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에 잠정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달러-원 환율이 1,500원 선 아래로 무너졌다. 외환시장은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에 따른 위험 선호 심리 확산에 반응하며 야간 거래에서 낙폭을 대폭 확대해 1,494.00원에 마감했다.
미국과 이란의 전격적인 종전 양해각서 체결 소식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걷어내며 달러-원 환율의 급락을 이끌었다. 중동 지역의 긴장 완화는 안전 자산인 달러화에 대한 수요를 급격히 위축시켰으며, 이는 곧바로 원화 가치의 상대적 강세로 이어졌다. 29일 새벽 2시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장 종가 대비 7.20원 떨어진 1,49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주간 거래 종가인 1,502.80원과 비교하면 불과 몇 시간 만에 8.80원이 추가로 하락한 수치다.
백악관은 양국 실무 협상단이 이번 주 초 합의를 마쳤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승인만을 남겨두고 있다고 공식 확인했다. 앞서 미국 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한 내용을 백악관 당국자가 기자단에 '잠정 합의' 상태라고 밝히면서 시장의 신뢰도는 극도로 높아졌다. 이번 양해각서에는 양국이 60일간 휴전을 연장하고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개시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세계 원유 수송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한다는 조항이 포함되면서 에너지 공급 불안 해소에 대한 기대감을 자극했다.
지정학적 훈풍은 달러화 가치 하락과 국채 금리 및 유가의 동반 하락을 불러일으키며 시장의 위험 선호 체계를 재구축했다.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종전 합의 소식 직후 하락 반전하며 낙폭을 키웠다. 이에 따라 달러-원 환율도 달러화 약세 기조에 동조하며 1,500원이라는 심리적 지지선을 가볍게 뚫고 내려갔다. 시장 참여자들은 그간 환율을 압박하던 고유가와 고금리 부담이 동시에 완화되는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날 외환시장의 변동성은 매우 컸으나 방향성은 일관되게 아래를 향하며 원화 강세 흐름을 유지했다. 달러-원 환율의 장중 고점은 1,510.90원까지 치솟기도 했으나, 합의 소식이 전해진 이후 저점은 1,493.60원까지 밀려나며 상하 변동폭 17.30원을 기록했다. 야간 거래까지 포함한 총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212억 2천800만 달러로 집계되어 시장의 높은 참여도를 증명했다.
주요국 통화들도 달러화 약세의 영향권 내에서 각기 다른 움직임을 보이며 교차 환율의 변화를 나타냈다. 오전 2시 53분 기준 달러-엔 환율은 159.200엔을 기록했으며, 유로-달러 환율은 1.16530달러선에서 거래가 이루어졌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6.7714위안을 나타내며 위안화 역시 달러 대비 강세를 보였다.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943.91원을 기록했고, 역외 위안-원 환율은 221.90원에 거래되며 지역 통화 간의 조정 과정을 거쳤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이번 합의가 아직 '잠정' 상태라는 점을 들어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승인 과정에서 세부 조항에 대한 이견이 발생하거나 정치적 변수가 개입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합의문의 잉크가 마르기 전까지는 실질적인 휴전 이행 여부와 핵 프로그램 논의의 진척 상황을 차분히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약 5퍼센트 내외의 비중으로 시장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미국 백악관 당국자는 백악관 기자단과의 브리핑을 통해 "양국 실무진이 합의에 도달한 것은 사실이며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결재를 기다리는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이는 합의가 사실상 막바지 단계에 와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전문가들은 대통령의 서명이 완료될 경우 환율의 추가 하락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은 현재 백악관에서 흘러나오는 후속 보도 하나하나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트럼프의 펜 끝을 주목하고 있다.
향후 외환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발표와 함께 호르무즈 해협의 실질적인 개방 조치가 이루어지는 시점을 기점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만약 합의가 차질 없이 이행된다면 달러-원 환율은 1,400원대 중반에서 새로운 안착점을 찾으려는 시도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라는 대형 호재 속에서도 미 연준의 금리 경로와 국내 수출 지표 등 펀더멘털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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