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강원도지사 여야 후보, 부처님오신날 '불심' 경쟁...사찰·시장 훑으며 중도층 겨냥

김영 기자
강원도지사 여야 후보, 부처님오신날 '불심' 경쟁...사찰·시장 훑으며 중도층 겨냥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강원도지사 선거에 나선 우상호·김진태 후보가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종교계와 민생 현장을 아우르는 전방위 총력전을 전개했다. 두 후보는 도내 주요 사찰을 방문해 불교계의 지지를 호소한 데 이어 전통시장과 도심 상권을 찾아 바닥 민심을 훑으며 표심 확보에 주력했다. 이번 행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 주말과 겹치며 선거 초반 기세를 결정짓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강원도지사 자리를 놓고 격돌하는 여야 후보들이 부처님오신날을 기점으로 종교계와 민생 현장을 관통하는 저인망식 유세를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후보와 국민의힘 김진태 후보는 24일 도내 사찰들을 차례로 방문하며 불심을 공략한 뒤 곧바로 전통시장과 도심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두 후보는 종교적 가치를 도정 운영 철학에 투영하는 한편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공약을 제시하며 중도층과 부동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치열한 기싸움을 벌였다.

우상호 후보는 평창 오대산 월정사에서 열린 봉축법요식에 참석하여 지역 불교계의 정책적 요구사항을 경청하고 구체적인 지역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우 후보는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과의 차담을 통해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 내 디지털 외사고 조성에 대한 필요성을 확인하고 관련 예산 확보를 약속했다. 그는 역사문화 콘텐츠 개발과 문화유산 보존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도정 차원에서 꼼꼼히 살피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우 후보의 월정사 방문에는 백승아 의원을 비롯해 배우 이기영과 정두홍 무술감독 등 지지자들이 동행하며 현장의 주목도를 한층 높였다. 우 후보는 법요식 현장에서 부처님의 자비와 나눔의 가치를 언급하며 이를 강원 도정의 통합 원칙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그는 "오대산과 월정사가 지닌 역사적 가치와 미래 가능성을 잘 알고 있다"며 "강원 도정 역시 갈등보다 화합, 소외보다 상생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월정사 일정을 마친 우 후보는 곧바로 양양전통시장으로 이동하여 지역 경제 활성화를 주제로 한 현장 유세를 활발히 이어갔다. 그는 시장 상인과 방문객들에게 속초와 양양을 잇는 관광벨트 구축 계획과 동해안 청정에너지 산업 육성 구상을 상세히 설명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민생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며 지역 경제의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정책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준비된 도지사 후보라는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국민의힘 김진태 후보는 춘천과 원주를 잇는 광범위한 사찰 순회 일정을 소화하며 보수 진영과 불교계의 결집력을 극대화하는 행보를 보였다. 김 후보는 춘천의 삼운사와 석왕사, 정법사를 차례로 방문한 뒤 원주 성문사 봉축법요식에 참석하여 도민의 안녕과 강원도의 도약을 기원했다. 특히 성문사 방문 일정에는 김문수 명예선대위원장이 함께하며 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과 강력한 승리 의지를 대내외에 과시했다.

김 후보는 사찰을 찾은 불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전통문화 보존과 지역 공동체 유지에 기여해 온 불교계의 역할에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사회적 갈등과 대립이 심화되는 현실 속에서 상대를 포용하는 자비의 정신이 행정 현장에도 절실히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 후보는 "강원도의 전통문화와 지역 공동체를 지켜온 사찰과 불교계 역할에 감사드린다"며 "늘 낮은 곳의 목소리를 가까이 듣고 도민 한 분 한 분의 삶을 더욱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밝혔다.

사찰 방문을 마무리한 김 후보는 원주 도심 일대에서 이른바 '그물망 유세'를 전개하며 바닥 민심을 공략하는 데 모든 화력을 집중했다. 그는 김 명예선대위원장과 함께 원주 상권 구석구석을 누비며 자신의 풍부한 도정 경험과 강력한 정책 실행력을 유권자들에게 강력한 무기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민생 안정과 지역 발전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검증된 행정 전문가이자 힘 있는 여당 후보가 필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정치인들의 경쟁적인 사찰 방문이 종교의 순수성을 훼손하고 형식적인 행사에 그칠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엄존한다. 일부 유권자들은 후보들의 행보가 실질적인 정책 경쟁보다는 보여주기식 종교 마케팅에 치우쳐 있다며 기계적 중립과 냉철한 검증을 요구하고 있다. 종교 표심을 겨냥한 행보가 실제 도정 운영의 효율성이나 지역 발전으로 직결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지적이 뒤따른다.

6·3 지방선거를 앞둔 마지막 휴일의 유세전은 향후 강원도지사 선거의 승패를 가를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양 후보가 제시한 역사문화 콘텐츠 강화와 관광벨트 구축 등 지역 맞춤형 공약들이 실제 투표장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선거일이 임박할수록 중도층과 부동층을 선점하기 위한 후보들 간의 정책 대결과 현장 밀착 행보는 더욱 치열한 양상을 띨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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