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5·18 유공자 27명 "정용진 회장 엄벌하라"... 경찰, 스타벅스 '탱크데이' 수사 전격 속도

이성경 기자
5·18 유공자 27명
©연합뉴스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와 유족 27명이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에 대한 강력한 처벌 의사를 경찰에 공식 전달하며 사법 처리를 촉구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고소인 조사를 통해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에 대한 수사 동력을 확보했으며, 스타벅스코리아의 마케팅 기획 전반에 대한 실체 규명에 착수했다. 기업 경영진의 역사 인식 논란이 사과를 넘어 법적 심판의 영역으로 본격 진입하는 양상이다.

경찰이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5·18 민주화운동 모욕 혐의와 관련해 피해자들의 직접적인 처벌 의사를 확인하며 사법 절차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고소인으로 참여한 유공자와 유족 27명을 소환해 마케팅 논란에 대한 구체적인 피해 사실과 처벌 희망 여부를 전수 조사했다. 이는 기업 경영진의 발언이나 마케팅 전략이 특정 집단의 명예를 훼손했을 때 발생하는 법적 책임을 묻는 중대한 기점이 될 전망이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스타벅스코리아가 진행한 마케팅 활동이 역사적 사실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거나 비하했는지 여부에 쏠려 있다. 고소인들은 정 회장과 손정현 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를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위반 및 모욕 혐의로 고소하며 강력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들은 기업이 영리 목적으로 민주화운동의 비극적 상징을 희화화한 것은 묵과할 수 없는 범죄 행위라고 규정했다.

문제가 된 마케팅은 스타벅스가 5월 18일을 '탱크데이'로 명명하고 특정 문구를 사용한 이벤트에서 비롯되었다. 박하성 씨를 포함한 고소인들은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를 활용한 행위가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의 고문 사건을 연상시킨다며 분노를 표했다. 이러한 표현들이 민주화운동의 숭고한 가치를 훼손하고 유가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사법당국은 이번 조사를 기점으로 스타벅스코리아 내부의 의사결정 과정을 면밀히 들여다볼 계획이다. 경찰은 조만간 스타벅스 마케팅 담당 실무자들을 차례로 불러 해당 이벤트의 기획 의도와 최종 승인권자의 개입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특히 마케팅 문구 선정 과정에서 민주화운동 유공자에 대한 명예훼손 의도가 있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수사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법리적으로 모욕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에 해당하며 명예훼손은 반의사불벌죄로 분류된다. 경찰이 피해 당사자들로부터 직접 고소장을 접수하고 처벌 의사까지 명확히 확인한 만큼 수사는 법적 장애물 없이 속도를 낼 수 있게 되었다. 시민사회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 역시 별도의 고발장을 제출하며 사회적 책임론을 강화하고 있다.

정용진 회장은 논란이 확산되자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긴급 사과문을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다. 정 회장은 스타벅스의 마케팅 논란과 관련해 고개를 숙였으나 유공자들의 분노를 가라앉히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고소인들 중 일부는 마케팅 실무자부터 그룹의 총책임자인 정 회장까지 지위 고하를 막론한 전원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시장 질서와 법치주의 관점에서 이번 사건은 기업의 마케팅 자율성과 사회적 책임 사이의 경계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표현의 자유가 헌법상 보장된 권리라 할지라도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역사적 비극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행위는 법적 보호 범위를 벗어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경찰은 이번 수사를 통해 기업 마케팅의 윤리적 가이드라인에 대한 사법적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번 수사가 민간 기업의 경영 활동에 대한 과도한 공권력 개입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은 이날 오전 이재명 대통령과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며 정부의 대응에 정면으로 반발했다. 이들은 정부와 여당이 특정 기업인을 표적으로 삼아 집단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시장 경제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강연재 자유통일당 법률위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민간의 일은 민간이 스스로 기존 시스템을 통해 처리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정부의 개입을 비판했다. 그는 또한 "대통령 주도 아래 정부와 여당이 총동원해 스타벅스 코리아와 정용진 회장 죽이기를 위한 집단 폭력을 시작했다"고 주장하며 이번 수사의 정치적 배경을 의심했다. 이러한 주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경영의 자유 사이에서 발생하는 법적 논쟁을 더욱 가열시키고 있다.

향후 경찰 수사는 스타벅스 마케팅 기획의 고의성 여부를 입증하는 데 집중될 전망이다. 경찰은 압수수색이나 자료 제출 요구를 통해 내부 기획 문서와 이메일 등을 확보하고 정 회장의 직접적인 지시나 묵인이 있었는지를 확인할 방침이다. 만약 마케팅 과정에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경우 관련자들에 대한 기소 의견 송치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기업 논란을 넘어 한국 사회의 역사적 상처와 이를 대하는 기업의 자세를 묻는 중대한 시험대가 되었다. 신세계그룹은 총수의 사과 이후에도 계속되는 수사와 여론의 압박에 직면하며 경영 리스크 관리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법조계 관계자는 "피해자들의 처벌 의지가 완강한 만큼 수사 결과에 따라 신세계그룹의 브랜드 이미지와 경영권 행보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결국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오기까지 스타벅스코리아를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법당국은 정치적 해석을 배제하고 오직 실정법 위반 여부만을 엄정하게 가려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되었다. 이번 수사 결과는 향후 국내 기업들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때 역사적 사실과 사회적 정서를 어떻게 반영해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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