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구글과 협업한 첫 인공지능(AI) 스마트글래스를 공개하며 메타가 주도해온 안경형 웨어러블 시장에 본격적인 도전장을 던졌다. 글로벌 스마트글래스 출하량이 전년 대비 110% 급증하는 가운데, 단순 알림 기기에 머물던 웨어러블은 사용자의 시선과 음성을 실시간 해석하는 '개인형 AI 비서'로 진화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구글과 손잡고 개발한 첫 인공지능(AI) 스마트글래스를 공개하며 웨어러블 기기 시장의 주도권 경쟁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이번 협업은 손목 위 알림 기기에 국한됐던 웨어러블 생태계가 사용자의 시선과 생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생성형 AI 기반의 개인형 기기로 진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업계는 삼성의 하드웨어 기술력과 구글의 소프트웨어 최적화가 결합된 이번 신제품이 기존 시장 질서에 미칠 파급력에 주목하고 있다.
웨어러블 시장의 전통적 중심축인 스마트워치 분야는 단순한 운동 기록을 넘어 AI 코칭 서비스로의 질적 도약을 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은 지난해 일시적 출하량 감소를 극복하고 올해 본격적인 성장세 회복이 전망된다. 현재 점유율 23%로 선두를 지키고 있는 애플을 필두로 화웨이와 샤오미가 추격 중이며, 삼성전자는 중국 제조사의 가성비 공세에 맞서 프리미엄 AI 기능을 통한 점유율 방어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스마트워치 경쟁의 핵심 차별화 요소는 디스플레이 크기가 아닌 온디바이스 AI를 활용한 맥락 기반 서비스로 이동했다. AI가 사용자의 심박수와 수면 패턴을 분석해 선제적인 건강 관리 방안을 제안하고 메시지와 검색 업무를 음성으로 처리하는 개인 비서 기능이 강화되는 추세다. 애플이 차세대 제품에서 전력 효율과 AI 경험 강화에 집중하는 가운데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 워치 시리즈에 생성형 AI 기반 헬스케어 서비스를 확대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웨어러블 분야에서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영역은 단연 스마트글래스로, 지난해 상반기 글로벌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110%나 폭증했다. AI 기능을 탑재한 제품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안경형 기기는 스마트폰의 보조 도구를 넘어 독립적인 컴퓨팅 환경으로 거듭나고 있다. 현재 시장은 메타가 주도하고 있으며, 이는 일반 안경과 유사한 디자인과 일상적인 착용감을 확보한 것이 대중화의 핵심 요인으로 분석된다.
과거 구글이 선보였던 스마트글래스가 이질적인 디자인과 제한적 활용성으로 실패했던 것과 달리, 최근의 제품들은 철저히 일상적 착용 경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삼성전자와 구글이 공개한 신형 스마트글래스 역시 화려한 디스플레이보다는 음성 기반 인터페이스와 경량화된 디자인에 무게를 둔 것으로 평가받는다. 카메라와 마이크가 주변 환경을 인식하면 AI가 이를 즉각 해석해 실시간 번역과 길 안내, 정보 탐색을 지원하는 방식이 핵심이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는 "AI 스마트글래스가 단기적으로는 스마트폰 보완형 인터페이스로 확산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공간 맥락을 이해하는 새로운 컴퓨팅 환경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스마트글래스가 단순히 손을 쓰지 않는 편리함을 넘어 사용자가 바라보는 세상을 데이터화하고 분석하는 도구가 될 것임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시선 기반의 정보 처리 경험이 향후 모바일 생태계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선 이어버드 시장 또한 단순한 음향 기기를 넘어 사용자와 AI를 연결하는 상시 인터페이스인 '오디오 웨어러블'로의 변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최신 제품들은 실시간 통역과 주변 환경 인식 기능을 탑재하며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도 AI 비서와 소통할 수 있는 접점 역할을 수행한다. 스마트워치와 스마트글래스가 시각 정보를 담당한다면, 이어버드는 청각 정보를 통해 AI 경험의 완결성을 높이는 구조다.
반면 새롭게 부상하는 스마트링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대중화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링을 출시하며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으나, 스마트워치 대비 제한적인 기능과 고가의 가격 책정, 디스플레이 부재 등이 소비자 선택의 걸림돌로 지적된다. 시장 개척자로 불리는 오우라 등이 수면 분석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지만 범용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스마트링이 별도의 조작 없이 생체 데이터를 지속 수집하는 '무의식적 컴퓨팅'의 핵심 도구가 될 가능성에 주목한다. 사용자가 기기 착용을 의식하지 않는 상태에서 수집된 방대한 데이터는 AI의 분석 정확도를 높이는 결정적 자산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개별 기기의 성패보다는 스마트워치와 글래스, 링을 하나의 생태계로 묶어 사용자에게 통합된 AI 경험을 제공하는 기업이 최후의 승자가 될 확률이 높다.
일각에서는 스마트글래스의 카메라 탑재로 인한 사생활 침해 논란과 배터리 기술의 한계가 대중화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을 견지한다. 안경 형태의 기기가 가진 하드웨어적 제약상 고성능 연산을 지속하기 어렵고, 가격 경쟁력 확보 또한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반론에도 불구하고 빅테크 기업들이 스마트글래스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스마트폰 이후의 새로운 하드웨어 패러다임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에 근거한다.
향후 웨어러블 시장은 기기 자체의 성능 경쟁을 넘어 사용자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플랫폼 경쟁으로 흐를 가능성이 농후하다. 삼성전자와 구글, 애플, 메타 등 주요 기업들은 각자의 강점을 가진 기기를 매개로 독자적인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의 음성과 시선, 생체 신호가 하나의 데이터로 연결되는 지능형 서비스의 완성도가 미래 시장의 패권을 결정지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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