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21cm 식도 들고 광주 도심 누빈 50대... 법원, 벌금 200만원 집행유예 선고

이겨례 기자
21cm 식도 들고 광주 도심 누빈 50대... 법원, 벌금 200만원 집행유예 선고
©연합뉴스

 

광주 도심 한복판에서 흉기를 휘둘러 시민들에게 극심한 공포감을 조성한 50대 정신질환자에게 법원이 벌금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광주지방법원은 피고인의 행위가 공공의 안전을 위협한 점을 인정하면서도, 실제적인 가해 의사가 없었으며 반성하고 있다는 점을 양형의 주요 근거로 삼았다. 이번 판결은 공공장소에서의 흉기 소지 행위에 대한 엄격한 법 적용과 피고인의 특수 상황을 동시에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광주지법 형사7단독 박경환 판사는 거리에서 흉기를 노출해 공포감을 조성한 혐의로 기소된 A(51)씨에게 벌금 200만원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법원은 피고인 A씨에게 형사 처벌과 더불어 4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병과하여 재범 방지를 위한 사회적 감시망을 강화했다. 이번 사건은 공공장소흉기소지 혐의가 적용된 사례로,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거리에서의 치안 유지가 법원의 핵심 판단 기준이 되었다.

피고인 A씨는 지난해 7월 23일 오후 3시 20분경 광주 북구 소재의 노상에서 칼날 길이만 21㎝에 달하는 부엌칼을 허공에 휘두르며 돌아다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정신질환 장애를 앓고 있던 A씨는 인근 상점에서 식도를 구입한 직후 포장을 뜯고 이러한 돌발 행동을 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대낮에 발생한 이번 소동으로 인해 당시 현장을 지나던 시민들은 극도의 불안감을 호소했으며, 경찰의 즉각적인 대응이 이루어졌다.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사실관계를 종합하면 A씨는 흉기를 소지한 상태에서 특정인을 위협하거나 신체적 위해를 가하려는 구체적인 시도는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법원은 피고인이 흉기를 단순히 허공에 휘두른 행위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되, 범행의 동기와 이후의 정황을 면밀히 검토했다. 특히 피고인이 평소 앓고 있던 정신질환이 범행의 직간접적인 원인이 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심리를 진행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공공장소에서의 무분별한 무기 노출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동시에, 피고인의 교화 가능성을 열어둔 결정이라고 분석한다. 현행법상 공공장소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 흉기를 소지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 중대한 범죄 구성 요건이 되며, 이는 잠재적인 강력 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기 때문이다. 법원은 사법적 단죄와 함께 사회봉사 명령을 통해 피고인이 공동체의 규범을 학습하도록 유도했다.

일각에서는 정신질환자에 의한 도심 흉기 소동이 반복되는 것에 대해 보다 강력한 격리 조치나 실형 선고가 필요하다는 비판적 시각을 제기하기도 한다. 시민들의 체감 안전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단순한 집행유예보다는 강제적인 치료 감호나 엄격한 보호관찰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목소리는 최근 불특정 다수를 향한 이상동기 범죄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더욱 힘을 얻고 있는 실정이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를 통해 사법부의 중립적 태도를 명확히 견지하며 사건의 실체를 규정했다. 박경환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흉기로 타인을 협박하거나 상해를 입히는 등 추가적인 범행으로 나아가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모두 자백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는 태도를 보인 점과 그의 건강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하여 이번 형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유사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지역 사회의 체계적인 관리와 법적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순히 형사 처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고위험군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여 공공 안전의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원은 앞으로도 공공장소에서의 흉기 소지 행위에 대해 법치주의 원칙에 입각하여 엄정하게 대응하되, 개별 사건의 특수성을 면밀히 살펴 정의를 구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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