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신현송 한은 총재 "삼성전자 성과급, 구매력 확대 통한 물가 상승 압력 유발 우려"

정휘 기자
신현송 한은 총재
©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한 가운데, 신현송 총재는 삼성전자의 성과급 지급이 실질 구매력을 높여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대규모 유동성이 시장에 풀릴 경우 수요가 급증하며 물가 안정 기조를 흔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 총재는 기업의 보상이 사회적 양극화를 심화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노사 합의를 통해 결정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8일 오전 본회의를 개최하고 현재 연 2.50%인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만장일치 결정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 동결 결정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의 성과급 지급이 거시 경제 전반에 미칠 파급 효과에 대해 심도 있는 우려를 표명했다. 특정 대기업의 대규모 성과급 지급이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급격히 상승시켜 수요 견인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통화 당국의 판단이다.

민간 부문의 임금 인상과 성과급 지급은 가계의 가처분 소득을 늘려 내수 시장을 활성화하는 긍정적 측면이 있으나, 현재의 물가 안정 국면에서는 상당한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 신 총재는 "삼성전자 성과급으로 임금이 구매력 증가를 통해 수요를 증가시켜 물가 상승 압력이 생길 수 있다"고 발언하며 성과급 발(發) 인플레이션 경로를 직접적으로 지목했다. 이는 중앙은행이 금리 정책을 통해 시중 유동성을 관리하려는 노력에 반하여 민간 영역에서 발생하는 유동성 확대가 물가 통제를 어렵게 만들 수 있음을 시사한다.

기업 내부의 보상 체계 확립 과정에서는 시장 질서에 부합하는 노사 간의 합리적인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신 총재는 삼성전자의 성과급 산정 문제와 관련하여 노사가 자율적으로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기업의 경영 성과를 공유하는 방식은 개별 기업의 권한이지만, 그 규모와 시기가 거시 경제 지표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할 때 책임 있는 의사결정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사회적 관점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소득 격차가 벌어지는 양극화 현상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높다. 신 총재는 "노사 간에 회의를 하겠지만, 양극화를 심화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느낀다"며 성과급 지급이 사회적 위화감을 조성하거나 노동 시장의 이중 구조를 고착화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정 부문의 과도한 보상 집중은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저해하고 장기적으로 경제 전반의 역동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보수적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국가 경제의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이익 배분 방식이 물가 안정이라는 공익적 목표와 궤를 같이해야 한다. 성과급 지급을 통한 소득 증대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고 단순히 소비 수요만을 자극할 경우, 이는 고물가와 고금리 상황을 장기화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한국은행은 민간의 임금 결정 구조가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관찰하며 향후 통화 정책의 강도를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영계와 노동계 일각에서는 성과급이 기업 성과에 따른 정당한 보상이자 근로 의욕 고취를 위한 핵심 기제라는 점을 강조하며 과도한 우려를 경계하고 있다. 기업의 자율적인 경영 활동에 따른 보상 체계가 물가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시장 경제의 원리에 어긋날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소비 진작을 통한 경기 부양 효과가 인플레이션의 위험보다 클 수 있다는 주장은 기계적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검토되어야 할 대목이다.

향후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2.50% 동결 기조 속에서 성과급 지급 등 민간 유동성 변화가 실제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반영되는 추이를 정밀하게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시장은 통화 당국이 보낸 매파적 시그널을 엄중히 받아들여 과도한 지출 확대보다는 경제의 내실을 기하는 방향으로 대응해야 한다. 노사 양측은 성과 보상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국가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저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합리적인 접점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현송#한은#총재#삼성전자#성과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