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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HMM 나무호 피격' 주한 이란대사 초치... "증거는 이란 향해" 강력 항의

김영 기자
정부, 'HMM 나무호 피격' 주한 이란대사 초치...
©연합뉴스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한국 선박 HMM 나무호 피격 사건과 관련해 주한 이란대사를 초치하고 공식적인 항의와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외교부는 이번 사건의 조사 결과 여러 증거가 이란을 지목하고 있음을 분명히 하며 해상 안보에 대한 엄중한 입장을 전달했다.

정부는 한국 국적 선박에 대한 공격 행위를 중대한 해상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고 외교적 대응 수위를 높였다.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외교부 청사로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대사를 초치하여 면담을 가졌다. 이번 초치는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HMM 나무호 피격 사건에 대한 정부의 공식적인 조사 결과 발표에 따른 후속 조치다. 정부는 우리 선박의 안전을 위협하는 어떠한 물리적 행위도 용납할 수 없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HMM 나무호는 이달 초 국제 주요 해상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중 정체불명의 공격을 받아 선체가 손상되는 피해를 입었다. 사건 발생 직후 정부는 관련 부처 합동으로 정밀 조사를 진행해왔으며 공격 주체를 파악하기 위한 다각적인 데이터를 수집했다. 조사 결과 사건 당시의 항적과 파편 분석 등 확보된 물리적 증거들은 일관되게 이란 측의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사고가 아닌 고의적 공격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게 하는 대목이다.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대사는 이날 외교부 청사에 들어서며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취재진은 공격의 고의성 여부와 이란 정부의 사과 의향, 그리고 제3국 개입 가능성 등에 대해 물었으나 쿠제치 대사는 아무런 답변을 남기지 않았다. 대사의 이러한 태도는 현재 양국 간의 흐름이 매우 경색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풀이된다. 외교부 청사 내에서의 면담은 시종일관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번 사건이 국제 해운 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란 측에 명확한 해명과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박윤주 1차관은 면담에 앞서 진행된 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피력했다. 박 차관은 "여러 증거가 이란 쪽을 향하고 있다"며 "대사를 초치해 우리 선박 피격에 대한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하며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유감 표명을 넘어 가해 주체에 대한 실질적인 책임 추궁을 공식화한 것이다.

해상 물류의 핵심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선박 공격은 국내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 사안이다. HMM 나무호와 같은 대형 컨테이너선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해상 보험료 상승과 물류 비용 증가로 이어져 수출 경쟁력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정부가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대사를 초치한 배경에는 시장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법치에 기반한 해상 질서를 확립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효율적인 국가 물류 체계 보호는 정부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란 측의 최종적인 공식 입장 발표를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국제 관계의 복잡성을 고려할 때 단편적인 증거만으로 외교적 단절이나 극단적인 대립으로 치닫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란 정부가 이번 사건에 대해 어떠한 소명 자료를 내놓을지에 따라 향후 대응의 수위가 조절될 여지가 남아 있다. 기계적 중립성을 유지하며 사실관계에 기초한 냉철한 외교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는 향후 국제사회와 공조하여 이번 사건의 실체를 더욱 명확히 규명하고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보안 대책을 강화할 방침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우리 선박들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필요시 국제 해군 연합체와의 협력도 검토할 수 있다. 이번 초치는 이란 측에 보내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인 동시에 우리 국민과 자산의 안전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정부의 의지 표명이다. 외교부는 이란 측의 향후 조치를 면밀히 주시하며 추가적인 대응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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