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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운동장서 완주 불가능" 여수시장 무소속 김창주 사퇴, 3자 대결 재편

김영 기자
©연합뉴스

 

무소속 김창주 전남 여수시장 후보가 공직선거법상 무소속 후보에게 불리한 TV 토론회 참여 기준과 불공정한 선거 구조를 비판하며 후보직 사퇴를 공식 선언했다. 김 후보의 사퇴로 여수시장 선거는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무소속 후보가 격돌하는 3자 대결 구도로 급격히 전환됐다. 이번 사퇴는 선거를 앞두고 무소속 후보가 직면한 제도적 한계와 지역 정치권의 높은 벽을 극명하게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무소속 김창주 후보는 26일 여수시 소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울어진 정치 구조와 불공정한 선거 운영 속에서 더는 선거 운동을 지속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행정에 경영 마인드를 도입해 지역 경제를 살리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선거전에 뛰어들었으나 법적·제도적 장벽에 부딪혀 끝내 완주를 포기했다. 김 후보의 이탈은 선거를 불과 일주일여 앞둔 시점에서 발생한 변수로 지역 정가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현행 선거법이 규정한 무소속 후보의 TV 토론회 참여 조건이 사실상 신진 정치인의 진입을 가로막는 독소 조항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 후보는 "공직선거법상 무소속 후보가 TV 토론회에 참석하려면 선거운동 시작 30일 전까지 중앙선관위 인정 여론조사에서 5% 이상의 지지율을 얻어야 한다"며 현실적인 고충을 토로했다. 이는 인지도가 낮은 무소속 후보가 대중에게 정책을 알릴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주장이다.

여수 지역 내에서 중앙선관위가 공인한 여론조사가 단 한 차례도 실시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이번 사퇴의 결정적인 배경으로 작용했다. 김 후보는 "이번 여수시장 선거에서는 중앙선관위가 인정한 여론조사 자체가 단 한 차례도 실시되지 않아 처음부터 무소속 후보는 시민 앞에 설 수 없도록 막혀 있었다"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유권자들에게 후보의 자질과 정책을 검증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기회조차 박탈당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 후보의 사퇴 선언에 따라 여수시장 선거판은 더불어민주당 서영학 후보와 조국혁신당 명창환 후보, 그리고 무소속 원용규 후보의 3강 체제로 재편됐다. 원내 정당의 조직력을 앞세운 후보들과 남은 무소속 후보 간의 경쟁 구도가 선명해지면서 부동층의 향방이 선거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각 후보 캠프는 사퇴한 김 후보의 지지 세력을 흡수하기 위한 전략 수정에 돌입하며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기자회견 현장에서 김 후보는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가능성을 시사하며 향후 선거 국면에서의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행정에 경영을 접목해 시민의 삶과 경제를 살릴 수 있는 후보, 시민의 목소리를 끝까지 듣고 현장에서 함께할 수 있는 후보와 뜻을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후보직 포기를 넘어 본인이 추구했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대안 세력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무소속 후보의 중도 사퇴가 유권자의 선택권을 제약하고 선거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킨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선거 과정에서 후보가 중도에 물러나는 행위는 그를 지지했던 시민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으며 민주주의의 완결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현행 선거 제도가 거대 정당 위주로 설계되어 있어 무소속 후보의 자생적 생존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반론 역시 만만치 않다.

향후 여수시장 선거는 남은 세 후보 간의 치열한 정책 대결과 더불어 김 후보의 지지층이 어디로 이동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가 강조했던 행정 효율성 제고와 지역 경제 활성화 공약이 어느 후보의 정책에 반영될지가 관전 포인트다. 중앙선관위는 후보 사퇴에 따른 투표지 인쇄 및 안내 사항을 점검하며 남은 선거 절차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관리 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시장 질서와 법치주의를 강조하는 보수적 관점에서도 이번 사퇴는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이라는 과제를 남겼다. 진입 장벽이 지나치게 높은 선거 구조는 유능한 경영인 출신 인사의 정계 진출을 막아 행정의 효율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정치권은 이번 사례를 계기로 소수 후보와 무소속 후보의 발언권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책 마련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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