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보호구역 내 사망 사고가 2010년 대비 9분의 1 수준인 1명으로 급감하며 인명 피해는 줄었으나, 전체 사고 건수는 927건으로 치솟아 안전 관리의 실효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재난안전특별교부세 146억 2,000만 원을 긴급 투입해 전국 스쿨존의 보행로와 방호울타리를 확충하고, 승하차 전용 구역 도입을 검토하는 등 고강도 예방 대책에 착수했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안전 정책이 사망자 감소라는 가시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사고 발생 빈도 억제에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스쿨존 내 교통사고 사망자는 2010년 9명에서 2015년 8명, 2020년 3명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다 지난해에는 1명까지 줄어들었다. 이는 그간 강화된 처벌 규정과 안전시설 확충이 치명적인 인명 피해를 막는 데 일정 부분 기여했음을 시사하는 지표로 풀이된다.
반면 전체 사고 발생 건수는 오히려 과거보다 늘어나며 교통 법규 준수 문화가 여전히 현장에 정착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2010년 733건이었던 스쿨존 사고는 2012년 511건으로 감소한 이후 한동안 500건 안팎을 유지했으나, 지난해 927건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사고 건수의 이러한 폭증은 단순한 부주의를 넘어 스쿨존 내 통행 질서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방증이다.
사고 발생 장소와 유형을 분석하면 보행자 안전이 가장 취약한 지점은 교차로와 횡단보도로 압축된다. 지난해 발생한 사고의 57%가 교차로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으며, 횡단보도 사고 역시 26%를 차지해 전체의 80% 이상이 도로 횡단 중에 일어난 것으로 확인되었다. 사고 유형별로는 보행 중 사고가 54%로 절반을 넘었고, 차량 탑승 중 사고 26%, 자전거 사고 19% 순으로 나타나 보행 환경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정부는 이번 데이터를 바탕으로 관계기관 합동 예방 대책을 수립하고 인프라 개선을 위한 대규모 재정 투입에 나선다. 올해 3월부터 재난안전특별교부세 146억 2,000만 원을 투입하여 보도가 없는 스쿨존 44곳에 보도를 신설하고, 104곳에는 차량의 보도 침범을 막는 방호울타리를 설치하고 있다. 이는 물리적 장벽을 강화하여 운전자의 과실이 직접적인 인명 사고로 이어지는 경로를 차단하겠다는 시장 질서와 안전 효율성 중심의 조치다.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고 사고 위험을 높이는 불법 주정차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에 입각한 단속이 전개된다. 정부는 폐쇄회로(CC)TV를 추가로 설치하여 단속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스쿨존 내 교통법규 위반에 대한 현장 단속 강도를 예년보다 높이고 있다. 특히 시민사회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집중신고제도를 운용함으로써 공적 단속 인력의 한계를 보완하고 법치 기반의 감시 체계를 촘촘히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학교 주변의 고질적인 교통 혼잡을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대안으로 승하차 전용 구역 설치 방안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 초등학교 인근에 별도의 드롭존(Drop-zone)을 마련함으로써 등하교 시간대 무분별한 정차로 인한 사고 위험을 원천적으로 분리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조치는 차량 흐름의 효율성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어린이의 안전한 승하차권을 보장하는 합리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번 대책과 관련하여 국가의 관리 책임과 사회적 동참의 중요성을 강력히 역설했다. 윤 장관은 "어린이 안전을 지키는 일은 우리 사회가 다 함께 나서서 책임져야 할 최우선 과제"라며 "우리 사회의 미래인 어린이가 안심하고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스쿨존 교통법규 준수에 적극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는 안전한 보행 환경 조성이 단순한 행정의 영역을 넘어 공동체 전체의 법적 준수 의지에 달려 있음을 의미한다.
다만 지난해 사고 건수가 927건으로 급증한 배경에 통계 누락분 반영이라는 기술적 요인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은 수치 해석에 신중함을 요구한다. 과거 통계에서 누락되었던 경미한 사고들이 대거 포함되면서 수치상으로만 급증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통계적 착시는 실제 사고 발생 빈도가 줄어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사망자 감소라는 결과에만 매몰되어 안전 관리에 소홀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정부는 향후 인프라 확충과 단속 강화라는 투트랙 전략을 지속하며 스쿨존 내 사고 제로화를 목표로 정책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보행 환경의 물리적 개선이 완료되는 시점과 승하차 전용 구역 등 신규 제도의 안착 여부가 향후 스쿨존 안전 지표의 향방을 결정지을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운전자의 자발적인 법규 준수와 정부의 엄정한 법 집행이 결합될 때 비로소 어린이보호구역의 본래 취지가 실현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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