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에이전틱 AI'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인재의 정의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생각·적응·공감 근육과 바디 스킬을 핵심 역량으로 제시하며 지식 습득 중심의 기존 교육 패러다임을 탈피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국가 차원의 AI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기술 발전의 속도와 인프라의 규모, 그리고 사회적 안전이라는 3대 조건이 필수적이라는 진단이다.
인공지능 기술의 진화로 인해 인간의 지적 노동 가치가 재정의되면서 단순 지식 습득을 넘어선 새로운 인재상이 요구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방송된 '인재전쟁2' 특강을 통해 AI가 대신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생각 근육, 적응 근육, 공감 근육, 바디 스킬 등 '4가지 근육'을 제시했다. 이는 과거의 정형화된 교육 방식으로는 더 이상 글로벌 기술 패권 전쟁에서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을 반영한 것이다. 특히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에이전틱 AI' 시대에는 개인의 역량 차이가 AI 활용 여부에 따라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정 분야의 전문성만을 강조하던 스페셜리스트의 시대는 가고 다양한 영역을 융합하는 제너럴리스트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최 회장은 인간과 AI가 공존하는 새로운 시스템과 사회 구조를 설계할 수 있는 인재가 미래 사회의 주역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재의 정의가 달라지는 만큼 개인은 기존의 학습 관행에서 벗어나 AI를 도구로 삼아 가치를 창출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 경영뿐 아니라 국가 시스템 전반의 혁신을 요구하는 중대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생각 근육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문제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질문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지식을 단순히 암기하고 시험을 치르는 훈련은 이미 AI가 인간을 압도하고 있는 영역이다. 이제는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지 근본적인 의문을 던지고 사고를 확장하는 능력이 개인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지표가 되었다. 문제 해결을 위한 논리적 사고력은 AI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인간의 가장 강력한 무기 중 하나로 꼽힌다.
적응 근육과 회복력은 급변하는 기술 환경에서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서는 유연성을 뜻한다. 기술의 생애 주기가 짧아지면서 누구나 실패를 경험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실패 이후에도 새로운 선택을 이어가고 변화된 환경에 빠르게 동화되는 능력은 조직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는 필수 요소다. 이러한 회복 탄력성은 단순한 개인의 성품을 넘어 기업과 국가가 장려해야 할 사회적 자본으로 간주된다.
인간만이 보유한 고유한 공감 능력은 AI가 모방하기 어려운 영역이자 미래의 핵심 경쟁력이다. AI의 공감은 데이터에 기반한 제한적 수준에 머물러 있어 타인의 감정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연대하는 인간의 능력과는 차원이 다르다. 사람을 즐겁게 하거나 위로를 주는 음악, 미술, 스포츠 등의 신체 활동인 '바디 스킬' 또한 인간만이 창출할 수 있는 고유 가치로 분류된다. 신체적 활동을 통해 전달되는 진정성은 AI 시대에 더욱 희소성을 갖게 될 전망이다.
국가적 차원에서의 AI 경쟁력은 속도와 규모, 그리고 안전이라는 세 가지 기둥 위에 세워져야 한다. 한국이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술 발전의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대규모 인프라와 투자를 과감하게 확충해야 한다. 글로벌 기업들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자본의 집중 투자는 시장 경제의 효율성 측면에서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동시에 국민이 안심하고 기술을 이용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일도 정부의 시급한 과제로 지목된다.
최 회장은 특강에서 "지식을 빨리 습득하고 시험을 잘 치르기 위한 훈련은 이제 AI로 대체된다"며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스스로 질문하고 사고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교육 시스템의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함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기업 또한 인재 채용과 육성 방식에 있어 기존의 스펙 중심에서 벗어나 이러한 4대 역량을 검증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논리다.
다만 이러한 급격한 기술 중심의 인재상 변화가 디지털 소외 계층을 양산하고 사회적 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AI 활용 능력에 따른 임금 격차와 고용 불안정은 시장 질서를 교란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기술적 효율성만을 추구하다 보면 인간 존엄성이나 사회적 합의가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따라서 기술 발전의 혜택이 사회 전반에 고르게 확산될 수 있는 보완책 마련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향후 AI 시대의 패권은 인프라 구축의 속도와 이를 운영할 창의적 인재 확보 여부에 달려 있다. 민관이 협력하여 대규모 AI 인프라를 구축하고 사회·제도적 기반을 공고히 하는 작업이 시급하다. 개인 또한 스스로를 끊임없이 재교육하여 AI와 공존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자기 주도적 태도가 요구된다. 국가와 기업, 개인이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변화에 대응할 때만이 AI 시대의 진정한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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