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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사상 첫 '8000선' 안착... 시총 세계 7위 도약하며 '1만피' 시대 예고

윤근일 기자
코스피 사상 첫 '8000선' 안착... 시총 세계 7위 도약하며 '1만피' 시대 예고
©연합뉴스

 

코스피 지수가 반도체 대형주의 폭발적인 상승세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8,000선을 돌파했다. 기관의 강력한 매수세가 지수를 견인하며 국내 증시의 글로벌 시가총액 순위는 캐나다와 영국을 제치고 세계 7위까지 상승했다. 삼성전자가 장중 30만 원을 터치하고 SK하이닉스가 200만 원을 돌파하는 등 반도체 중심의 시장 재편이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대한민국 자본시장이 사상 초유의 8,000포인트 시대를 공식적으로 열었다. 2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99.80포인트(2.55%) 급등한 8,047.51로 장을 마감하며 역사적 이정표를 세웠다. 지수는 장중 한때 8,131.15까지 치솟으며 투자 심리가 극도로 고조된 모습을 보였다. 지난 15일 장중 8,000선을 터치한 이후 6거래일 만에 이뤄낸 성과다.

국내 증시의 체급은 이제 글로벌 주요 시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이날 코스피 시가총액은 6,581조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으며 전체 증시 시가총액은 약 4조 5,44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캐나다와 영국을 앞지른 세계 7위의 규모다. 현재 6위인 인도의 시가총액 4조 9,210억 달러를 바짝 추격하며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올해 들어 한국 증시의 수익률은 주요국 중 압도적인 1위를 기록 중이다. 5월까지 코스피 상승률은 91%에 달해 G20 주요 지수 중 가장 높은 성적표를 거뒀다. 이는 2위인 일본 닛케이225 지수의 상승률 29%와 비교해도 3배를 웃도는 수치다. 저평가 국면을 탈피한 한국 증시가 본격적인 재평가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대외 환경의 극적인 변화가 이번 지수 폭등의 직접적인 도화선이 되었다. 미국과 이란 간의 종전 협상 타결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국제 유가가 급락한 점이 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6.51% 하락한 90.31달러에 마감하며 에너지 비용 부담을 덜어냈다.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특성상 유가 하락은 상장사들의 수익성 개선 기대감을 높였다.

미국 뉴욕 증시의 견고한 흐름 역시 국내 투자 심리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메모리얼 데이 휴장을 앞두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S&P500과 나스닥 역시 동반 상승했다. 일본 증시가 사상 처음으로 65,000선을 돌파한 점도 아시아 시장 전반의 온기를 더했다. 중동 지역의 군사적 충돌 소식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평화 협정 진전에 더 큰 무게를 두었다.

수급 측면에서는 기관 투자자가 지수 방어와 상승의 주역으로 나섰다. 기관은 코스피 시장에서 9,103억 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의 매도 물량을 완벽히 소화했다. 특히 전기·전자 업종에만 1조 1,445억 원을 집중 투입하며 반도체 랠리를 주도했다. 외국인이 장 막판 매도로 돌아서며 13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으나 매도 규모는 1,840억 원 수준으로 크게 축소되었다.

반도체 두 거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시장의 상식을 뛰어넘는 주가 흐름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장중 30만 원 고지를 밟았으며 SK하이닉스는 역대 최초로 200만 원 선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두 종목의 시가총액 합계는 코스피 전체의 48.78%에 달해 시장 지배력이 정점에 도달했다. 반도체 산업의 초격차 경쟁력이 증시 전반의 레벨업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된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1만 포인트 시대가 머지않았다는 낙관론이 쏟아지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기업들의 실적 개선세를 근거로 코스피 상단을 10,400포인트까지 상향 조정했다. 하나증권과 KB증권 역시 각각 10,380포인트와 10,500포인트를 목표치로 제시하며 강세장 지속을 점쳤다. JP모건과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한국 증시의 목표가를 10,000포인트로 예측하며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특정 업종에 대한 과도한 쏠림 현상과 단기 급등에 따른 변동성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 이달 거래대금의 43%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되면서 여타 업종으로의 온기 확산이 더딘 상황이다. 또한 27일부터 시행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및 인버스 상품 출시는 수급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기계적인 리밸런싱 과정에서 장 마감 시점의 주가 변동이 커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산업의 시가총액 비중이 급격히 비대해진 만큼 향후 증시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코스닥과 여타 산업군의 반전이 필수적이다"라고 분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레버리지 ETF 특성상 일간 리밸런싱이 의무적이라 장중 수급 변동성이 일시적으로 높아질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시장의 질적 성장을 위한 과제가 여전히 남아있음을 시사한다.

향후 증시의 향방은 미국의 거시경제 지표 발표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오는 28일 공개 예정인 미국 4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시장의 예상치를 상회할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 고금리 기조의 장기화 가능성은 기술주 중심의 시장에 차익 실현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지수 8,000선 안착 여부를 확인하며 업종별 순환매 장세에 대비하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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