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육지화 위기 딛고 생태 보고로 부활한 '강릉 순포습지', 강원도 6월의 명소 낙점

이겨례 기자
육지화 위기 딛고 생태 보고로 부활한 '강릉 순포습지', 강원도 6월의 명소 낙점
©연합뉴스

 

강원특별자치도가 멸종위기 야생생물 순채의 서식지이자 동해안의 대표적 석호인 강릉 순포습지를 '6월의 지질·생태명소'로 최종 선정했다. 과거 1920년대 대비 면적이 70% 가까이 급감하며 소멸 위기에 처했던 순포습지는 대규모 복원 사업을 통해 생물다양성을 회복하고 현재는 지역의 핵심 생태 자산으로 자리매김했다.

강원특별자치도는 동해안 석호의 생태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지역 자연 자원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강릉시 순포습지를 올해 6월을 대표하는 지질 및 생태명소로 공식 발표했다. 이번 선정은 순포습지가 보유한 지질학적 희귀성과 더불어 지난 수년간 진행된 복원 사업의 성과를 행정적으로 공인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순포습지는 단순한 호수를 넘어 담수와 해수가 공존하는 독특한 환경을 구축하며 동해안 생태계의 완충 지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질학적 관점에서 순포습지는 동해로 유입되는 소하천 하구가 사빈이라 불리는 백사장의 발달로 막히면서 형성된 전형적인 석호성 습지의 특성을 보여준다. 오랜 세월 동안 파도와 바람이 만들어낸 모래톱이 하구의 입구를 차단하면서 내륙에 갇힌 호수가 형성되었고, 이는 동해안 지형 발달사를 연구하는 데 있어 중요한 학술적 가치를 지닌다. 이러한 형성 과정은 순포습지만의 독특한 수질 환경을 조성하여 다양한 동·식물이 공존할 수 있는 최적의 생태적 토대를 마련했다.

순포습지의 생태적 위상은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순채를 비롯한 다채로운 수생식물과 철새들의 서식 환경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습지 내에 군락을 이루고 있는 순채는 수질 오염에 민감한 지표 종으로서, 순포습지의 환경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방증하는 생태적 징표다. 또한 계절마다 찾아오는 다양한 철새들에게 휴식처와 먹이를 제공함으로써 한반도 동해안 축의 생물다양성 보전에 핵심적인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순포습지는 인간의 간섭과 자연적 변화로 인해 심각한 소멸 위기를 겪으며 환경 보전의 중요성을 시사하는 사례가 되었다. 1920년대 당시 약 8만9천㎡에 달했던 습지 면적은 무분별한 개발과 자연적인 육지화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2000년대 들어 약 2만6천㎡ 수준까지 대폭 축소되었다. 이는 원형의 약 30% 수준만 남은 것으로, 습지로서의 기능을 상실할 뻔한 절체절명의 순간이었으나 행정 당국의 선제적인 복원 의지가 생태적 반전을 이끌어냈다.

강원특별자치도는 습지의 완전한 소멸을 막기 위해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약 7년에 걸쳐 집중적인 복원 사업을 추진하며 생태계 회복의 기틀을 닦았다. 이 과정에서 습지 면적을 인위적으로 확대하고 수생식물의 자생 환경을 개선하는 등 생물다양성 회복을 위한 과학적 공법이 동원되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2016년에는 강원특별자치도 지정 습지보호지역으로 명명되며 법적·제도적 보호망 아래 놓이게 되었고, 이는 습지 보전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현재 순포습지는 인근의 경포호와 가시연 습지, 그리고 경포대와 오죽헌 등 강릉의 주요 관광 자원과 연계되어 고부가가치 생태관광의 거점으로 거듭나고 있다. 단순히 자연을 보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환경 교육의 장으로 활용함으로써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방문객들은 현장에서 운영되는 자연환경 해설 프로그램을 통해 석호의 형성 원리와 습지 보전의 경제적·환경적 가치를 직접 체험하며 환경 의식을 고취하고 있다.

현장 행정을 총괄하는 강원특별자치도 관계자는 "강릉 순포습지는 동해안 석호습지의 생태적 가치와 지역의 역사 및 문화가 정교하게 어우러진 소중한 자연 자산이다"라며 "초여름의 싱그러운 자연 속에서 순포습지만의 특별한 생태환경과 아름다운 풍경을 직접 경험하며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는 공공 자산으로서의 자연을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후 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과 주변 환경 변화가 석호의 수질과 생태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복원 사업을 통해 외형적인 면적은 회복했으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질 오염원의 유입을 차단하고 외래종 침입을 막는 등의 사후 관리 효율성이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계적인 보전을 넘어 데이터 중심의 정밀한 생태 관리가 수반되어야만 순포습지의 진정한 가치를 유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향후 순포습지는 강원권 생태 관광 벨트의 핵심 축으로서 더욱 고도화된 보전 및 활용 정책이 적용될 전망이다. 강원특별자치도는 이번 명소 선정을 계기로 순포습지의 지질학적 가치를 홍보하는 한편, 탐방로 정비와 교육 콘텐츠 확충을 통해 국내외 관광객 유치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자연 자본의 효율적 관리가 지역 브랜드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순포습지가 마주한 향후 과제이자 기회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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