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3,987억 투입 'ITX-마음' 146칸 신규 발주... 저가 수주 폐단 끊고 적기 도입 총력

이겨례 기자
3,987억 투입 'ITX-마음' 146칸 신규 발주... 저가 수주 폐단 끊고 적기 도입 총력
©연합뉴스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가 노후 무궁화호를 대체할 간선형 전기동차 ITX-마음 146칸을 3,987억 원 규모로 신규 발주하며 열차 운행 정상화에 속도를 낸다. 이번 사업은 그간 철도 차량 업계의 고질적 병병으로 지적된 저가 입찰에 따른 납품 지연을 막기 위해 기존 경쟁 입찰 대신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을 전격 도입한 것이 핵심이다. 2030년까지 순차 도입될 신규 열차는 에너지 절감 기술과 승객 편의 사양을 대폭 강화하여 일반열차 서비스의 질적 도약을 도모한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는 노후화된 무궁화호를 대체하고 일반열차 운행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간선형 전기동차(EMU-150) 총 146칸에 대한 신규 구매 입찰을 다음 달 1일 공고한다. 총사업비 3,987억 원이 투입되는 이번 대규모 발주는 국민의 이동권 보장과 철도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실무적 결단으로 평가된다. 양 기관은 2030년까지 차량 도입을 완료한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확정하고 철도 인프라 현대화 작업에 본격 착수하였다.

이번 신규 차량 도입 사업은 다음 달 23일 입찰 제안서 마감 후 평가와 협상을 거쳐 오는 7월 초 최종 계약을 체결하는 일정으로 신속하게 진행된다. 실제 차량 인도는 제작 기간을 고려하여 2029년 하반기부터 시작될 예정이며 2030년까지 모든 물량의 배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무궁화호의 퇴역 주기에 맞춘 적기 교체를 통해 전력 공급 공백을 최소화하고 철도 이용객의 불편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려는 조치다.

정부는 이번 계약에서 기존의 2단계 경쟁 입찰 방식을 폐기하고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을 채택하여 시장 질서 바로잡기에 나섰다. 과거 EMU-150 차량 구매 과정에서 발생한 무리한 저가 투찰 경쟁은 결국 제작사의 경영 악화와 납품 지연, 품질 저하라는 악순환을 초래하며 국가 기간망 운영에 차질을 빚었다. 가격 중심의 평가 체계에서 벗어나 기술력과 계약 이행 능력을 종합적으로 검증함으로써 철도 제작 생태계의 건전성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국철도공사는 입찰 과정의 투명성과 제작사의 책임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업체 평가 기준을 대폭 강화하며 시장 기강 확립을 선언하였다. 납품 기한을 준수하지 못한 업체에 대한 감점 폭을 확대 적용하고 퇴직자가 재취업한 업체에 대해서는 감점 제도를 신설하여 유착 의혹을 사전에 차단한다. 입찰 담합 등 공정거래 위반 행위에 대해서도 강력한 페널티를 부과하여 법치와 공정 경쟁이 살아있는 수주 환경을 조성할 방침이다.

새롭게 도입되는 ITX-마음 차량에는 최신 에너지 절감 기술과 지능형 운행 시스템이 탑재되어 운영 효율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한다. 소비전력측정장치와 DAS로 불리는 운전자 보조시스템이 새롭게 적용되어 탄소 배출 저감과 정밀한 운행 관리를 지원하게 된다. 이용객의 편의를 고려하여 좌석 무릎 각도를 기존 100도에서 120도로 확대 설계하는 등 실질적인 서비스 개선 사항도 이번 발주 사양에 포함되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는 기존 제작사와의 계약 해지로 발생한 잔여 184칸에 대해서도 내년 중 추가 발주를 검토하며 공급망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는 무궁화호의 정밀안전진단 통과 여부와 상관없이 노후 차량의 교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현장의 시급성을 반영한 결과다. 양 기관은 별도의 태스크포스를 구성하여 무궁화호 리모델링과 신차 도입 사이의 과도기적 안전 대책을 병행 추진하며 운영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이 대형 제작사 중심의 시장 독점을 심화시키거나 조달 단가 상승으로 인한 예산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신중론을 제기한다. 가격 경쟁 요소가 약화될 경우 국가 재정 운용의 효율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지적이나 정부는 적기 도입을 통한 사회적 편익 증대가 더 크다는 판단을 내렸다. 철도 산업계 내부에서도 무분별한 저가 수주보다는 적정 이윤 보장을 통한 기술 혁신 유도가 시급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 김태병 철도국장은 "현행 계약 제도의 문제점과 한계를 면밀히 점검하여 철도차량 입찰제도를 선진화하는 연구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단발성 발주에 그치지 않고 제도적 틀 자체를 글로벌 표준에 맞춰 개선하여 철도 제작 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정부의 장기적 전략을 시사한다. 정부는 향후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철도 차량 공급망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토대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3,987억 원 규모의 대형 발주는 침체된 국내 철도 제작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시에 철도 서비스 혁신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30년까지 이어지는 순차적 도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공정 관리 변수를 선제적으로 통제하는 것이 향후 국토부와 코레일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국가 기간 교통망 확충은 시장의 효율성과 법치의 원칙 아래 차질 없이 완수되어야 할 국가적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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