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초대 의장국을 맡은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공급망 위기대응 네트워크가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글로벌 수급 차질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등 핵심 에너지 자원의 수급 안정을 위해 회원국 간 정보 공유와 공급선 다변화를 추진한다.
한국 정부가 의장국으로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핵심 공급망 위기 관리 체계를 본격적으로 가동하며 국제 공조의 중심에 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6일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공급망 위기대응 네트워크(CRN) 제5차 정례회의를 화상으로 개최하고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을 포함해 호주, 일본, 싱가포르 등 9개 회원국이 참여하여 글로벌 공급망 현안을 정밀하게 점검했다.
위기대응 네트워크는 지난 2024년 IPEF 공급망 협정에 따라 설치된 기구로 공급망 위기 발생 시 회원국 간 공조 방안을 논의하는 핵심 협의체다. 한국은 이 기구의 초대 의장국을 맡아 역내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 회원국들은 이번 회의에서 최근 중동 사태가 글로벌 물류와 자원 수급에 미치는 영향이 엄중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 쓰이는 핵심 원료까지 광범위하게 위협하고 있다. 석유화학 연료와 비료, 그리고 반도체 공정 등에 필수적인 헬륨 등이 주요 관리 대상으로 올랐다. 각국은 중동 사태 확산에 대비하여 자국이 시행 중인 가격 안정화 정책과 수급 관리 현황을 투명하게 공유했다.
글로벌 공급망의 불확실성이 상시화됨에 따라 특정 지역에 편중된 공급망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회원국들은 공급선과 운송 경로를 다변화하여 리스크를 분산하는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위기 상황 발생 시 신속하게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상시 연락 체계를 더욱 공고히 구축하는 방안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효율적인 네트워크 운영을 위한 제도적 정비와 차기 리더십 선출에 관한 논의도 병행되었다. 회의에서는 차기 의장국 선출 방안과 함께 위기대응 네트워크의 운영 체계를 더욱 효율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이 검토되었다. 이는 IPEF 공급망 협정이 일회성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구속력을 가진 협의체로 기능하게 하려는 목적이다.
한국과 호주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개도국 공급망 역량 강화 프로젝트인 'IMPACT'의 시행 계획도 이번 회의의 주요 성과 중 하나다. 해당 프로젝트는 역내 공급망의 하단에 위치한 국가들의 대응 능력을 끌어올려 전체 네트워크의 회복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는 핵심 광물 수급 비상 상황을 가정한 모의훈련 등과 연계되어 실전 대응력을 높이는 계기가 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이 상시화된 상황에서 회원국 간의 실시간 정보 공유와 신속한 공조 체계 구축은 국가 경제 안보의 핵심이다"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앞으로도 의장국으로서 회원국 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실질적인 위기 대응 매뉴얼을 구체화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러한 주도적 역할은 한국 기업들이 겪을 수 있는 대외 공급망 리스크를 사전 차단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IPEF 내 회원국 간의 경제적 격차와 복잡한 이해관계로 인해 위기 상황에서 즉각적인 강제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미국 등 주요국이 빠진 상태에서 진행되는 일부 훈련이나 논의가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더욱 정교한 인센티브 구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기계적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다자간 협의체의 한계점을 보완할 양자 간 협력 강화도 병안되어야 한다.
향후 위기대응 네트워크는 중동 정세뿐만 아니라 기후 변화와 기술 패권 경쟁 등 다양한 공급망 교란 요인을 모니터링 범위에 포함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국내 수급 안정화 대책을 점검하고 회원국과의 공조를 더욱 밀착해 나갈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공급망 외교가 한국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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