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6·3 지방선거 개표방송 기술 전쟁 발발... 지상파 3사 AI·XR 총동원 승부수

김영 기자
6·3 지방선거 개표방송 기술 전쟁 발발... 지상파 3사 AI·XR 총동원 승부수
©연합뉴스

 

지상파 3사가 6·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인공지능과 증강현실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결합한 개표방송 경쟁에 돌입하다. KBS는 국립중앙박물관을 무대로 한 역사적 시각화를, MBC는 화제의 인물과 초고해상도 그래픽을, SBS는 오픈AI와의 기술 협력을 전면에 내세우다. 이번 개표방송은 단순한 수치 전달을 넘어 방송사의 기술적 역량을 집결한 콘텐츠 각축장이 될 전망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6·3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사흘 앞두고 인공지능(AI)과 증강현실(AR), 가상현실(XR) 기술을 총동원한 개표방송 준비를 마쳤다. KBS와 MBC, SBS는 각기 다른 전략적 요충지를 설정하고 유권자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한 대형 스튜디오 설치와 당선 확률 예측 시스템 가동에 박차를 가하다. 이는 단순한 시청률 경쟁을 넘어 공영방송과 민영방송이 가진 데이터 분석 능력과 시각화 기술의 정점을 보여주려는 시도로 풀이되다.

KBS는 개국 이래 처음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을 개표방송의 메인 무대로 선정하여 한국 문화의 상징성을 강조하다. 박물관 중심에 위치한 거울못에 특설무대인 K존을 조성하고 이를 민심을 투영하는 매개체로 활용하여 지방선거의 의미를 시각적으로 구현하다. 지역별 출토 유물을 그래픽으로 활용하여 유권자의 선택이 해당 지역의 자치 결과로 연결되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전달할 계획이다.

메인 스튜디오에는 너비 30m와 높이 7m 규모의 초대형 LED 전광판인 K월을 설치하여 압도적인 정보량과 몰입감을 제공하다. 크레인캠과 무선조종(RC)캠 등 특수 장비로 촬영한 실사 영상에 3D 그래픽을 결합하여 전국 투표율과 지역별 개표 현황을 실시간으로 송출하다. 특히 초접전 지역의 판세는 AI 기술로 복원한 사극 영상으로 제작하여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하다.

선거 분석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 구성된 K토크에는 전현희 의원과 김성태 전 원내대표 등 여야의 상징적 정치인들이 패널로 참여하다. 투표 마감 전후의 긴박한 상황을 분석하고 출구조사 발표 직후에는 각 정당의 반응과 향후 정국 변화를 심도 있게 다루다. 본격적인 개표가 시작되면 김준일 시사평론가 등이 출연하여 수도권과 주요 격전지의 흐름을 정밀하게 해부하다.

MBC는 대형 LED 스튜디오와 AR 그래픽의 유기적 결합을 통해 시각적 극대화를 추구하며 화제성 높은 출연진으로 승부수를 던지다. 가로 33.7m에 달하는 메인 LED와 360도 회전이 가능한 정육면체형 LED 큐브인 큐브M을 활용해 다채로운 데이터 포맷을 선보이다. 모든 영상 콘텐츠는 최대 18K 초고해상도로 제작되어 시청자들에게 실제 현장에 있는 듯한 생동감을 전달하다.

충주시 홍보맨으로 알려진 김선태 씨를 영입하여 지역 균형 발전과 지방선거의 본질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는 코너를 마련하다. 과학 유튜버 궤도와 프랑스 출신 방송인 파비앙이 합류하여 서울 살래 충주 살래라는 제목으로 지역 소멸 문제와 지방자치의 가치를 조명하다. 이는 기존의 딱딱한 선거 방송 틀을 깨고 젊은 층의 유입을 유도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되다.

데이터 분석 부문에서는 2018년 특허를 획득한 당선 확률 예측 프로그램 적중 2026을 고도화하여 신뢰도를 높이다. 축적된 선거 데이터와 실시간 개표 상황을 결합하여 후보들의 당선 가능성을 빠르고 정확하게 산출하여 발표하다. 또한 여론M과 터치M 등 특화된 코너를 통해 여론조사 추이와 지역별 미세한 표심 변화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다.

SBS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한국 법인 오픈AI코리아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AI 기술을 개표방송 전면에 배치하다. GPT-5.5 모델을 기반으로 선거 데이터를 정밀 분석하는 AI 상황실을 운영하여 복잡한 개표 흐름을 명쾌하게 정리하다. 당선 확률 시스템은 서울대 통계학과 김용대 교수팀과 협력하여 개발한 모델을 오픈AI의 코덱스(Codex)로 초고도화하여 정확성을 기하다.

시각적 요소에도 AI 아티스트 최세훈 작가의 창작 이미지를 도입하여 메인 타이틀과 카운트다운 영상을 예술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다. 개표방송의 트레이드마크인 바이폰(실시간 그래픽)에는 처음으로 XR 기술을 접목하여 후보자들이 초인으로 변모하거나 빌런을 응징하는 역동적인 액션을 연출하다. 숏폼 문화를 반영한 국회 챌린지 등 온라인 밈을 적극 활용하여 모바일 세대와의 접점을 넓히다.

정치 고수들의 날 선 토론이 펼쳐질 직격타 코너에는 박지원 의원과 홍준표 전 시장이 출연하여 정국 현안을 두고 설전을 벌이다. 유권자들이 후보자의 공약과 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AI 선거비서 챗봇 서비스를 제공하여 정보 접근성을 극대화하다. 이러한 기술적 시도는 선거라는 엄중한 국가적 행사를 축제의 장으로 승화시키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다만 방송사들의 지나친 기술 경쟁이 선거의 본질인 정책 검증과 후보자 자질 확인을 가릴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하다. 화려한 그래픽과 AI 분석 수치에 매몰되어 정작 유권자가 알아야 할 지역 현안이나 구체적인 공약 비교가 뒷전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다. 시청률 지상주의가 공적 영역인 선거 방송을 예능화한다는 지적은 방송사가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다.

한 방송계 전문가는 "첨단 기술의 도입은 복잡한 선거 데이터를 직관적으로 이해시키는 데 기여하지만, 기술의 화려함이 정당과 후보자의 공약을 가리지 않도록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다. 기술은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수단일 뿐이며 개표방송의 핵심은 정확한 정보 전달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되새기는 데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이번 6·3 지방선거 개표방송은 각 방송사가 보유한 IT 기술력과 콘텐츠 기획력이 총체적으로 시험대에 오르는 무대가 될 것이다. AI와 XR 등 신기술이 선거 보도의 패러다임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그리고 그것이 유권자의 알 권리 충족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되다. 방송사들은 개표 종료 시까지 데이터의 무결성을 유지하며 기술과 저널리즘의 조화를 증명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6·3#지방선거#개표방송#기술#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