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정치 지형의 핵심 승부처인 낙동강 벨트 김해와 양산에서 여야 후보들이 6·3 지방선거 전 마지막 주말 유세를 통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역대 선거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두 지역의 결과는 이번 지방선거 전체 민심을 가늠하는 결정적 척도가 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실질적 탈환을 목표로 세를 결집하고 있으며 국민의힘은 수성을 통해 지역 주도권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경남 동부권의 정치적 요충지인 김해와 양산은 여야 모두 물러설 수 없는 배수의 진을 친 지역으로 분류된다. 6·3 지방선거를 불과 나흘 앞둔 30일 각 후보는 유권자 표심을 잡기 위해 지역구 전역을 누비며 막판 스퍼트를 올리고 있다. 이번 선거 결과는 향후 지역 정계 개편은 물론 차기 대선 전초전 성격의 민심 향방을 확인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김해시장 선거는 역대 전적에서 보수와 민주 진영이 팽팽하게 맞서온 대표적인 격전지다. 1995년 민선 1기부터 4기까지는 보수 진영이 단체장직을 독식했으나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치러진 네 번의 선거에서는 민주 진영이 모두 승리하며 지형이 급변했다. 그러나 가장 최근인 민선 8기 선거에서 국민의힘 홍태용 후보가 55.6%의 득표율로 44.4%에 그친 민주당 허성곤 후보를 꺾고 당선되면서 보수 진영이 다시 고지를 탈환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정영두 김해시장 후보는 골목 유세와 대규모 합동 유세를 병행하며 김해의 역동적인 변화를 약속하고 있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부터 지역 골목 곳곳을 다니며 지지를 호소한 데 이어 오후에는 삼방동 한양마트와 삼계동 수리공원 인근에서 집중 유세를 펼친다. 민홍철 의원과 정태호 의원 등 당 지도부급 인사들이 대거 합류해 힘 있는 김해 발전을 위한 여당 프리미엄을 강조할 방침이다.
정 후보는 유세 현장에서 김해의 정체된 흐름을 끊고 새로운 도약을 이뤄내야 한다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 그는 "이번 선거는 극우 내란 세력 부활을 막고 김해를 더 크고 함께 잘 사는 지역으로 만들기 위한 중요한 선거"라며 "집권 여당과 유기적으로 협업해 정체된 김해를 역동적으로 바꿔 함께 잘 사는 김해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전통적 지지층을 결집하는 동시에 변화를 갈망하는 중도층의 표심을 자극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에 맞서는 국민의힘 홍태용 후보는 시정의 연속성과 중단 없는 발전을 기치로 내걸고 수성 전략을 펼치고 있다. 홍 후보는 장유 지역 순회와 내외동 먹자골목 야간 유세를 통해 시민들과의 접점을 최대한 넓히는 행보를 보였다. 김용태 의원과 동행하며 지난 4년간의 시정 성과를 부각하고 검증된 행정력을 바탕으로 김해의 미래를 책임질 적임자임을 자처하고 있다.
홍 후보는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에게 지난 임기 동안의 성과가 멈추지 않고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호소했다. 그는 "주말을 비롯해 남은 기간 최대한 지역을 돌면서 시민들을 많이 만나 제 진심을 설명해 드릴 것"이라며 "지난 4년간 추진해 성과를 거둔 김해 발전이 멈추지 않고 이어질 수 있게 시민들이 현명하게 평가해달라"고 밝혔다. 이는 현직 시장으로서의 안정감을 강조하며 보수 표심을 공고히 하려는 전략이다.
또 다른 낙동강 벨트의 핵심인 양산시 역시 여야 후보 간의 치열한 접전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양산은 2018년 민선 7기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것을 제외하면 전통적으로 보수 진영과 무소속 후보들이 강세를 보여온 지역이다. 그러나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하며 정치적 상징성이 커진 데다 경남 평균보다 낮은 45세의 평균 연령층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민주당 조문관 양산시장 후보는 시민 중심의 행정 혁신을 앞세워 실질적인 시장직 탈환을 노리고 있다. 조 후보는 사전 투표 기간임을 고려해 요란한 유세 대신 조용한 거리 순회와 맞춤형 유세 지역 선정을 통해 내실 있는 선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는 사전 투표율 현황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며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동시에 새로운 양산을 위한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중이다.
조 후보는 행정의 투명성과 시민 참여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며 유권자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그는 "몇몇 특정인이 아닌, 시민 목소리가 행정에 반영되고 시민이 중심인 행정을 만들겠다"며 "양산의 고인 물을 빼고 깨끗한 새 물을 채울 수 있도록 새 변화를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이는 기존 행정에 대한 피로감을 느끼는 유권자들을 공략하여 혁신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국민의힘 나동연 후보는 징검다리 4선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에 도전하며 검증된 행정 전문가의 위상을 부각하고 있다. 나 후보는 새벽 산악회 인사부터 옛 터미널과 대동아파트 앞 유세까지 강행군을 이어가며 실천하는 능력과 강한 추진력을 강조했다. 그는 양산의 지리와 현안을 누구보다 잘 아는 후보가 시정을 맡아야 지역 발전에 차질이 없다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
나 후보는 시정 운영의 연속성과 안정적인 발전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며 표심을 공략 중이다. 그는 "누구보다 양산을 잘 알고 검증된 후보에게 시정을 맡겨야 한다"며 "실천하는 능력과 강한 추진력으로 중단 없는 양산 발전을 위해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행정의 불확실성을 경계하는 보수층과 실용적 가치를 중시하는 유권자들을 동시에 겨냥한 발언이다.
일각에서는 여야 후보들이 지역의 구체적인 현안 해결보다는 진영 논리에 입각한 구호 정리에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낙동강 벨트라는 상징성에 매몰되어 실제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 밀착형 공약 대결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전이 가열되면서 정책 선거의 본질이 흐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지역 정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향후 선거의 당락은 사전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부동층의 막판 향배와 투표율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해와 양산 모두 외지인 유입이 많고 젊은 층의 비중이 높아 투표 당일의 날씨와 사회적 분위기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여야 지도부는 이번 주말 유세 결과가 전체 선거 판세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지원 화력을 집중하며 마지막까지 사활을 건 승부를 펼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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