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 3명을 5년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원지역 문화예술단체 전 대표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이 최종 확정됐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조직 내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며 피해자들에게 위력을 행사했다는 원심의 판단에 법리적 오해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피해자들을 협박하며 2차 가해를 저지른 후임 대표 역시 벌금형을 확정받으며 사법적 단죄가 마무리됐다.
대법원 2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강원지역 문화예술단체 전 대표 A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이번 판결은 문화예술계 내부의 수직적 위계 구조를 악용한 성범죄에 대해 사법부가 엄중한 잣대를 적용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피고인 A씨는 해당 단체의 창립 멤버이자 전임 대표로서 단원들의 생사여탈권을 쥔 절대적인 지위를 수년간 남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피고인 A씨의 범행은 지난 2017년 10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약 5년에 걸쳐 조직적이고 반복적으로 이루어졌다. 재판 과정에서 밝혀진 범죄 사실에 따르면 A씨는 총 7차례에 걸쳐 여성 예술단원 3명을 강제로 추행했다. 피해자들은 단체 내에서 A씨가 행사하는 압도적인 영향력 때문에 즉각적인 저항이나 공론화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법부는 피해자들의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이라는 점을 유죄 판결의 핵심 근거로 삼았다. 1심 법원은 피해자가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진술하기 어려울 정도로 범행 당시의 상황과 일시를 정확하게 특정하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A씨가 피해자의 손을 잡으며 부적절한 발언을 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 등 객관적인 증거가 피해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피고인의 왜곡된 성 인식을 강하게 질타하며 조직 내 위력 행사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1심 재판부는 "A씨는 지극히 낮은 정도의 성 인지 감수성을 보이고 있으며 단체 내 지배력이 더해져 자신의 행위가 문제라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한 "피고인은 오랜 기간 단체의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며 피해자들의 즉각적인 항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성적으로 거친 언행을 거리낌 없이 행사했다"고 판시했다.
지속적인 성폭력 범죄로 인해 피해자들이 입은 정신적·육체적 고통은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힘든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들은 사건 이후 수면장애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 심각한 후유증을 호소하며 장기간 심리 상담과 치료를 병행해 왔다. 법원은 이러한 피해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피고인에 대한 실형 선고와 법정 구속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과정에서도 피고인 A씨는 피해자들의 진술이 자신을 모함하기 위한 허위 주장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태도를 유지했다. A씨 측 변호인은 목격자들의 증언 역시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논리를 펼쳤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증거와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을 가질 만한 모순이 발견되지 않으며 이는 통상적인 직장 동료 사이의 신체 접촉 범위를 명백히 벗어난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번 사건은 가해자 개인의 일탈을 넘어 조직 차원의 2차 가해 문제로까지 확산되며 사회적 공분을 샀다. A씨의 뒤를 이어 대표직을 수행한 B씨는 피해자들이 사건을 공론화하려 하자 법적 책임을 묻겠다며 단원들을 협박한 혐의로 함께 재판을 받았다. B씨는 2023년 2월경 성폭력 피해 사실을 알릴 경우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취지의 고지를 하며 피해자들의 입을 막으려 시도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B씨에 대해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하며 조직적 은폐 시도에 경종을 울렸다. 재판부는 "B씨는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기보다 단체의 경제적 손실을 막는 데만 급급해 대표의 권한을 남용했다"며 "이러한 행위는 피해자들에게 발생한 2차 피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고 비판했다. 조직의 이익을 보호한다는 명분 아래 범죄 사실을 묵인하고 피해자를 압박하는 행태가 사법 처벌의 대상임을 명확히 한 것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피해자들의 신고가 범행 발생 시점으로부터 상당 기간 지난 후에 이루어졌다는 점을 들어 진술의 오염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피고인 측 역시 이러한 시간적 간극을 파고들며 무죄를 주장했으나 대법원은 피해자가 처한 특수한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고 보았다. 위계가 뚜렷한 예술계 특성상 피해자가 즉각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인정한 판단으로 풀이된다.
법조계 전문가는 "이번 판결은 성인지 감수성이 결여된 권력자가 조직 내에서 저지르는 범죄에 대해 대법원이 내린 단호한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신체적 접촉의 유무를 넘어 가해자가 가진 사회적 지위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얼마나 억압했는지를 면밀히 살핀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는 향후 유사한 문화예술계 내 성폭력 사건의 양형 기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문화예술계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폐쇄적인 조직 문화를 개선하고 성폭력 예방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 공적 자금이 투입되는 예술 단체에서 가해자의 작품이 상영되는 등 피해자에게 추가적인 고통을 주는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한 검증 시스템이 요구된다.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내려진 만큼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과 일상 복귀를 위한 지역 사회의 다각적인 지원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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