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철도노동조합이 국가철도공단의 단체교섭 요구 사실 미공고 행위에 대해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시정신청을 제기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노조는 지난 3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작업환경 개선 등을 요구했으나 공단 측이 사용자 지위를 부정하며 교섭을 거부하자 실력 행사에 돌입한 것이다. 이번 사태는 원청의 사용자 책임을 강화한 개정법 시행 이후 공공기관 내 노사 갈등이 법적 공방으로 번진 대표적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전국철도노동조합은 27일 국가철도공단을 상대로 단체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은 행위의 부당함을 알리는 시정신청서를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공식 제출하였다. 노조는 공단이 노동조합법상 명시된 의무인 교섭 요구 사실 공고를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헌법상 보장된 단체교섭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지난 3월 23일 정식 교섭 요구가 전달된 이후 공단이 보인 지속적인 무대응 기조에 대한 직접적인 반발로 풀이된다.
이번 분쟁의 핵심은 일명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시행 이후 발생한 원청의 실질적 사용자성 인정 여부에 있다. 노조는 개정법의 취지에 따라 작업환경 개선과 노동안전 강화, 그리고 공단 소유 시설물에 대한 전반적인 환경개선을 주요 교섭 의제로 설정하고 공단에 직접 교섭을 요구하였다. 하지만 국가철도공단은 자신들이 하청 노동자들의 직접적인 사용자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기존 논리를 내세우며 교섭 테이블 자체를 부정하는 상황이다.
현행법상 노동조합으로부터 단체교섭 요구를 받은 사용자는 지체 없이 그 사실을 사업장 내에 공고하여 다른 노동조합이나 노동자들이 알 수 있도록 조치할 의무가 있다. 철도노조 측은 공단이 이러한 기초적인 행정 절차마저 이행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법 위반이며 노조의 정당한 활동을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지방노동위원회의 공신력 있는 판단을 통해 공단의 사용자 의무를 강제적으로 확정 짓겠다는 것이 노조의 전략적 판단이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법적 시정을 구하기 위해 노동위원회에 시정신청을 제기하게 되었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였다. 노조 측은 "노동위원회의 공정하고 신속한 시정 결정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공단의 태도 변화를 강하게 압박하였다. 특히 공단이 이른바 '진짜 사장'으로서 구조적 폐해를 극복하고 책임을 다할 때까지 전면적인 투쟁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이며 향후 갈등의 수위가 높아질 것임을 예고하였다.
국가철도공단은 그간 철도 시설의 유지보수와 건설 업무를 담당하며 직접적인 고용 관계가 없는 인력에 대해서는 사용자 책임을 부인하는 보수적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실질적인 지배력과 영향력을 행사하는 원청의 사용자 범위가 대폭 확대되면서 기존의 노사 관계 지형은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공단 측은 현재 내부적으로 법적 검토를 진행하며 대응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노조의 공세는 갈수록 거세지는 모양새다.
경영계 일각에서는 이번 시정신청이 노란봉투법을 이용한 과도한 경영권 침해와 산업 현장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원청이 모든 협력업체 노조의 교섭 요구에 일일이 응할 경우 공공기관의 운영 효율성이 저해되고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비판이다. 법적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가 오히려 노사 간의 불신만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향후 충남지방노동위원회의 결정은 공공기관 원청의 사용자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이며 산업계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지노위가 노조의 신청을 받아들여 시정 명령을 내릴 경우 국가철도공단은 물론 유사한 구조를 가진 다른 공공기관들에서도 교섭 요구가 빗발칠 가능성이 크다. 노조는 시정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현장 투쟁의 동력을 유지하며 공단을 압박할 계획이어서 당분간 철도 현장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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