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5인의 후보가 새만금의 미래와 지역 경제 재건을 놓고 대규모 자본 유치와 자생적 성장 구조 확립이라는 서로 다른 방법론을 제시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9조 원 투자라는 기회 요인을 활용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규제 철폐를 통한 기업 친화적 접근과 생태 복원을 통한 지속 가능한 발전 모델이 날카롭게 대립했다.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자리를 놓고 격돌하는 후보들은 새만금 개발과 지역 발전이라는 총론에는 공감하면서도 각론에서는 시장 질서의 효율성과 공공의 역할 사이에서 선명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현대차그룹의 9조 원 투자로 조성된 경제적 훈풍을 지역 내 실질적인 소득으로 연결하기 위한 후보들의 고심은 대기업 유치 숫자와 복지 수치로 구체화했다. 특히 자본의 외부 유출을 막기 위한 내발적 발전 전략과 글로벌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한 규제 혁파가 이번 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후보는 전북 경제의 체질 개선을 위해 전북성장공사 설립을 공약의 최우선 순위에 배치했다. 이는 기존의 외부 자본 유입이나 국가 예산 의존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 내에서 성장의 결실이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해당 공사는 산업과 금융, 인재를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며 연 매출 1,000억 원 이상의 스타 기업 100개를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 후보는 성장의 과실이 도민의 삶에 직접 도달하도록 20조 원 규모의 메가 펀드 조성을 병행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새만금 일대에는 RE100 기반의 친환경 산업단지를 구축하고 피지컬 인공지능(AI) 생태계를 마련하여 첨단 산업의 메카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의 투자를 조기에 가시화하는 동시에 항만과 공항, 철도를 잇는 트라이포트 체계를 완성하여 동북아 물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계획도 포함했다.
국민의힘 양정무 후보는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한 과감한 규제 철폐와 에너지 자립을 통한 산업 경쟁력 강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새만금의 독자적인 에너지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원자로를 구축하고 해당 지역을 규제자유특구로 전환하여 첨단 기업들의 무한 경쟁을 보장하겠다는 구상이다. 기업들이 아무런 걸림돌 없이 기술력을 시험할 수 있는 실험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글로벌 기업들의 자발적인 투자를 이끌어내겠다는 취지다.
양 후보는 지역 내 지자체 간의 갈등 해소와 민생 안정을 위한 파격적인 현금 지원책도 함께 제시했다. 새만금항 관할권을 둘러싼 군산, 김제, 부안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공동상생기금을 조성하여 경제적 이익을 공유하는 모델을 제안했다. 아울러 경제 회복의 마중물로서 도민 1인당 100만 원의 민생지원금을 지급하고 출생아 1인당 1억 원을 지원하는 인구 위기 극복 방안을 약속했다.
진보당 백승재 후보는 경제 제일주의에서 탈피하여 생태적 가치와 광역 연대를 통한 성장을 주장했다. 광주와 전남을 아우르는 호남대통합을 바탕으로 반도체 및 피지컬 AI 벨트를 조성하여 청년 일자리 20만 개를 창출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는 개별 지자체 단위의 경쟁보다는 호남권 전체의 산업 역량을 결집하여 글로벌 기업을 유인하겠다는 계산으로 분석된다.
백 후보의 새만금 전략은 다른 후보들과 달리 자연과의 공존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새만금의 상시 해수 유통과 갯벌 복원을 통해 수질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생태계와 첨단산업이 공존하는 모델을 지향한다.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사업별 예산에 온실가스 배출 영향을 반영하는 기후예산제 도입을 주장하며 환경과 경제의 균형을 강조했다.
무소속 김성후 후보는 개발 이익의 외부 유출을 차단하는 자산 주권 경제론을 들고 나왔다. 국가 주도의 분양 구조로 인해 새만금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지역에 귀속되지 못하는 현실을 비판하며 사용수익권 확보를 핵심 과제로 삼았다. 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지분 참여와 공공 인프라 수익의 자산화를 통해 새만금의 땅과 자원에서 나오는 이익을 전북의 자산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현직 도지사인 무소속 김관영 후보는 압도적인 투자 유치 실적을 바탕으로 한 광폭 성장 전략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민선 8기에서 거둔 대기업 5개 유치와 27조 원 투자 달성 성과를 토대로 차기 임기 내 대기업 15개 유치와 총 투자 50조 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새만금을 피지컬 AI 산업수도와 글로벌 로봇 산업의 메카로 육성하여 전북의 산업 지도를 근본적으로 재편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후보는 방산혁신클러스터 지정과 제3금융중심지 추진을 통해 전북을 대한민국 금융과 방위산업의 거점으로 세우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경제 외적 성장 동력으로는 2036년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와 복합스포츠타운 조성을 제안하며 전북의 브랜드 가치를 세계적 수준으로 격상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전북관 설립 등 문화 인프라 확충을 통한 삶의 질 향상도 주요 공약으로 다뤄졌다.
이러한 후보들의 공약에 대해 학계와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재원 조달의 구체성과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수십조 원 단위의 투자 유치와 대규모 현금 지원 공약이 국가 재정 상황이나 글로벌 경기 변동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한 경제 전문가는 "장밋빛 수치 제시보다는 유치된 기업이 지역 고용과 세수로 직결될 수 있는 정교한 실행 계획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북의 미래는 새만금이라는 하드웨어를 어떤 소프트웨어로 채우느냐에 달려 있다"는 지역 정가의 목소리는 후보들 간의 각론 경쟁이 단순한 수치 싸움을 넘어 가치관의 대결임을 시사한다. 유권자들은 기업 유치를 통한 낙수 효과를 기대하는 성장 중심론과 지역 내 자생력을 키우려는 내발적 발전론 사이에서 선택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선거 결과는 향후 전북의 산업 구조와 새만금의 공간적 성격을 결정짓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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