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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가 파괴한 무인도의 부활… 희귀 기생식물 ‘초종용’ 신안서 꽃피웠다

이겨례 기자
염소가 파괴한 무인도의 부활… 희귀 기생식물 ‘초종용’ 신안서 꽃피웠다
©연합뉴스

 

전남 신안의 한 무인도에서 한국 특산 희귀식물인 초종용이 개화하며 도서 생태계 복원의 결정적 지표를 제시했다. 과거 방목 염소로 인해 식생이 전멸했던 황폐지가 수목 식재 등 체계적 복원 사업을 거쳐 자생력을 회복한 결과다. 스스로 광합성을 하지 못하는 초종용의 개화는 숙주 식물과의 공생 관계가 안정 궤도에 진입했음을 증명하는 핵심적 지표로 평가받는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은 최근 전남 신안군 소재의 한 무인도에서 한국 특산식물이자 희귀종인 초종용의 대규모 개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에 발견된 초종용은 엽록소가 없어 스스로 광합성을 하지 못하는 독특한 생리적 특성을 지닌 기생식물이다. 이는 단순한 식생의 등장을 넘어 해당 무인도의 생태적 질서가 고차원적인 공생 단계로 진입했음을 상징하는 중요한 사건이다.

초종용은 주로 바닷가 모래땅에서 사철쑥과 같은 특정 식물의 뿌리에 의존하여 영양분을 흡수하며 생존을 이어간다. 한국 특산식물로 분류되는 이 종은 서식 조건이 극히 까다로워 자연 상태에서의 개화가 관찰되는 사례가 매우 드물다. 기생 대상인 숙주 식물이 건강한 군락을 형성하고 토양 환경이 최적의 상태를 유지해야만 발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생태계 건강성을 측정하는 척도가 된다.

해당 무인도는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무분별한 염소 방목으로 인해 식생 구조가 완전히 붕괴되었던 지역이다. 섬에 방치된 염소들은 초본류와 수목의 껍질까지 닥치는 대로 섭식하여 지표면을 황폐화하고 토양 유실을 가속화했다. 이로 인해 고유종의 서식지가 파괴되는 것은 물론 무인도 고유의 생태적 가치가 상실되는 심각한 환경 위기를 겪어왔다.

국립공원 측은 이러한 생태적 재난을 막기 위해 염소 포획 및 퇴출 작업을 시작으로 대대적인 수목 식재 사업을 전개했다. 훼손된 지형을 정비하고 자생 식물이 다시 뿌리 내릴 수 있도록 인위적인 복원 노력을 지속적으로 투입했다. 법치에 기반한 엄격한 환경 관리와 효율적인 복원 전략이 시너지를 내면서 섬의 식생 구조는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번 초종용의 개화는 복원 사업 이후 생태계가 먹이사슬과 공생 관계를 완벽히 복구했음을 입증하는 과학적 결과물이다. 숙주 식물인 사철쑥 등이 안정적으로 군락을 이루지 못했다면 기생식물인 초종용의 생존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하위 식생부터 상위 기생 구조에 이르기까지 도서 생태계의 연결망이 다시금 유기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국립공원 한 관계자는 "초종용 개화 확인으로 도서 생태계가 안정적으로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이어 "무인도의 지리적 특수성과 고립성을 고려할 때 자생적 복원력이 강화된 점은 향후 도서 관리 정책에 있어 매우 고무적인 성과다"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 역시 이러한 회복세가 지속될 경우 다른 희귀 생물종의 자연 유입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특정 희귀종의 개화만으로 전체 생태계의 완전한 복원을 단정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기후 변화에 따른 일시적인 식생 분포의 변화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장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복원된 식생이 외부의 물리적 교란이나 돌발적인 환경 변화에 대해 충분한 회복 탄력성을 확보했는지에 대한 심층 조사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향후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은 무인도 내 생물다양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후속 조치를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초종용 서식지를 특별 보호구역 수준으로 관리하고 외부인의 출입을 엄격히 차단하여 자연스러운 식생 천이를 유도할 계획이다. 환경의 보존과 복구라는 공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과학적 데이터에 기반한 정밀한 생태 행정을 지속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초종용의 개화는 인간의 개입으로 무너졌던 자연의 질서가 다시 인간의 체계적인 복원 노력을 통해 되살아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무인도라는 제한된 공간에서의 성공적인 복원 경험은 향후 국내 도서 지역 전반의 생태계 관리 모델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지속 가능한 자연 유산을 보존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전략적 접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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