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금융당국의 가상자산 거래소 영업 일부정지 제재에 대해 다시 한번 제동을 걸며 시장의 급격한 혼란을 차단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코인원이 금융정보분석원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여 본안 판결 후 30일까지 제재 효력을 중단시키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업비트와 빗썸에 이어 국내 주요 거래소 모두가 당국의 행정 처분으로부터 일시적인 법적 보호를 받게 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0부는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이 금융정보분석원(FIU)을 상대로 제기한 영업 일부정지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번 결정은 금융당국이 부과한 3개월의 영업 일부정지 제재가 기업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힐 수 있다는 판단에 근거한다. 법원은 본안 소송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해당 제재의 효력을 정지함으로써 거래소의 정상적인 영업권을 우선적으로 보장했다.
재판부는 제재 효력을 즉각 정지하지 않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타격과 긴급한 예방 필요성을 심도 있게 검토했다. 특히 가까운 시일 내에 상장법인 등의 가상자산 거래시장 참여가 허용될 예정이라는 점이 이번 인용 결정의 핵심적인 배경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시장 변화의 변곡점에서 신규 고객 유치가 제한될 경우 코인원이 입게 될 타격은 단순한 금전적 손실을 넘어선다는 분석이다.
코인원의 열악한 재무 구조 역시 법원의 판단을 뒷받침하는 주요 지표로 인용되었다. 해당 거래소는 최근 4년간 지속적인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시장 점유율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영업이 정지될 경우 회생 불가능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법원은 설령 향후 본안 심리에서 처분이 취소된다 하더라도 이미 발생한 영업적 손실을 사후에 회복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았다.
금융정보분석원은 코인원이 특정금융정보법상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의 거래금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하여 강도 높은 제재를 내린 바 있다. 당국은 코인원이 고객 확인 의무 등을 포함해 총 9만 건의 법규를 위반한 것으로 파악하고 영업 일부정지 3개월과 과태료 52억 원을 부과했다. 영업 일부정지는 신규 고객의 외부 가상자산 입출고 업무를 전면 중단시키는 강력한 행정 처분에 해당한다.
해당 제재는 원래 지난달 29일부터 적용될 예정이었으나 코인원 측의 신속한 법적 대응으로 집행이 보류되어 왔다. 코인원은 제재 적용 이틀 전인 지난달 27일 행정 소송 제기와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하며 법적 방어권을 행사했다. 법원의 이번 결정은 당국의 규제 집행 속도보다는 피규제 기관의 소명 기회와 실질적인 피해 방지를 우선시한 결과로 풀이된다.
가상자산 업계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가 법원에서 가로막힌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법원은 빗썸이 금융정보분석원으로부터 받은 영업 일부정지 6개월 처분에 대해서도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한 바 있다. 빗썸과 당국 양측은 현재 본안 소송의 첫 변론기일 지정을 기다리며 치열한 법리 다툼을 예고하고 있는 상태다.
업계 1위 사업자인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역시 유사한 법적 절차를 밟으며 당국과 대립하고 있다. 두나무는 지난해 3월 영업 일부정지 3개월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받은 데 이어 지난달 본안 소송 1심에서도 승소했다. 금융정보분석원이 1심 결과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함에 따라 양측의 법적 공방은 이제 2심 재판부의 판단을 기다리게 되었다.
금융당국은 시장 질서 확립과 자금세탁 방지를 위해 엄격한 법 집행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정금융정보법 위반 사례가 수만 건에 달하는 상황에서 행정 처분이 지연될 경우 규제의 실효성이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당국은 거래소들의 위반 행위가 엄중한 만큼 본안 소송을 통해 제재의 정당성을 끝까지 입증하겠다는 방침이다.
재판부는 이번 효력 정지 결정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적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재판부는 "처분의 위법성 여부는 본안 심리를 통해 면밀히 판단해야 할 영역"이라며 "효력 정지로 인해 공공의 이익이 심각하게 훼손된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판시했다. 이는 행정 처분의 정당성 여부를 떠나 절차적 정당성과 기업의 생존권을 균형 있게 고려한 판단으로 해석된다.
향후 가상자산 시장은 본안 소송 결과에 따라 규제 환경의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주요 거래소들이 모두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을 끌어냄으로써 당분간은 정상적인 영업 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 다만 본안 소송에서 당국의 제재가 최종 확정될 경우 거래소들은 막대한 과태료 부담과 함께 영업권 제한이라는 경영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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