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심우정 전 검찰총장 딸의 외교부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전원을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수사 결과 채용 과정에서 경력 요건 미비와 행정적 착오 등 부실 정황은 확인됐으나, 특정인 선발을 지시하거나 뇌물을 주고받은 구체적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공수처는 1년 2개월간의 수사 끝에 직권남용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결론지었다.
공수처 수사3부는 심 전 총장과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 박철희 전 국립외교원장 등을 대상으로 진행해온 특혜 채용 의혹 수사를 무혐의로 종결했다. 이번 처분은 2024년 국립외교원 기간제 연구원 채용과 2025년 외교부 공무직 연구원 채용 과정 전반에서 제기된 부정 의혹을 전방위적으로 검토한 결과다. 수사 기관은 고발장 접수 이후 압수수색과 관련자 조사를 거듭했으나 형사 처벌에 이를 만한 범죄 혐의점은 포착하지 못했다.
2024년 국립외교원 기간제 연구원 채용 과정에서는 심 전 총장의 딸 심 모 씨의 실질 경력이 요건에 미달했음에도 합격한 사실이 밝혀졌다. 심 씨는 당시 2년의 경력 요건이 필요했으나 실제 경력은 22개월에 불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서류 접수 기한이 종료된 이후에 증빙 서류를 제출하고, 학위 소지 예정자 신분이었음에도 학위 요건을 인정받은 점 등이 수사 과정에서 쟁점이 됐다.
공수처는 이러한 부실 채용 정황이 범죄로 이어졌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채용 실무자들을 상대로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수사팀은 심 씨가 제출한 경력을 단순 합산할 경우 2년이 넘는 것으로 착오할 여지가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기한 후 제출된 서류는 기존 서류를 보완하는 성격이었으며, 학위 예정자 인정 역시 과거의 채용 전례를 참고한 것으로 파악되어 특혜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2025년 외교부 공무직 연구원 채용 절차에서도 전공 요건 변경과 경력 인정 범위를 둘러싼 의구심이 제기됐다. 심 씨의 석사 학위 취득 전 경력이 인정된 점과 채용 담당 공무원이 면접 전 심사위원들에게 심 씨의 필기 성적을 우호적으로 언급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는 채용의 공정성을 저해할 수 있는 비위 정황으로 간주되어 수사팀의 집중적인 추궁을 받았다.
수사팀은 채용 담당자들이 관련 규정을 정확히 숙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행정적 실수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심 씨 외에 다른 응시자들에게도 동일하게 석사 취득 전 경력을 인정한 사례가 발견되어 특정인에 대한 차별적 우대라고 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경력 요건 인정과 관련한 행정적 오류는 채용 당시가 아닌 의혹이 불거진 이후에야 인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의 핵심이었던 외압이나 선발 지시 여부에 대해서는 어떠한 물증도 발견되지 않았다. 공수처는 2차례의 압수수색과 3차례의 통신 영장 집행을 통해 확보한 방대한 자료를 분석했으나 심 전 총장 등이 채용에 개입한 흔적은 찾지 못했다. 채용 업무를 담당했던 실무자들 역시 조사 과정에서 외부로부터 특정인을 선발하라는 지시나 암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일관되게 진술했다.
심 씨가 2018년 특정 장학재단의 장학생으로 선발되는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가 이루어졌다. 시민단체 등은 심 전 총장의 지위를 이용한 부당한 영향력 행사가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그러나 공수처는 해당 장학재단의 선발 절차를 검토한 결과 위법한 선발이 있었다고 볼 만한 증거 자료가 전무하여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공수처는 이번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1년 2개월 동안 33차례에 걸쳐 관련자 조사를 진행하는 등 수사력을 집중했다. 고위 공직자 자녀의 채용 의혹이라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광범위한 계좌 추적과 통신 내역 분석이 병행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소에 필요한 직접적인 증거나 뇌물 수수 등의 대가성을 입증할 만한 정황은 확보되지 않았다.
다만 수사 과정에서 일부 채용 대상자가 경력 서류를 위조하거나 외교부 공무원이 내부 보고 문서를 허위로 작성한 정황은 포착됐다. 공수처는 이러한 행위들이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는 비위 행위라고 판단했으나, 공수처법상 수사 대상 범죄에는 해당하지 않아 직접 수사에 착수하지는 않았다. 대신 해당 비위 정황을 외교부에 공식 통보하여 행정적 조치가 취해지도록 조치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한 사실관계 확인을 거쳤으나 범죄 혐의를 입증할 수 없었다"고 수사 결과를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무혐의 처분이 법리적으로는 타당할 수 있으나 공정 채용을 바라는 사회적 눈높이에는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법조계의 한 인사는 "명확한 물증 없이 정황만으로 기소하는 것은 법치주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분석했다.
이번 수사 종결로 심 전 총장을 둘러싼 채용 특혜 논란은 일단락되었으나 외교부의 채용 시스템 개선은 시급한 과제로 남았다. 공수처로부터 비위 정황을 통보받은 외교부는 내부 감사를 통해 관련 공무원들에 대한 징계 절차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공공기관 채용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보완책 마련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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