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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 고가 붕괴, 2.9cm 침하가 부른 참극…현장 전문가 3명 사망

이겨례 기자
서소문 고가 붕괴, 2.9cm 침하가 부른 참극…현장 전문가 3명 사망
©연합뉴스

 

서울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지지 구조물인 거더가 무너져 현장 책임자와 구조 전문가 등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사고는 새벽 작업 중 발견된 2.9cm의 미세한 침하를 점검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구조물 내부로 진입한 직후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고로 인근 철도 전차선이 단전되며 서울역과 신촌역 사이의 열차 운행이 전면 중단되는 등 도심 교통 마비 사태가 빚어졌다.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의 상판 지지 구조물이 붕괴하며 현장을 점검하던 전문가 인력들이 매몰되어 사망했다. 시공사인 흥화건설 소속 60대 현장관리소장 이모씨와 60대 감리단장 안모씨, 그리고 외부 전문가인 50대 구조기술사 이모씨가 붕괴한 구조물에 깔리거나 추락하여 목숨을 잃었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총 13명의 인원이 있었으나, 붕괴 직전 7명은 대피에 성공하여 추가 인명 피해를 면했다.

사고의 발단은 철거 공사 중 발견된 미세한 수치상의 이상 징후에서 시작되었다. 이날 새벽 2시 30분경 고가 상단의 콘크리트판인 슬라브를 절단하던 중 2.9cm가량의 단차가 발생하는 침하 현상이 포착되었다. 공사 관계자들은 즉시 작업을 중단하고 정밀 안전진단을 실시하기로 결정하며 현장 통제에 들어갔다.

안전 점검을 위해 전문가들이 구조물 내부로 진입한 직후 상판을 지탱하던 대들보가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오후 2시 33분경 사망자들은 슬라브와 공중 비계 사이를 지탱하는 80cm 높이의 거더 내부로 들어가 상태를 살피고 있었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최진우 토목부장은 "거더 안에서 점검을 하던 중 구조물이 무너지며 작업자들이 추락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구조 작업은 신고 접수 5분 만에 시작되었으나 이미 심각한 인명 피해가 발생한 상태였다. 소방당국은 오후 2시 38분부터 인력 62명과 장비 16대를 투입하여 붕괴된 콘크리트 더미 속에서 구조 활동을 벌였다. 감리단장 안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되었으나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았으며, 나머지 2명도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현장을 지나던 공무원과 주민센터 직원들도 붕괴의 파편을 피하지 못하고 부상을 입었다. 부상자 3명은 30대에서 50대 사이의 남성들로,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직원과 인근 서대문구 주민센터 직원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주민센터 직원은 공무 수행 중 고가 밑을 지나다 변을 당했으며, 현재 허리와 머리 등에 부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1966년 준공된 서소문 고가차도는 노후화로 인해 이미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었다. 2019년 3월 콘크리트 조각이 도로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서울시는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여 D등급 판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지난해 8월부터 본격적인 철거 작업이 시작되었으며, 올해 7월 29일 완공을 앞두고 마지막 공정이 진행 중이었다.

붕괴 여파는 지상의 도로를 넘어 인근 철도망까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었다. 사고 과정에서 서울역과 신촌역 사이를 지나는 전차선이 단전되어 해당 구간을 운행하는 열차들이 일제히 멈춰 섰다. 코레일과 서울시는 긴급 복구 작업에 나섰으나 퇴근 시간대 시민들의 불편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일각에서는 붕괴 조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인력을 직접 구조물 내부로 투입한 결정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침하가 발생한 상황에서 육안 점검을 강행한 것이 안전 매뉴얼 위반인지 여부가 향후 수사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다만 시공사 측은 사고 징후 발견 즉시 작업을 중단하고 전문가를 초빙하는 등 절차를 준수했다는 입장이다.

서대문소방서 이종운 재난안전과장은 현장 브리핑을 통해 "새벽 작업을 중단한 후 오후에 안전진단을 위해 거더 사이로 진입했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장을 팀장으로 하는 50여 명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즉각 구성했다. 수사팀은 서울시와 시공업체를 상대로 공사 절차 준수 여부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역시 김영훈 장관의 지시에 따라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엄정한 감독과 수사에 착수했다. 정부는 전국 철거 현장에 대한 긴급 안전 점검을 검토 중이며, 이번 사고의 책임 소재가 밝혀지는 대로 강력한 사법 처리를 예고했다. 서울시는 2028년 준공 예정이었던 새 고가차도 건설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안전 대책을 보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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