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 아래 40년간 방치됐던 3261㎡ 규모의 지하 유휴공간이 오는 10월 K-콘텐츠 기반의 도심형 문화·체험 거점으로 전격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이 터널형 공간을 미디어아트와 패션쇼 등 고부가가치 문화 산업의 실험장으로 활용하여 도심 활력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서울광장 아래 폭 9.5m, 길이 335m에 달하는 지하 유휴공간을 도심형 문화·체험 거점으로 조성하여 오는 10월 시민들에게 개장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1980년대 초반 조성된 이후 40여 년간 상업적 이용 없이 원형을 유지해온 공간을 현대적 감각의 K-콘텐츠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시는 해당 공간이 지닌 역사적 상징성과 구조적 특수성을 극대화하여 단순한 전시장을 넘어선 복합 문화 공간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 공간은 지하철 2호선 선로 상부와 국내 최초 지하상가 하부 사이에 위치하여 지질학적 및 건축학적으로 독특한 층위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2023년 시민 대상 탐험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공개되었을 당시 대중의 높은 관심을 확인하며 자산 가치를 입증한 바 있다. 서울시는 이후 정밀 안전 진단과 운영 방식에 대한 다각도 검토를 거쳐 본격적인 유휴공간 활용 사업에 착수하였다.
새롭게 조성되는 플랫폼은 긴 지하 터널의 벽면과 콘크리트 구조물을 그대로 활용한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장으로 기능한다. 관람객의 움직임에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콘텐츠와 음향 시스템을 도입하여 공간의 질감을 시각적 예술로 승화시킨다. 이는 기존의 정형화된 전시장 구조에서 벗어나 지하 공간 특유의 거친 질감을 예술적 배경으로 치환하는 시도로 평가받는다.
터널처럼 길게 이어진 구조적 특성은 패션 산업과 결합하여 K-패션 런웨이 및 브랜드 쇼케이스 장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K-팝 아티스트의 굿즈 판매와 영상 콘텐츠를 결합한 팝업스토어는 물론 가상 아이돌 세계관을 체험할 수 있는 전용 공간도 마련된다. 시는 이를 통해 내외국인 관광객이 동시에 머물고 체험할 수 있는 실감형 콘텐츠의 허브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운영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실감형 콘텐츠 제작 전문 업체인 '크리에이티브 멋'이 운영 주체로 참여한다. 홀로그램 기술과 인공지능(AI), 증강현실(VR), 그리고 언리얼 엔진 기반의 컴퓨터그래픽(CG) 기술이 K-콘텐츠와 결합하여 고도의 체험 환경을 제공한다. 민간의 기술력과 공공의 자산이 결합한 민관 협력 모델을 통해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지하 공간의 물리적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서울교통공사와 협력하여 고도의 안전 인프라 구축 작업도 병행한다. 환기 시스템 보강과 소방시설 확충, 비상 피난 통로 확보 등 기반 시설 공사를 우선적으로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용객들은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출입구를 통해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어 도심 접근성 측면에서도 우수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김용학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은 "3년 전 공개를 통해 확장 가능성을 확인한 지하 유휴공간을 더 많은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미래형 문화공간으로 전환하는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강동역과 가산디지털단지역 등 주요 거점 역사에서도 공간 특성에 맞는 펀 스테이션을 준비하여 도시 전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규모 지하 공간의 상업적 활용에 따른 공기질 관리와 유지보수 비용의 지속적 상승은 향후 운영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민간 위탁 방식의 특성상 공공성보다는 수익성 위주의 운영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시 차원의 엄격한 가이드라인 준수가 요구된다. 초기 시설 투자 이후의 장기적인 콘텐츠 업데이트와 운영 안정성 확보가 사업 성패의 관건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서울광장 지하공간의 재탄생은 도심 내 방치된 유휴 자산을 경제적·문화적 가치로 환원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오는 10월 개장 이후의 운영 성과는 향후 서울 전역의 지하 유휴공간 개발 정책에 직접적인 이정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시는 이번 사업을 필두로 지하철 역사를 단순한 이동 통로가 아닌 시민의 삶과 문화가 공존하는 입체적 공간으로 지속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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