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미국·이란 종전 MOU 합의 임박에 유가 혼조세…트럼프 최종 승인에 시장 촉각

정휘 기자
미국·이란 종전 MOU 합의 임박에 유가 혼조세…트럼프 최종 승인에 시장 촉각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을 위한 양해각서(MOU) 협의를 마무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국제유가는 보합권에서 혼조세를 보이며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93.71달러로 0.6% 하락했으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3% 상승한 88.90달러를 기록하며 시장의 엇갈린 심리를 반영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승인 지연과 미국 원유 재고 지표의 예상치 하회가 유가의 방향성을 제약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진입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극대화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와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주요 유종들은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기대감과 실제 타결 여부에 대한 신중론이 교차하며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했다. 이는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 해소가 공급 안정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과 트럼프 행정부의 최종 결단 사이의 시차로 인한 결과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양국 협상 대표단이 전쟁 종식을 위한 양해각서의 세부 사항에 합의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서명만을 남겨두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단으로부터 최종 합의안을 보고받았으나 즉각적인 승인 대신 숙고의 시간을 선택하며 시장의 긴장감을 높였다. 미 정부 관계자는 "대통령이 중재자들에게 며칠 동안 세부 내용을 검토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히며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이 늦어지는 배경에는 협상의 완성도를 높이고 정치적 실익을 극대화하려는 포석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충돌 위기가 해소될 경우 글로벌 원유 공급망의 고질적인 불안 요소가 제거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최종 서명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양국 간의 소규모 무력 충돌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어 유가는 뉴스 흐름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는 양상이다.

국제유가는 협상의 세부 내용과 중동 내 국지적 분쟁 소식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며 변동성을 키우는 추세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이란 간 종전 협상이 타결 직전에 도달했다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최종 서명이 완료될 때까지 시장의 불안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은 백악관의 공식 발표와 함께 합의안에 담길 구체적인 이행 방안이 원유 시장에 미칠 파급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 내 원유 수급 지표 역시 공급 부족 우려를 일부 상쇄하며 유가 하락 압력을 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원유 재고는 330만 배럴 감소하며 6주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러한 감소 폭은 로이터 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414만 배럴 감소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로 확인되었다.

재고 감소 규모가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면서 공급 부족에 대한 시장의 경계심은 다소 완화된 분위기다. 이는 원유 소비 시장의 수요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완만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냄으로써 유가의 추가 상승을 억제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지정학적 리스크 제거라는 대형 호재와 수급 지표의 미진함이 맞물리며 가격 균형점이 형성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종전 MOU 체결이 실제 원유 공급 확대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신중한 견해를 보이고 있다. 합의가 공식화되더라도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 해제 절차와 노후화된 생산 시설 복구 등 실무적인 과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지정학적 긴장 완화가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는 있으나 물리적인 공급 과잉으로 즉각 연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향후 국제유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 시점과 그에 따른 이란의 반응에 따라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전망이다. 종전 협상이 공식 타결될 경우 시장은 에너지 수급 안정화 단계로 진입하며 장기적인 가격 하향 안정화를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들은 당분간 원유 재고 지표와 같은 펀더멘털 요소보다 백악관의 외교적 결단과 중동 정세의 변화를 최우선 지표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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