸다. 현재 연간 3700t 수준인 익산 공장의 생산 능력은 이번 투자를 통해 2027년까지 1만 6000t 규모로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말레이시아 공장 역시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전지박 생산 거점으로 육성하며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한다. 기존 전기차(EV) 배터리용 전지박에 치중되었던 수익 구조를 반도체와 AI 등 미래 산업 전반으로 확장하여 시장 변동성에 대한 내성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관계자는 "미래 소재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기 위해 매각을 결정했다"며 "확보한 자금은 차세대 고부가 제품의 기술 우위 확보와 캐파 확대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연간 1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는 견실한 자회사를 매각함에 따라 단기적인 현금 흐름 저하를 우려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경기 변동이 심한 첨단 소재 시장의 특성상 건설 시공 분야의 안정적인 수익원이 사라지는 것은 포트폴리오의 안정성 측면에서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글로벌 경기 둔화 여파로 인해 신규 투자 시설의 가동률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 대규모 고정비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이번 매각은 롯데그룹 화학계열사 전반에서 진행 중인 비관련 사업 정리 및 기초소재 재편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롯데그룹은 현재 수익성이 낮은 사업 부문을 과감히 쳐내고 기능성 소재와 고부가 첨단 기술 소재로의 비즈니스 모델 전환을 그룹 차원의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이는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시장 질서 재편 과정에서 선제적 우위를 점하려는 보수적이고도 치밀한 경영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향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고부가가치 4대 제품군인 AI 회로박, 반도체 초극박, ESS 전지박, EV 전지박의 매출 비중을 끌어올려 수익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특히 2027년까지 계획된 익산 공장의 증설 작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AI 인프라 확충에 따른 수혜를 직접적으로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의 미래 가치가 단순 제조를 넘어 첨단 기술 소재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이동함에 따라 투자자들의 관심도 기술 고도화 성과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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