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개식용종식법 틈탄 '보양식 둔갑' 기승... 강원 농관원, 원산지 위반 업체 20곳 적발

이성경 기자
개식용종식법 틈탄 '보양식 둔갑' 기승... 강원 농관원, 원산지 위반 업체 20곳 적발
©연합뉴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강원지원이 대체 보양식 수요 급증을 악용해 원산지를 허위로 표시하거나 누락한 업체 20곳을 무더기로 적발했다. 이번 단속은 개식용종식법 시행 이후 수입과 소비가 늘고 있는 염소와 오리고기를 중심으로 진행됐으며, 위반 정도가 중한 업체 8곳은 형사 입건됐다. 농관원은 유통 질서 확립을 위해 향후 주요 소비 품목에 대한 고강도 단속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방침이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강원지원은 최근 한 달간 실시한 대체 보양식 원산지 표시 특별단속 결과 총 20개의 위반 업체를 적발하여 사법 처리 및 행정 처분을 완료했다.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진행된 이번 단속은 개식용종식법 시행에 따른 시장 변화와 보양식 수요 이동을 겨냥해 추진됐다. 위반 업체 중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한 8곳은 형사 입건되어 검찰에 송치될 예정이며,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은 12곳에는 총 47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개식용종식법 시행 이후 국내 보양식 시장에서는 염소 고기와 오리고기에 대한 수입량과 소비자 수요가 동시에 급증하는 추세다. 농관원 강원지원은 이러한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틈타 외국산 원료를 국내산으로 둔갑시키거나 혼합 판매하는 행위를 차단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했다. 이번 조사는 보양식 소비가 집중되는 시기에 맞춰 유통 투명성을 확보하고 선량한 소비자와 국내 생산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선제적 법 집행으로 평가받는다.

주요 위반 품목별 통계를 살펴보면 오리고기가 7건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두부류 4건, 염소 고기 2건 등이 뒤를 이었다. 중국산 오리고기를 국내산으로 속여 판매하거나 호주산 염소 고기의 원산지를 국산으로 거짓 기재하여 부당 이득을 취한 사례가 대표적인 적발 항목이다. 일부 업체는 중국산 훈제오리를 유통하면서 원산지를 아예 표시하지 않는 등 기본적인 법적 의무조차 이행하지 않은 채 영업을 지속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단속의 실효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특별사법경찰관 9개 반 18명이 강원도 전역의 현장에 직접 투입되어 정밀 조사를 벌였다. 소비자 및 생산자단체 소속 명예 감시원들과 합동단속반을 편성해 민관 합동 감시 체계를 가동함으로써 단속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했다. 조사 대상은 일반 음식점뿐만 아니라 대규모 제조 및 가공업체, 최근 거래 비중이 급격히 커진 온라인 판매업체까지 광범위하게 포함되어 사각지대 없는 조사가 이루어졌다.

농관원 강원지원은 외국산을 국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하는 행위가 시장 경제의 근간인 공정 경쟁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중대 범죄라고 규정했다. 특히 보양식 수요가 몰리는 하절기를 앞두고 수입산 고기를 국산으로 속여 파는 행위는 소비자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로 엄단이 불가피하다. 이번 단속은 단순한 행정 지도를 넘어 법치주의 원칙에 입각한 엄격한 법 적용을 통해 유통 업계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었다.

안규정 농관원 강원지원장은 "이번 단속은 개식용종식법 시행에 따라 염소와 오리고기를 중심으로 유통 질서 확립을 위해 추진했다"고 밝혔다. 안 원장은 또한 "앞으로도 시기별로 소비가 집중되는 주요 품목에 대해 지속적인 단속을 실시해 부정 유통 행위를 뿌리 뽑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변화하는 식문화 트렌드에 발맞춰 정부가 먹거리 안전 관리 체계를 더욱 촘촘하게 재설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원산지 표시 위반 행위가 복잡한 원료 수급 과정에서의 단순 실수나 제도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영세한 외식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무조건적인 처벌 중심의 단속보다는 올바른 표시 방법을 안내하는 계도 활동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급격한 법적 환경 변화에 적응해야 하는 소상공인들의 행정적 부담을 고려하여 현장 밀착형 교육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자유 시장 경제 체제에서 원산지 표시는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신뢰를 연결하는 가장 기본적인 약속이자 법적 의무다. 농관원은 이번 적발 사례를 면밀히 분석하여 위반 빈도가 높은 취약 지역과 업종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상시 감시 체계를 더욱 고도화할 계획이다. 유통 질서의 교란은 결국 국내 축산 농가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는 만큼 법 준수 문화 정착을 위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요구된다.

소비자들은 농산물을 구매하거나 음식점을 이용할 때 원산지 표시 여부를 더욱 세심하게 확인하고 의심되는 사례가 발견될 경우 즉시 신고하는 시민 의식을 발휘해야 한다. 건강한 먹거리 유통 생태계는 정부의 철저한 관리 감독과 시장 참여자들의 자발적인 준법정신이 결합될 때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 농관원은 향후에도 온라인 쇼핑몰과 배달 앱 등 비대면 유통 채널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여 단속의 실효성을 높여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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