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서울시, 상암 DMC 핵심 용지 재공급... 규제 대폭 완화로 민간 투자 유도

이겨례 기자
서울시, 상암 DMC 핵심 용지 재공급... 규제 대폭 완화로 민간 투자 유도
©연합뉴스

 

서울시가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내 핵심 잔여 용지인 교육·첨단용지와 홍보관용지에 대한 2차 공급에 돌입하며 파격적인 규제 완화책을 내놓았다. 이번 공급은 지정 용도 의무 비율을 삭제하고 개발 기한을 기존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는 등 사업성을 대폭 개선하여 민간 자본의 진입 장벽을 낮춘 것이 핵심이다. 총 공급 규모는 약 2,990억 원에 달하며 서울시는 이를 통해 서북권 경제 거점의 완성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서울특별시는 이달 28일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 내 교육·첨단용지(D2-1)와 홍보관용지(D4)에 대한 2차 공급 공고를 시행하고 본격적인 사업자 선정 절차에 착수한다. 이번 공급 대상인 교육·첨단용지는 2,068억 원, 홍보관용지는 922억 원의 공급 기준가격 및 감정평가액이 책정되어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시의 이번 결정은 지난 4월 부동산 개발업계 관계자 자문을 거쳐 수립된 'DMC 택지공급지침 변경안'을 실제 현장에 적용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정책적 의미가 크다.

교육·첨단용지는 일반상업지역으로서 최대 용적률 800%와 건축 가능 높이 86m의 개발 잠재력을 보유한 우량 필지로 분류된다. 올해 매매 계약을 체결하는 사업자는 오는 2033년까지 준공을 완료해야 하며 준공 이후 10년 동안은 지정된 용도를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 시는 그동안 민간 사업자들이 입찰을 주저하게 만들었던 경직된 운영 지침을 대거 수정하여 사업 추진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교육·첨단용지에 적용되던 지정용도 세부 비율 규제의 전격적인 폐지 결정이다. 기존 지침은 연면적의 50% 이상을 반드시 교육연구시설이나 방송국으로 채우도록 강제해 왔으나 이번 공고에서는 해당 조항이 삭제되었다. 대신 교육연구시설, 업무시설, 문화 및 집회시설, 방송국 등 지정용도 시설의 합계가 전체 연면적의 70% 이상을 충족하면 되도록 기준을 단순화하여 사업자의 자율성을 극대화했다.

홍보관용지 역시 일반상업지역에 위치하며 최대 용적률 800%와 건축 가능 높이 60m의 개발 조건으로 공급이 진행된다. 해당 필지는 기존에 설치된 가설건축물을 포함한 상태로 공급되며 인터넷 입찰시스템인 '온비드'를 통한 최고가 낙찰 방식으로 주인이 결정된다. 서울시는 토지 매수인이 겪을 수 있는 물리적 건축 제약을 완화하기 위해 설계 기준을 대폭 현실화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홍보관용지의 설계 자유도를 제한하던 서측 경계와의 이격 거리 기준은 기존 15m 이상에서 '충분한 거리'로 완화되어 효율적인 공간 배치가 가능해졌다. 저층부 개방 기준 또한 기존의 3개 층 이상 의무화 규정에서 '개방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조정되어 창의적인 건축 디자인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러한 규제 완화는 건축 공사비 상승과 금리 인상으로 위축된 부동산 개발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줄 것으로 분석된다.

사업 추진의 안정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두 용지 모두에 적용되는 개발 기한 규정도 기존보다 완화된 기준이 적용된다. 종전까지 착공 후 3년 이내로 제한되었던 준공 기한은 이번 공고부터 착공 후 5년 이내로 2년 더 연장되었다. 이는 대규모 건축물 축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변수와 공기 지연 리스크를 고려한 실질적인 행정 지원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시는 이번 규제 완화 조치가 민간 투자를 이끌어내는 마중물 역할을 하여 정체된 지역 개발에 활력을 불어넣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수연 서울시 경제실장은 "이번 2차 공급은 시장 수요를 반영하고 불필요한 제약을 완화해 개발 자율성과 사업 추진 가능성을 높였다"고 밝혔다. 이어 이 실장은 "민간 투자 활성화를 통해 DMC 경쟁력을 높이고 서북권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정용도 의무 비율 완화가 자칫 DMC의 본질적인 정체성인 미디어 및 첨단 산업 집적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수익성 위주의 업무시설이 과도하게 들어설 경우 초기 조성 목적이었던 미디어 특화 지구로서의 색채가 흐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전체 연면적의 70%를 지정용도로 묶어두는 안전장치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어 산업 생태계 훼손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한다.

공급 일정은 용지별로 상이하게 진행되므로 입찰 참여를 희망하는 기업들의 철저한 사전 준비가 요구된다. 교육·첨단용지는 8월 25일에 접수를 마감하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오는 9월 중 최종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반면 홍보관용지는 6월 26일에 마감하여 온비드 낙찰 방식을 통해 신속하게 매각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번 공급의 성패는 향후 서울 내 대규모 상업 용지 공급 정책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지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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