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광주 광산을 보궐선거 산단 AI 전환 '격돌'…반도체 팹 유치 현실성 도마 위

김영 기자
광주 광산을 보궐선거 산단 AI 전환 '격돌'…반도체 팹 유치 현실성 도마 위
©연합뉴스

 

6·3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이 지역 노후 산업단지의 인공지능(AI) 기반 미래산업 전환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며 정면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 임문영 후보의 반도체 생산공장(팹) 유치 공약을 두고 야권 경쟁 후보들은 2년 임기 내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말잔치'라며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광주 제조업의 심장부인 광산구 일대 산업단지를 디지털 전환의 전초기지로 탈바꿈하겠다는 구상이 보궐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했다. 하남·평동·진곡산단 등 노후화된 거점을 인공지능(AI)과 연계하여 고도화하겠다는 방향성에는 후보들 간 이견이 없었으나, 구체적인 실행 방안과 자원 확보 대책을 놓고는 날 선 공방이 오갔다. 27일 KBS 생중계로 진행된 후보자 초청 토론회는 각 후보가 제시한 산업 육성책의 허실을 따지는 정책 검증의 장이 되었다.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활동 경력을 앞세운 더불어민주당 임문영 후보는 자율주행 실증도시를 기반으로 한 미래차 산업 육성을 전면에 내걸었다. 임 후보는 지역 부품업체의 참여를 확대하여 산업 생태계를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며 집권 여당 시절의 정책 연속성을 강조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 안태욱 후보는 산단 고도화와 스마트팩토리 확대를 통한 제조 혁신을, 조국혁신당 배수진 후보는 첨단3지구 AI 인프라를 연계한 '광산형 AI 스마트 제조벨트' 조성을 차별화된 대안으로 제시했다.

논쟁의 핵심은 임 후보가 제안한 반도체 팹(생산공장) 유치의 현실성 여부로 집약되었다. 조국혁신당 배수진 후보는 반도체 공장 설립에 필수적인 초대형 전력과 용수, 부지 확보 문제를 거론하며 임 후보의 공약을 강력히 비판했다. 배 후보는 "초대형 전력과 용수, 부지 확보가 필요한 사업인데 2년 임기 안에 실행할 구체적 계획이 보이지 않는다"며 "자칫 유권자를 현혹하는 말잔치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 후보는 이러한 공세에 대해 장기적인 산업 기반 조성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방어에 나섰다. 그는 글로벌 반도체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전남과 광주 지역에 생산 시설이 들어설 수 있는 여건을 미리 닦아놓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수도권에 집중된 반도체 시설의 추가 생산기반을 호남권에 구축하겠다는 것이 공약의 본질임을 설명하며, 이는 지역 균형 발전과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전략적 선택임을 강조했다.

정치적 무결성과 공천 과정을 둘러싼 비판적 시각도 토론회의 긴장감을 높였다. 배 후보는 민주당의 전략공천 과정을 언급하며 지역 유권자의 선택권이 훼손되었다는 여론을 전달했고, 임 후보는 이에 대해 지역사회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을 수 있다는 점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5·18 정신 왜곡 방지 등 정치적 대의를 앞세웠다. 국민의힘 안태욱 후보 역시 민주당 내에서 제기되는 수도권 반도체 시설의 광주 이전론에 대해 실질적인 실현 가능성을 따져 물으며 시장 질서와 효율성 측면에서의 의구심을 드러냈다.

기계적 중립성 측면에서 볼 때, 거대 담론 위주의 AI 산업 육성책이 단기 임기 내에 지역 경제에 실질적인 낙수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존재한다. 대규모 인프라 구축에는 천문학적인 예산과 중앙정부와의 긴밀한 협의가 필수적인데, 선거 국면에서 제시되는 공약들이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안이나 법적 근거 마련보다는 선언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는 유권자들이 공약의 화려함보다는 실행 가능성에 무게를 두어야 함을 시사한다.

초청 외 후보들의 공약 또한 지역 정치 지형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진보당 전주연 후보는 민주당 일당 독점 체제를 비판하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남권 분산 배치를 주장했고, 기본소득당 신지혜 후보는 AI 산업 수익을 시민에게 돌려주는 '시민배당' 모델을 제안했다. 무소속 구본기 후보는 내란 세력 척결과 대법원장 탄핵 등 강경한 정치적 의제를 설정하며 기존 정치권과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향후 광주 광산을의 산업 지도는 이번 보궐선거에서 당선될 후보의 정책 집행력에 따라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AI와 제조업의 결합이라는 대전제 아래, 반도체 팹 유치와 같은 대형 프로젝트가 실제 국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유권자들은 후보들이 제시한 디지털 전환 로드맵이 지역 내 부품업체들의 실질적인 매출 증대와 고용 창출로 이어질 수 있는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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