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재판 불출석 패소' 권경애 변호사, 유족에 6500만원 배상 책임 최종 확정

이겨례 기자
'재판 불출석 패소' 권경애 변호사, 유족에 6500만원 배상 책임 최종 확정
©연합뉴스

 

학교폭력 피해자 유족을 대리하면서 재판에 세 차례나 불출석해 소송을 패소하게 만든 권경애 변호사가 유족에게 6,500만 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최종 확정되었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번 판결은 전문직의 직무 유기가 의뢰인의 재판받을 권리를 본질적으로 훼손했다는 점을 명확히 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권 변호사가 법적 책임의 마침표를 찍게 됨에 따라 법률 대리인의 성실 의무와 직업윤리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다시금 거세질 전망이다.

권경애 변호사가 학교폭력 피해자 유족에게 6,50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확정되며 법조계의 직무 유기에 대한 엄중한 법적 단죄가 내려졌다. 이번 결정은 변호사가 기본적인 성실 의무를 저버려 의뢰인의 재판받을 권리를 근본적으로 박탈한 행위에 대해 사법부가 명확한 배상 책임을 인정한 결과다. 유족 측은 변호사의 무책임한 행정 처리로 인해 8년여간 이어온 법정 투쟁이 허무하게 무너지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사법부는 변호사의 과실과 의뢰인의 정신적 피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며 사회적 통념에 부합하는 배상액을 산정했다.

사건의 발단은 권 변호사가 고(故) 박주원 양의 어머니 이기철 씨를 대리해 제기한 학교폭력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항소심 과정에서 발생했다. 권 변호사는 2022년 9월부터 11월 사이 열린 항소심 재판에 세 차례나 연달아 불출석하며 유족의 항소를 기각시키는 치명적인 과오를 범했다. 민사소송법상 대리인이 3회 이상 출석하지 않으면 소를 취하한 것으로 간주되는 규정을 법률 전문가가 간과한 결과다. 이로 인해 1심에서 일부 승소했던 판결마저 뒤집히며 유족은 최종 패소라는 참담한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피해자 유족인 이기철 씨는 변호사의 불출석 사실을 수개월이 지나서야 통보받는 등 정보의 불투명성으로 인한 극심한 2차 가해를 입었다. 이 씨는 대한변호사협회 회관 앞에서 열린 징계위원회 당시 취재진과 인터뷰하며 "변호사가 재판에 안 가서 졌다니 이게 나라냐"며 오열하는 등 무너진 사법 신뢰에 대해 절규했다. 유족은 권 변호사를 상대로 2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며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섰다. 법원은 재판의 승소 가능성과 위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6,500만 원의 최종 배상 금액을 결정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변호사 대리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에 대한 사법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입을 모은다. 서초동의 한 중견 변호사는 "변호사의 성실 의무는 수임 계약의 핵심이며, 이를 위반해 재판 기회를 박탈한 것은 단순한 업무 실수를 넘어선 계약 파기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 판결이 향후 유사한 전문직 과실 소송에서 위자료 산정의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률 서비스의 질을 담보하기 위한 변호사 업계의 자정 노력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배상액이 유족이 겪은 8년간의 고통과 사법적 억울함을 달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비판적 시각을 제기한다. 재판부가 승소 가능성에 대한 엄격한 증명을 요구하면서 실제 배상액이 청구액보다 대폭 삭감된 점은 피해자 구제의 현실적 한계를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다만 법적 안정성과 기존 판례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6,500만 원이라는 금액은 현행법 체계 내에서 도출 가능한 합리적 수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감정적인 호소보다는 법리적 근거에 기반한 배상 절차가 이행되어야 한다는 논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이번 확정 판결 이후 변호사 과실에 대한 징계 강화와 피해 구제 제도 개선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소속 변호사의 윤리 교육을 강화하고 재판 불출석과 같은 중대 과실에 대한 내부 징계 수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의뢰인들 역시 변호사 선임 시 과거 징계 이력이나 평판을 꼼꼼히 확인하는 등 자기 방어적 태도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치 국가에서 대리인의 무책임이 사법 정의를 훼손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권 변호사 사례는 법률 전문가의 불성실이 한 개인의 삶과 사법 체계 전체에 얼마나 큰 해악을 끼칠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사법부는 이번 판결을 통해 전문가의 책임이 권한에 비례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유족은 배상금 수령과는 별개로 학교폭력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높이는 활동을 지속할 계획이다. 향후 법조계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의뢰인과의 신뢰를 회복하고 전문직으로서의 본분을 다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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