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신천지 신도 5만여 명을 조직적으로 특정 정당에 가입시켜 경선에 개입하려 한 혐의로 고동안 전 신천지 총무를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했다. 수사 당국은 이번 조사를 통해 정교유착의 실체와 이만희 총회장의 직접적인 지시 여부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고 전 총무는 정당법 위반 외에도 교단 자금 횡령과 정관계 로비 의혹 등 다각도의 비리 혐의를 동시에 받고 있다.
정교유착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신천지의 실질적 2인자로 알려진 고동안 전 총무를 다시 불러 조사하며 수사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합수본은 고 전 총무가 신도들을 동원해 특정 정당의 내부 의사결정 과정에 개입함으로써 정당 민주주의를 훼손했다고 보고 정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소환은 지난 14일에 이은 두 번째 피의자 심문으로 고 전 총무의 진술과 확보된 증거물 간의 정합성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고 전 총무에게 적용된 핵심 혐의는 2021년 국민의힘 20대 대선 경선과 2024년 22대 총선 경선 당시 신도들에게 책임당원 가입을 강제한 정당법 위반이다. 그는 교단의 위계 구조를 이용하여 조직적으로 신도들의 당적 보유를 관리하고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표심을 형성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수사팀은 고 전 총무가 단순한 가입 권유를 넘어 인사상의 불이익이나 교단 내 압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
합수본이 파악한 2021년부터 2023년 사이의 신천지 신도 당원 가입 규모는 5만 명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단일 종교 조직이 정당의 경선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상당한 규모로 정치권과 종교계의 은밀한 결탁 의혹을 뒷받침하는 핵심 수치이다. 수사 당국은 이처럼 방대한 인원이 특정 시기에 집중적으로 가입한 배경에 교단 수뇌부의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
이미 합수본은 신천지 총회 본부와 국민의힘 당사 등에 대한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을 통해 신도 명단과 당원 명부를 확보하여 대조 작업을 마쳤다. 확보된 자료에는 교단 내부에서 당원 가입 실적을 보고받거나 가입 방법을 교육한 정황이 담긴 문서들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이러한 물적 증거를 토대로 고 전 총무가 정치적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 조직을 사유화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다.
고 전 총무의 혐의는 정당법 위반에 국한되지 않고 교단 자금 횡령과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까지 뻗어 있는 상태이다. 그는 신천지 내부 공금을 사적으로 유용하고 이를 조세 포탈 수사 무마를 위한 법조계 및 정치권 로비 자금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합수본은 고 전 총무가 교단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권력 기관에 전방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법조계 내부에서는 이번 수사가 종교 단체의 정치 개입에 대한 사법적 잣대를 재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법조 전문가는 "종교 단체가 조직적 힘을 빌려 정당의 경선 과정에 개입하는 행위는 정당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수사 기관은 단순한 가입 권유를 넘어선 강제성과 대가성 여부를 명확히 입증하여 법치주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천지 측은 이번 수사에 대해 교단 차원의 조직적 개입은 결코 없었으며 신도들의 자발적인 정치 참여일 뿐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고 전 총무 역시 앞선 조사에서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며 수사 기관의 프레임 씌우기라고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합수본은 이미 상당한 수준의 진술과 증거를 확보한 만큼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분위기이다.
합수본은 고 전 총무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신천지의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이만희 총회장에 대한 소환 시기를 저울질할 계획이다. 고 전 총무의 단독 범행이 아닌 교단 차원의 조직적 지시가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이번 수사의 최종 종착지가 될 전망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정교유착의 실체가 드러날 경우 정치권 전반에 걸친 대대적인 인적 쇄신 요구와 법적 책임 추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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