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제주지사 토론회서 격돌한 제2공항 해법과 데이터센터 실효성 논란

김영 기자
제주지사 토론회서 격돌한 제2공항 해법과 데이터센터 실효성 논란
©연합뉴스

 

제주도지사 선거에 나선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문성유 국민의힘 후보가 제2공항 갈등 해결 방식과 국가데이터센터 유치의 경제성을 놓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위 후보는 주민투표를 포함한 도민 합의를 통한 조속한 결론을 주장한 반면, 문 후보는 정보 공개를 통한 숙의 과정과 위 후보의 정치적 책임론을 제기하며 맞섰다. 국가데이터센터 유치를 두고도 미래 인프라라는 긍정론과 전력 낭비 및 고용 효과 미비라는 회의론이 팽팽하게 맞서며 정책적 선명성을 드러냈다.

제주도지사 선거의 향방을 가를 주요 현안인 제2공항 건설과 국가데이터센터 유치 문제를 놓고 여야 후보 간의 날 선 공방이 이어졌다. 제주도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로 열린 이번 TV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후보와 국민의힘 문성유 후보는 지역 최대 현안인 제2공항 갈등 해소 방안에 대해 근본적인 시각 차이를 보였다. 위 후보는 직접 민주주의적 요소를 도입한 도민 결정을 강조한 반면, 문 후보는 갈등 치유와 정보의 객관성을 우선시하는 신중론을 펼치며 시장 질서와 법치에 기반한 행정 절차를 강조했다.

제2공항 갈등 해결을 위해 위성곤 후보는 사회적 공론화를 통한 도민 합의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위 후보는 결정 방식에 대해 도민토론이나 주민투표, 공론조사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하며 필요하다면 제3의 방안까지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도민이 직접 결정하고 그 결과에 대해 도지사가 무한 책임을 지는 구조를 통해 오랜 기간 정체된 사업의 결론을 한시바삐 내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는 행정의 결단력과 주민 참여를 결합하여 사업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문성유 후보는 주민투표와 같은 승자독식 방식이 제주 사회의 갈등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문 후보는 찬반 양측의 대립이 극심한 상황에서 단순히 숫자로 승패를 가르는 것은 공동체의 상처를 치유하는 올바른 방법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대신 쟁점들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와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여 도민들이 충분히 숙의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절차적 정당성과 정보의 비대칭 해소를 통해 도민들이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환경 조성을 강조했다.

문 후보는 위 후보의 과거 행보를 겨냥한 책임론을 제기하며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서귀포 지역에서 오랫동안 국회의원으로 활동해온 위 후보가 지역사회의 갈등 장기화와 그로 인한 주민들의 상처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몰아세웠다. 위 후보가 제시한 책임 행정론에 대해 과거의 역할과 책임을 먼저 묻는 방식으로 대응한 것이다. 이에 대해 위 후보는 도지사로서 마땅히 책임을 져나가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유지하며 정면 돌파 의지를 보였다.

국가데이터센터 유치를 둘러싼 논쟁에서도 두 후보는 경제적 효율성과 미래 가치를 놓고 엇갈린 진단을 내놓았다. 위 후보는 국가데이터센터를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정의하며 센터 유치가 고용 창출은 물론 새로운 기업과 인재를 제주로 끌어들이는 강력한 유인책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데이터센터가 제주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필수적인 자산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이는 첨단 기술 산업 유치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보편적인 성장 논리에 기반하고 있다.

반면 문 후보는 데이터센터의 실질적인 고용 창출 효과와 에너지 소비 효율성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표했다. 그는 데이터센터가 막대한 전력 자원을 낭비하는 시설인 데 반해 센터 자체적으로 창출하는 일자리는 매우 제한적이라고 반박했다. 문 후보는 데이터센터가 제주도의 고용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산업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자원 배분의 효율성 측면에서 부적합하다는 논리를 폈다. 이는 에너지 수급 안정성과 투입 대비 산출을 중시하는 보수적 경제 관점을 반영한 것이다.

토론회 과정에서 두 후보는 상대의 정책적 약점을 파고들며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위 후보는 "사회적 공론을 통해서 도민들의 합의로 결정해야 한다"며 직접적인 결정 방식을 거듭 제안했다. 반면 문 후보는 "주민투표 같은 방법으로 승자 패자를 가르는 부분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숙의 민주주의와 정보 공개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러한 공방은 사업의 추진 속도와 방법론에 대한 후보 간의 확연한 철학 차이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두 후보의 논쟁이 구체적인 비용 추산이나 환경 영향에 대한 실증적 데이터보다는 방법론적 차이에 치중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제2공항과 데이터센터 모두 대규모 자본과 자원이 투입되는 국책 및 지방 사업인 만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재정 부담이나 환경적 비용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이 보완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계적 중립성 측면에서 볼 때 두 후보 모두 갈등 해결의 의지는 피력했으나 구체적인 사회적 합의 도출 비용이나 전력 수급 대책에 대한 세부 로드맵은 부족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향후 제주도지사 선거는 제2공항에 대한 도민들의 피로감을 누가 더 효과적으로 해소하고 미래 산업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전망이다. 위 후보의 결단력 강조와 문 후보의 숙의 및 책임론 강조는 각각 변화와 안정을 원하는 유권자 층을 공략하고 있다. 6·3 지방선거가 다가올수록 두 후보는 자신들이 제시한 해법의 구체성을 높이고 정책의 실현 가능성을 입증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민들은 단순한 공약을 넘어 지역의 갈등을 치유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 적임자를 선택할 엄중한 과제를 안게 되었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주지사#토론회서#격돌한#제2공항#해법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