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민주주의 근간 흔드는 '현수막 테러'… 대구 여야 후보 홍보물 잇단 훼손에 경찰 수사 착수

김영 기자
민주주의 근간 흔드는 '현수막 테러'… 대구 여야 후보 홍보물 잇단 훼손에 경찰 수사 착수
©연합뉴스

 

6·3 지방선거를 앞둔 대구 전역에서 정당 후보들의 선거 현수막이 훼손되거나 무단 철거되는 사태가 잇따라 발생하며 법치 질서가 위협받고 있다. 현행법상 선거 현수막 훼손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중대 범죄로, 경찰은 CCTV 분석 등을 통해 용의자 추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선거의 공정성을 저해하는 불법 행위가 확산함에 따라 수사 당국은 무관용 원칙에 입각한 엄정 대응 기조를 분명히 했다.

대구 지역 정치권이 선거 현수막 훼손 및 무단 철거라는 구태의연한 불법 행위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지방선거가 임박하면서 후보 간 경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특정 후보의 선전물을 표적으로 삼은 파괴 행위가 공적 선거 운동의 효율성을 저해하고 있다. 대구 동부경찰서를 비롯한 관할 경찰서들은 접수된 신고를 바탕으로 현장 감식과 주변 폐쇄회로(CCTV) 분석을 병행하며 범죄 혐의점 파악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종현 대구시의원 후보는 북구 연경동 일대에서 지속적인 현수막 수난을 겪고 있다. 지난 25일 오후 연경동의 한 지점에 설치됐던 이 후보의 현수막 1개가 훼손됐다는 신고가 접수되어 경찰이 즉각 출동했다. 앞서 지난 22일 오전에도 동일 후보의 현수막이 가로 청소용 쓰레기봉투에 담긴 채 버려진 사실이 확인되어 선거 캠프 측이 당국에 공식 신고한 바 있다.

야당뿐만 아니라 여당 후보를 겨냥한 현수막 훼손 사례도 대구 수성구 일대에서 포착되었다. 국민의힘 소속 박새롬 수성구의원 후보 측은 지난 24일 지산동 거리에 게시한 선거 현수막이 인위적으로 파손된 현장을 확인해 경찰과 선거관리위원회에 통보했다. 발견 당시 해당 현수막은 박 후보의 얼굴 부위가 예리한 도구 등에 의해 구멍이 난 상태로 방치되어 후보자의 인격권과 홍보 기회를 동시에 침해했다.

선거 게시물에 대한 물리적 가해는 단순한 재물 손괴를 넘어 헌법이 보장하는 참정권 행사를 방해하는 행위로 간주된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240조는 정당한 사유 없이 선거 벽보나 현수막을 훼손하거나 철거하는 행위, 또는 설치를 방해하는 자에 대해 엄격한 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 법률에 명시된 처벌 수위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이는 선거법 위반 행위 중 결코 가볍지 않은 수준이다.

수사 당국은 이번 사태를 선거의 공정성을 뿌리째 흔드는 중대 사안으로 인식하고 강력한 사법 처리를 예고했다. 대구 경찰 관계자는 "선거 공정성을 해치는 현수막 훼손 행위는 끝까지 추적해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고 강조하며 법 집행의 의지를 피력했다. 경찰은 현재 확보된 영상 증거를 토대로 용의자의 동선을 추적 중이며, 추가적인 범죄 발생을 막기 위해 순찰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현수막 난립으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이 이러한 극단적인 행동으로 표출되었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기도 한다. 도시 미관 저해나 보행 안전 방해를 이유로 현수막에 대한 반감을 가진 일부 주민들의 우발적 행위일 수 있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어떠한 명분으로도 법이 보장한 선거 운동의 자유를 침해하는 실력 행사는 정당화될 수 없으며, 이는 시장 경제와 민주주의의 근간인 법치주의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앞으로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후보자 간의 홍보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며, 이에 따른 현수막 훼손 범죄의 재발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권자의 성숙한 시민 의식과 더불어 선거관리위원회의 철저한 지도 감독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경찰은 용의자가 검거되는 대로 범행 동기를 상세히 조사하여 배후 세력 여부나 계획적 범행 여부를 가려낼 계획이다.

결국 이번 사태의 해결은 불법 행위에 대한 신속한 검거와 법 원칙에 따른 엄격한 처벌에 달려 있다. 선거 홍보물은 후보자의 정책과 비전을 전달하는 핵심 매체로서 법적 보호를 받는 공적 자산임을 인식해야 한다. 대구 경찰과 선관위의 유기적인 협력이 선거 막판의 혼탁 양상을 바로잡고 공정한 선거 문화를 정착시키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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