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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국내주식 비중 20.8%로 전격 상향… 170조 매물 폭탄 우려 사라졌다

윤근일 기자
국민연금 국내주식 비중 20.8%로 전격 상향… 170조 매물 폭탄 우려 사라졌다
©연합뉴스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보유 목표 비중을 기존 14.9%에서 20.8%로 5.9%포인트 대폭 상향하며 시장의 매물 압박을 정면으로 돌파했다. 이번 조치로 최대 170조원 규모에 달했던 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가 해소되었으며, 오히려 추가 매수 여력까지 확보하며 증시 안정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전날 '2027~2031년 중기자산배분안'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심의·의결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국내주식 보유 목표 비중을 20.8%로 상향 조정하며 증권가의 오버행 우려를 일거에 불식시켰다. 이번 결정은 당초 시장이 예상했던 19.9%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코스피 지수의 유례없는 고공행진에 따른 현실적인 자산 재배분 필요성이 반영된 결과다. 기금위의 이번 의결로 인해 기계적 매도 압력에 시달리던 국내 증시는 강력한 수급 지지선을 확보하게 되었다.

자산 배분의 유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략적 자산배분(SAA)의 허용 범위도 기존 3%에서 6%로 두 배 확대되었다. 전술적 자산배분(TAA) 허용 범위는 2%로 유지됨에 따라 국민연금은 이론적으로 국내주식을 최대 28.8%까지 보유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확보했다. 이러한 운용 한도의 확장은 기계적인 리밸런싱에 따른 시장 충격을 방지하고 중장기적인 투자 수익률을 제고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새로운 목표 비중인 20.8%와 확장된 SAA 한도는 오는 7월 1일부터 시장에 즉시 적용되어 기금 운용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예정이다. 현재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보유 비중이 27% 초반대임을 감안할 때, 기존의 낮은 목표치 하에서는 대규모 매도가 불가피했으나 이번 조정으로 인해 오히려 추가 매수 여력까지 확보하게 되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6월 말 종료 예정이었던 리밸런싱 한시 유예 조치의 부작용을 사전에 차단하고 증시의 하방 경직성을 강화하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다.

미래에셋증권 김석환 연구원은 "국내주식 비중이 20.8%로 5.9%포인트 상향되면서 SAA 허용 범위만 반영될 경우 약 7조원 안팎의 매도 물량이 출회되지만, TAA 범위까지 고려하면 매수 여력이 여전히 남아 있는 셈"이라고 진단했다. 유안타증권 이재원 연구원 역시 "실질적인 보유 상단이 높아지면서 오버행 우려가 감소한 것은 국내 주식시장 방향성에 명백한 호재"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의 이 같은 행보가 기관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안정시키는 지지대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비중 상향은 코스피 지수가 6000선과 7000선을 차례로 격파하고 8000선 고지까지 점령하는 등 유례없는 강세장이 지속된 데 따른 현실적인 대응책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2025년 5월 당시 올해 목표 비중을 14.4%로 설정했으나, 주가 급등으로 인해 실제 비중이 목표치를 크게 웃돌자 올해 초 이를 14.9%로 한 차례 수정한 바 있다. 하지만 이란 전쟁 발발 등 대외적 악재 속에서도 국내 증시가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보다 근본적인 자산 배분 전략의 재수립이 요구되어 왔다.

일각에서는 특정 국가 자산에 대한 비중을 급격히 높이는 것이 포트폴리오의 글로벌 분산 투자 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국내 시장의 변동성이 기금 전체의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나, 기금위는 국내 시장의 특수성과 외환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비판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질서 유지와 연기금의 수익성 확보라는 두 가지 가치를 조화시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번 중기자산배분은 최근 시장 여건 변화에 대응해 기금의 장기 수익성과 안정성을 제고하면서도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앞으로도 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원칙과 유연성이 조화되는 기금운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리 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는 공적 연금으로서의 책임 경영과 시장 친화적인 운용 철학을 동시에 강조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향후 국민연금은 확대된 운용 한도를 바탕으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완화하는 '안전판' 역할을 더욱 공고히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들은 7월 1일 이후 국민연금의 실제 매매 패턴 변화와 그에 따른 수급 개선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의 펀더멘털이 강화되는 가운데 연기금의 비중 확대는 한국 증시의 재평가를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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