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LG, 3500억 규모 자사주 전량 소각 단행… ‘기업가치 제고’ 약속 이행

이성경 기자
㈜LG, 3500억 규모 자사주 전량 소각 단행… ‘기업가치 제고’ 약속 이행
©연합뉴스

 

㈜LG가 발행 주식 총수의 1.96%에 해당하는 3,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고강도 주주환원책을 이행한다. 이번 조치는 2024년 발표한 밸류업 정책의 후속 단계로, 잔여 자기주식 302만 9,581주를 모두 폐기해 주당 가치를 실질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핵심이다.

㈜LG는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취득했던 보통주 302만 9,581주를 전량 소각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번에 소각하는 주식은 전체 발행 보통주의 1.96%에 달하는 물량으로, 공시 당일 종가 기준으로 산정된 가치는 약 3,500억 원 규모다. 소각 예정일은 오는 5월 28일로 확정되었으며, 이를 통해 시장 내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치를 높이는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회계상 장부가액을 기준으로 한 소각 예정 금액은 과거 주당 평균 취득단가인 8만 2,520원을 적용해 약 2,500억 원으로 산출되었다. ㈜LG는 이미 지난해 보유 중이던 자기주식 605만 9,161주 중 절반을 소각하며 주주환원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올해 상반기 중 남은 잔여 주식을 모두 소각하겠다는 시장과의 약속을 이번 공시를 통해 최종적으로 마무리 짓는 셈이다.

자사주 소각은 기업이 보유한 주식을 영구적으로 소멸시켜 발행 주식 총수를 감소시키는 가장 강력한 주주친화 정책 중 하나로 꼽힌다. 주식 수가 줄어들면 동일한 당기순이익 하에서도 주당순이익(EPS)이 상승하게 되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는 단순한 배당 확대를 넘어 기업의 자본 구조를 효율화하고 경영진의 기업가치 부양 의지를 시장에 전달하는 지표가 된다.

향후 ㈜LG는 일회성 비경상적 이익뿐만 아니라 경상적으로 발생하는 이익 중 투자 재원을 제외한 잉여 현금을 자사주 매입에 지속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기업 운영에 필수적인 배당과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 재원을 우선 집행한 뒤, 남은 자금을 주주환원에 투입하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러한 자본 배분 전략은 시장 질서와 효율성을 중시하는 보수적인 재무 기조를 반영한다.

배당 정책 또한 과거보다 한층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며 주주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LG는 지난해 별도 조정 당기순이익 기준 배당 성향 하한선을 기존 50%에서 60%로 상향 조정하며 주주 환원의 폭을 넓혔다. 실제로 최근 5개년(2021년~2025년) 평균 배당 성향은 69%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국내 대기업 지주사 중에서도 상당히 높은 수준에 속한다.

중장기적으로는 2027년까지 연결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8~1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체적인 재무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LG그룹은 AI(인공지능), 바이오(Bio), 클린테크(Cleantech)를 일컫는 이른바 'ABC' 분야를 미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선정했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술 집약적 분야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본업의 수익성을 강화하고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자사주 소각이 한국 증시의 고질적인 저평가 현상을 해소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은 경영권 방어 수단을 포기하면서까지 주주 가치를 우선시하겠다는 강력한 신호다"라며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3개년에 걸친 계획된 로드맵의 완성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신뢰도가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고금리 기조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현금 유출이 재무 건전성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주주환원 강화가 자칫 미래 성장을 위한 과감한 시설 투자나 R&D 재원 확보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기업가치 제고 정책이 지속 가능하려면 주주 환원과 미래 성장 투자 사이의 정교한 균형 감각이 필수적이라는 논리다.

결국 ㈜LG의 이번 결정은 법치와 시장 원리에 기반한 투명 경영을 강화하고 주주와의 신뢰를 공고히 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자사주 전량 소각 이후에도 ABC 분야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병행하며 수익 구조를 다변화할 계획이다. 2026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완성된 이번 밸류업 프로그램이 향후 LG그룹의 전체적인 시가총액 증대와 자본 효율성 제고로 이어질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LG#3500억#규모#자사주#전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