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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코스피 44조 '역대급 손절'…삼성·하이닉스 팔고 코스닥 혁신기업 담았다

정휘 기자
외국인 코스피 44조 '역대급 손절'…삼성·하이닉스 팔고 코스닥 혁신기업 담았다
©연합뉴스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달 코스피 시장에서 44조 7,150억 원을 순매도하며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하다. 전체 매도액의 82%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에 집중된 가운데, 외국인 자금은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코스닥 시장으로 대거 이동하다. 개인 투자자들은 외국인이 쏟아낸 물량을 받아내며 35조 원 규모의 사상 최대 순매수를 기록해 시장 하방을 지지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달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매도 폭탄을 쏟아내며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9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총 44조 7,150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난 3월의 종전 기록인 35조 7,477억 원을 두 달 만에 넘어섰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 7일부터 29일까지 16거래일 연속 '팔자' 기조를 유지하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가장 긴 순매도 행진을 기록하다.

이번 매도세는 올해 코스피 지수가 101% 급등한 데 따른 차익 실현 욕구와 반도체 업황의 정점 통과 우려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외국인 순매도 상위 1위와 2위는 각각 SK하이닉스(20조 7,160억 원)와 삼성전자(16조 270억 원)가 차지했으며, 이들 두 종목의 매도 합계액은 전체 코스피 순매도액의 82%에 달하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164%, 258% 급등하며 단기 주가 부담이 커진 점이 외국인 이탈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외국인이 내놓은 매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내며 코스피 시장에서 사상 최대인 35조 940억 원을 순매수하다. 이는 외국인의 '셀 코리아' 전략에 맞서 국내 개인 자금이 시장의 유동성을 공급하며 지수 급락을 방어하는 버팀목 역할을 수행했음을 의미하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업황에 대한 시각 차이가 외국인과 개인 사이의 유례없는 수급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다.

유가증권시장과 달리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의 강력한 '바이 코리아' 흐름이 나타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다. 외국인은 이달 코스닥 시장에서 2조 8,370억 원을 순매수하며 2023년 7월의 기록을 경신하고 역대 최대 순매수액을 달성하다. 이러한 흐름은 최근 출시된 '국민성장펀드'가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사 등 혁신 기업에 집중 투자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되다.

국민참여성장펀드는 민간 자금 6,000억 원과 정부 재정 1,200억 원을 결합해 첨단 산업 분야의 혁신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구조로 설계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민성장펀드 출시로 제약·바이오, 로봇, 우주 항공 등 첨단 산업 기업들로 자금 공급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가 부각됐다"며 "코스닥은 성장주 비중이 높아 정책 모멘텀이 코스피보다 강하게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하다. 외국인은 코스닥 시장에서 파두(4,370억 원)를 가장 많이 담았으며 에코프로비엠, 에이비엘바이오 등에도 자금을 투입하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코스피 이탈을 시장 전체의 위기보다는 포트폴리오 재조정 과정으로 평가하면서도 향후 변동성에 주의를 당부하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외국인의 자금 흐름은 본격적인 비중 축소보다는 리밸런싱 수준으로 보이며, 외국인 투자 풀은 여전히 코스피에 치중되어 있다"고 평가하다. 다만 코스닥으로의 자금 이동이 장기적인 추세로 굳어질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반도체주의 주가 고점이 실적 정점보다 앞서 나타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오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의 주가 고점은 통상 영업이익 전망치가 하향 수정되기 2~3분기 이전에 발생한다"며 "내년 중 이익 피크아웃이 예상되는 만큼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주가 고점이 형성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제언하다. 이는 현재의 공격적인 개인 매수세가 향후 주가 조정 국면에서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하다.

결론적으로 현재 시장은 반도체 중심의 코스피 차익 실현과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코스닥으로의 자금 순환매가 동시에 일어나는 과도기적 단계에 있다. 투자자들은 외국인의 수급 변화가 일시적 리밸런싱인지 혹은 추세적 이탈인지를 면밀히 주시하며 자산 배분 전략을 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특히 연말 이후 예상되는 반도체 사이클의 변화와 정책 펀드의 실제 집행 규모가 향후 증시 향방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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