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부산대·HMM·영국 로이드선급, 액화수소 해상운송 ‘글로벌 표준’ 선점 박차

이성경 기자
부산대·HMM·영국 로이드선급, 액화수소 해상운송 ‘글로벌 표준’ 선점 박차
©연합뉴스

 

부산대학교 수소선박기술센터가 글로벌 선급기관 및 국적 선사와 협력하여 액화수소 해상운송 기술의 국제 표준화와 실증 기반 확보에 본격 착수한다. 이번 다자간 업무협약은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 운반체로 꼽히는 액화수소의 해상 물류 주도권을 선점하고 해운 산업의 탈탄소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부산대 수소선박기술센터는 영국 로이드선급협회, HMM, 부산과학기술고등교육진흥원과 함께 액화수소 선박의 실증과 초저온 기술 연구개발 역량을 결집하기로 합의했다.

부산대학교 수소선박기술센터는 2026년 5월 26일 부산 남구 우암동 센터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선급·인증기관인 영국 로이드선급협회(LR), 국내 최대 해운선사 HMM, 부산과학기술고등교육진흥원(BISTEP)과 다자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개별 기관의 기술 개발 단계를 넘어 액화수소 선박 실증과 국제 인증 전문성을 연계하여 글로벌 시장의 표준을 선점하는 데 목적을 둔다. 부산대의 초저온 기술 역량과 HMM의 해운 운영 노하우, 로이드선급의 국제 인증 공신력이 결합하여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협약의 핵심은 액화수소 해상운송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국제 표준 체계 구축과 실증 기반의 마련이다. 부산대 수소선박기술센터는 그간 축적한 액화수소 선박 실증 데이터와 초저온 기술 연구 역량을 제공하여 기술적 토대를 형성한다. HMM은 실제 글로벌 해운 노선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액화수소 운반선의 운항 사업화 모델과 해상 물류 적용 방안을 구체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양 기관의 협력은 이론적 연구가 실제 산업 현장으로 이어지는 가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 로이드선급협회는 액화수소 운송 기술에 대한 국제 인증 및 선급 체계 개발을 주도하며 기술의 대외 신뢰도를 높인다. 로이드선급은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인증기관으로서 액화수소 선박이 국제 해상 안전 기준을 충족하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예정이다. 부산과학기술고등교육진흥원은 지역 차원의 산학연 협력 플랫폼을 구축하여 액화수소 선박의 국제 안전 기준과 인증 체계가 원활히 수립되도록 지원한다. 이는 지역 산업 생태계와 글로벌 표준을 연계하는 전략적 기반이 된다.

참여 기관들은 액화수소 해양 운송 분야의 안전 관리 체계 수립과 위험성 평가 협력에도 힘을 모으기로 약속했다. 액화수소는 영하 253도 이하의 극저온 상태를 유지해야 하므로 운송 과정에서의 안전성 확보가 기술 상용화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다. 이들은 국제 협력과 정책 연계를 통해 해운 분야의 탈탄소화를 가속화하고 지역 협력 프로젝트를 산업 정책과 긴밀히 연결할 방침이다. 이러한 다각적 협력은 한국이 수소 경제 영토를 해상으로 확장하는 데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액화수소는 해상운송 및 수소 기반 선박 시스템을 위한 유망한 미래 에너지 운반체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기체 수소에 비해 부피를 800분의 1로 줄일 수 있어 대량 운송에 유리하지만 극저온 유지 기술과 고도의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다. 협약 참여 기관들은 극저온 기술개발과 더불어 국제 인증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하고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이는 기술적 난제를 극복하고 시장의 신뢰를 얻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다.

협약식 당일 부산대 수소선박기술센터는 로이드선급협회와 국제 협력 관계를 상징하는 글로벌 협력 기술연구소 현판식을 함께 거행했다. 이 연구소는 향후 액화수소 선박 기술의 국제 표준을 연구하고 실증하는 거점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현판식에는 이제명 부산대 수소선박기술센터장을 비롯하여 박성구 로이드선급협회 아시아 대표, 김영선 HMM 기술혁신연구소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하여 기술 자립과 표준화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이제명 부산대 수소선박기술센터장은 "액화수소 운반선은 기술개발뿐 아니라 실제 운항 선사의 요구사항, 운항 안전성과 항로·터미널과의 연계, 선급 인증 대응 등이 함께 반영돼야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센터장은 이어 "이번 다자간 협약을 통해 글로벌 액화수소 선박기술 표준을 선도하는 국제협력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기술 표준이 향후 국제 해사 기구의 규제 수립 과정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액화수소 해상운송 기술이 실제 상용화 단계에 이르기까지는 여전히 높은 기술적 장벽과 막대한 인프라 구축 비용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극저온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특수 단열재 및 저장 탱크의 경제성 확보는 향후 시장 확산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글로벌 경쟁국들이 앞다투어 수소 선박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어 국제 표준 선점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러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이번 협약은 기술적 우위를 점하기 위한 필수적인 선제 조치로 평가받는다.

부산대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수소 선박 분야의 국가 연구소로서 위상을 공고히 하고 글로벌 기술 협력의 중심지로 도약할 계획이다. 로이드선급과의 연구소 운영을 통해 실질적인 국제 표준 가이드라인을 도출하고 이를 국내 해운 및 조선 산업에 전파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장기적으로는 해운 탈탄소화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한국이 액화수소 운송 시장의 퍼스트 무버로 자리 잡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가 에너지 안보와 미래 먹거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전략적 성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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