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우주항공청이 2029년까지 4,500파운드급 민·군 겸용 무인기 엔진을 국내 기술로 독자 개발한다. 이번 사업은 총 869억 원 규모의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국책 과제로, 차세대 항공 전장의 핵심인 협동전투기 시장 선점을 목표로 삼는다. 무인기 전력의 핵심인 고출력 전기 공급과 연료 효율을 극대화한 터보팬 엔진을 확보하여 글로벌 항공 시장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전략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주관하는 이번 국책 과제는 대한민국 항공 엔진 기술의 자립을 앞당기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우주항공청 산하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비롯해 국내 주요 대학과 강소기업들이 협력 체계를 구축하여 4,500파운드급 무인기 엔진 개발에 전격 나선다. 민수용으로도 확장이 가능한 해당 엔진은 국내 최초의 민·군 겸용 항공 엔진 개발 사례로 기록될 예정이며, 이는 국가 전략 자산으로서의 항공 기술 확보라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본 사업은 경남 사천시 우주항공청 청사에서 열린 합동 착수보고회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기술 개발 여정에 돌입했다.
개발 예정인 엔진은 회전축에 시동 및 발전기를 직접 장착하여 최대 100㎾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고효율 시스템을 지향한다. 이는 전력 소모가 극심한 현대 무인기 체계에 최적화된 설계로, 기존 엔진 대비 무게는 줄이고 전기 출력은 높인 것이 핵심적인 특징이다. 연료 효율을 극대화한 고바이패스 터보팬 방식을 채택하여 향후 소형 비즈니스 제트기 등 민간 항공기 시장으로의 기술 이전을 염두에 두었다. 이러한 기술적 진보는 단순히 군사적 목적을 넘어 민간 항공 산업의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하는 이중 목적을 수행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에 확보할 4,500파운드급 엔진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협동전투기(CCA)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구상을 세웠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오는 2040년대에는 전 세계적으로 3,000대 이상의 협동전투기가 실전 배치되어 운용될 것으로 예측된다. 항공 엔진 시장은 진입 장벽이 매우 높으나, 무인기 엔진 분야는 아직 독점적 지배자가 없는 초기 단계라는 점이 한국 방산 기업에 기회 요인으로 작용한다. 선제적인 기술 확보는 군의 무인기 전력 강화는 물론 수출 시장에서의 우위를 점하는 토대가 된다.
박희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사업부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글로벌 무인기 엔진 시장은 아직 시장 지형이 굳어지지 않은 초기 단계"라며 "선제적인 기술 확보로 군의 무인기 전력 강화에 기여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부품 공급을 넘어 독자적인 항공 엔진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화는 이번 과제를 통해 엔진 설계부터 시험 평가에 이르는 전 과정을 국산화하여 해외 기술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출 방침이다.
우주항공청은 이번 사업의 성공을 위해 향후 4년간 총 869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하여 기술 내재화를 전폭적으로 지원한다. 구체적으로는 전기화 항공용 고바이패스 터보팬 엔진 개발에 국비 285억 원을 포함한 438억 원이 배정되었다. 또한 전기-터빈 하이브리드 추진시스템 개발에는 국비 390억 원 등 총 431억 원을 투입해 500㎾급 터보제너레이터와 300㎾급 다중화 전기 엔진을 완성할 계획이다. 이러한 대규모 투자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핵심인 전기화 추진 기술을 선점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다.
한창헌 우주청 항공혁신부문장은 "고바이패스 터보팬 엔진과 하이브리드 추진시스템은 차세대 항공 분야 핵심 경쟁력을 좌우할 전략기술"이라며 "국내 역량을 결집해 핵심 기술을 내재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사업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민간과 군의 기술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국가 전략 자산으로서의 항공 기술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는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고 민관군이 원팀으로 움직이는 모범적인 국책 사업 모델을 지향한다.
다만 항공 엔진 개발은 고도의 정밀도와 신뢰성을 요구하는 분야인 만큼, 개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술적 난제와 막대한 비용 부담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엔진의 국산화 성공 이후에도 글로벌 인증 획득과 실제 양산 체계 구축을 위한 장기적인 투자가 지속되어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해외 선진국들의 기술 보호 장벽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국제적인 표준을 주도할 수 있는 외교적 노력과 민관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인 시점이다.
이번 국책 과제가 성공적으로 완수될 경우 대한민국은 세계 항공 엔진 시장의 변방에서 핵심 플레이어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2029년 엔진 개발이 완료되면 무인기뿐만 아니라 민간 항공 분야에서도 상당한 경제적 파급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 안보 측면에서의 항공 주권 확보와 미래 먹거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여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향후 4년간의 기술 개발 성과는 대한민국 방위산업의 미래 지형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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