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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순환경제 기술 세계가 인정했다... 도시유전, 글로벌 공룡 '트라피규라'에 재생원료 수출

윤근일 기자
K-순환경제 기술 세계가 인정했다... 도시유전, 글로벌 공룡 '트라피규라'에 재생원료 수출
©연합뉴스

 

국내 기업이 독자 개발한 폐플라스틱 저온 분해 기술이 세계 최대 원자재 거래 기업의 공급망에 진입하며 한국형 순환경제의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도시유전은 전북 정읍 생산시설에서 제조한 나프타급 재생원료 전량을 글로벌 트레이딩 기업 트라피규라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국내 최초로 고품질 재생원료의 해외 공급망을 확보했다.

도시유전은 자사의 비연소 저온분해 기술을 통해 생산된 나프타급 재생원료(RGO) 전량을 세계 최대 원자재 트레이딩 기업인 트라피규라(Trafigura)에 수출하기로 확정했다. 이번 계약은 국내 기업이 생산한 폐플라스틱 재활용 원료가 글로벌 에너지 기업의 엄격한 심사를 통과해 직접 공급망에 편입된 최초의 사례로 기록됐다. 한국의 독자적인 자원순환 기술이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의 핵심 원료 공급원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은 결과다.

트라피규라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글로벌 원자재 거래의 공룡으로 석유와 금속, 에너지 분야에서 150여 개국을 연결하는 방대한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이 국내 중소기업의 재생원료를 선택한 것은 해당 원료가 국제적 기준인 ISCC PLUS 인증을 획득하며 지속가능성과 품질을 동시에 충족했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자재 구매를 넘어 한국 기술이 글로벌 탄소 중립 규제 환경에서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수출의 핵심 거점인 '웨이브정읍' 생산시설은 폐비닐과 폐플라스틱을 전기를 이용한 저온 간접 가열 방식으로 분해하여 연간 4,550t의 고품질 재생원료를 생산한다. 기존의 소각이나 고온 분해 방식과 달리 세라믹볼의 파동에너지를 활용해 탄소 결합구조를 분리하는 첨단 공법을 적용했다. 이 기술은 탄소 배출과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 발생을 최소화하면서도 원료 복원율을 극대화하는 효율성을 보여준다.

웨이브정읍에서 생산되는 재생원료는 나프타(Naphtha) 수준의 고순도 품질을 갖추고 있어 석유화학 공정의 핵심인 NCC(납사분해설비)에 즉시 투입이 가능하다. 이는 폐플라스틱을 다시 플라스틱 원료로 되돌리는 '플라스틱 투 플라스틱(Plastic to Plastic)' 순환경제의 완성을 의미한다. 고품질 재생원료는 글로벌 화학 기업들이 직면한 재생 원료 사용 의무화 규제를 해결할 핵심 열쇠로 평가받고 있다.

도시유전은 이번 수출 계약을 발판 삼아 국내외 정유 및 석유화학 기업들과의 전략적 협력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지속가능항공유(SAF)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여 글로벌 재생 에너지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힌다는 구상이다. 탄소 국경세 도입 등 국제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시점에서 독보적인 저온 분해 기술은 강력한 시장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정영훈 도시유전 대표는 "도시유전의 저온 분해 기술은 단순한 폐기물 처리를 넘어 석유화학 산업의 원료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전환하는 혁신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 대표는 "이번 트라피규라와의 수출 계약은 한국형 순환경제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재생원료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따른 안정적인 폐플라스틱 수급 체계 확보와 공정 비용 효율화가 향후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의 변동성과 원자재 가격의 불확실성 속에서 중소기업이 장기적인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인프라 확충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계적 중립성을 고려할 때 기술적 완성도와 별개로 시장 안착을 위한 경제성 확보는 여전히 중요한 변수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한국 자원순환 산업의 수출 경쟁력을 한 단계 격상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폐기물을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전환하는 기술적 우위가 확보된 만큼 민관 협력을 통한 시장 확대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 도시유전의 행보는 글로벌 탄소 중립 흐름 속에서 한국 기업이 나아가야 할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의 전형을 제시하고 있다. 향후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한국산 재생원료의 점유율 확대가 기대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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