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콘텐츠 거래 플랫폼인 제20회 부산콘텐츠마켓(BCM)이 역대 최대 규모인 55개국 참여 속에 막을 올린다. 이번 행사는 총 2억 3,000만 달러의 거래 실적 달성을 목표로 하며, 중국 정부가 주관하는 '중국 공동관'이 한국 마켓 최초로 공식 입성한다. 세계 700여 개 기업이 부산 벡스코에 집결해 K-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인하고 대규모 투자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제20회 부산콘텐츠마켓(BCM) 2026이 다음 달 10일부터 사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되며 아시아 콘텐츠 시장의 판도를 재편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부산시가 후원하는 이번 행사는 개최 20주년을 맞아 전 세계 55개국, 700개사에서 2,300여 명의 바이어와 셀러가 참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주최 측은 이번 마켓을 통해 총 2억 3,000만 달러에 달하는 콘텐츠 거래 실적을 달성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시장 활성화에 나선다.
이번 행사의 가장 핵심적인 성과는 중국 국무원신문판공실과 국가광전총국이 주최하는 '중국 공동관'의 공식 참가다. 중국 정부가 주최하는 공식 행사가 한국 콘텐츠 마켓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중국 공동관에는 대표적 숏드라마 플랫폼인 'Maiya Media'를 비롯해 중국 최초의 블록체인 기반 콘텐츠 플랫폼인 'Amphitheatre Sharing Platform' 등 혁신 기업들이 대거 포함되어 양국 간 콘텐츠 교류의 새로운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글로벌 네트워크의 확장성 측면에서도 몽골과 루마니아 등 신규 국가관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아시아태평양방송연합(ABU) 국제 기구관이 설치되어 공공 방송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Disney , iQIYI, Viu 등 글로벌 OTT 플랫폼 바이어들도 대거 부산을 찾는다. 국내에서도 WAVVE와 TVING 등 주요 플랫폼이 참가해 토종 콘텐츠의 해외 판로 개척과 글로벌 지식재산권(IP) 확보를 위한 치열한 비즈니스 미팅을 전개한다.
실질적인 자본 유입을 위한 투자 유치 프로그램도 한층 강화되어 개막 당일 대규모 투자 협약식이 진행된다. 이번 협약식에서는 영화 '칼 : 고두막한의 검'과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의 필리핀 및 베트남 리메이크를 위한 국제공동제작 등 총 164억 원 규모의 투자가 확정될 예정이다. 제작사와 투자사 간 일대일 비즈니스 매칭과 글로벌 피칭 행사는 단순한 전시를 넘어 실질적인 제작 자금을 조달하는 창구 역할을 수행한다.
기술적 진보를 논의하는 학술적 장으로서는 'World AiCon Forum'이 신설되어 생성형 AI와 실시간 영상편집 등 최첨단 기술 기반의 제작 트렌드를 조명한다. 10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BCM 콘퍼런스는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신기술이 콘텐츠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을 집중 분석한다. 이는 단순한 영상 제작을 넘어 AI 기술이 결합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서의 콘텐츠 미래상을 제시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개막식 현장에서는 기술과 예술이 결합된 이색적인 퍼포먼스가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유니트리(Unitree)가 제작한 로봇이 K-팝 공연을 선보이며 콘텐츠 산업의 기술적 도약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어지는 'BCM 2036 미래 비전 선포식'과 'BCM 20th Special Awards' 시상식은 지난 20년의 성과를 정리하고 향후 10년의 발전 방향을 공표하는 자리가 된다.
콘텐츠 산업 전문가들은 이번 행사가 지닌 시장 질서 확립과 경제적 파급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공식 참여와 대규모 국제공동제작 투자는 한국 콘텐츠 산업의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법치와 시장 원리에 기반한 투명한 거래 환경 조성이 K-콘텐츠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하는 핵심 동력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형 OTT 플랫폼 중심의 시장 독과점 현상과 기술 도입에 따른 중소 제작사의 소외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급격한 AI 기술 도입이 기존 창작 생태계의 고용 구조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비판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대형화 추세는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 인식되고 있다.
향후 부산콘텐츠마켓은 단순한 거래소를 넘어 글로벌 콘텐츠 금융 및 기술 허브로 도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164억 원 규모의 리메이크 투자 체결은 K-콘텐츠 IP의 생명력을 연장하고 현지화 전략을 통한 수익 다각화의 모범 사례가 될 것이다. 부산이 세계적인 콘텐츠 생산 기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이번 행사에서 제시된 미래 비전이 실질적인 정책 지원과 민간 투자 확대로 이어져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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