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1분기 3.6%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을 기록하며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긴축적 통화정책 운용에 강력한 동력을 확보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실질 국내총소득(GDI)이 12.3% 급증하는 등 견고한 성장세가 확인됨에 따라 통화정책 조정의 장애물이 사실상 제거되었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이는 반도체 수출 호조가 에너지 가격 충격을 상쇄하며 명목 GDP를 끌어올려 가계 및 공공부채 비율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을 뒷받침한다.
한국은행은 견고한 경제 성장 지표를 바탕으로 향후 물가 안정을 위한 통화정책 운용의 폭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1일 열린 국제콘퍼런스에서 한국의 성장이 굉장히 강력하다는 점을 전제로 통화정책 조정에 있어 과거와 같은 딜레마가 줄어들었음을 강조했다. 이러한 발언은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가 시사했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재차 확인한 것으로 시장 질서 확립을 위한 한은의 의지를 드러낸다.
실질 국내총소득의 기록적인 상승은 수출 품목의 경쟁력이 대외 변동성을 극복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핵심 지표다. 지난 1분기 한국의 실질 GDI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12.3%를 기록하며 실질 GDP 성장률인 3.6%를 크게 상회하는 기염을 토했다. 통상 유가 상승기에 교역 조건 악화로 GDI가 GDP보다 둔화하는 양상과 달리 이번에는 반도체 수출이 에너지 수입 비용 부담을 완전히 상쇄한 결과로 풀이된다.
반도체 산업의 압도적인 실적 개선은 국가 전체의 명목 GDP 수치를 상향 조정하는 강력한 엔진 역할을 수행한다. 신 총재는 아주 강력한 반도체 수치가 명목 GDP 성장률을 견인할 것이며 이는 경제 전반의 건전성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명목 GDP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분모 효과를 통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나 공공부채 비율이 하락하는 유익한 거시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국 경제의 산출 갭이 플러스( ) 영역으로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은 수요 측면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함을 시사한다. 실질 GDP가 잠재 GDP를 넘어서는 산출 갭 플러스 상태에서는 경기가 과열 양상을 보일 수 있어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통화 관리가 요구된다. 신 총재는 주택 가격과 가계부채, 환율 등 모든 주요 경제 지표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어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고 평가했다.
유럽과의 경제 구조적 차이점은 한국이 보다 유연한 정책 대응에 나설 수 있는 근거가 된다. 한국은 유로 지역과 마찬가지로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아 유가 충격에 민감한 구조를 지니고 있으나 수출 경쟁력 면에서 차별화된 경로를 걷고 있다. 신 총재는 "성장과 관련한 그림에서 한국과 유럽은 상당히 다르다"며 반도체 중심의 수출 회복세가 한국 경제의 독자적인 기초 체력을 형성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글로벌 수요 충격의 핵심 동인으로 부상한 인공지능(AI) 붐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세계적으로 확산시키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자벨 슈나벨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는 이번 인플레이션 압력이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와는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고 진단했다. AI 기술 혁신이 유발하는 수요 폭발이 국가마다 상이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는 결국 전 세계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
유로 지역의 인플레이션 구조 변화는 한국 통화당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슈나벨 이사는 향후 유로 지역에서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완화되는 반면 상품 부문의 물가 상승세는 가팔라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다만 ECB는 사전적인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시하기보다 매 회의마다 입수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금리 경로를 결정하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디지털 금융 혁신에 따른 통화 질서의 재편은 중앙은행이 직면한 새로운 정책적 과제로 부상했다. 스테이블코인과 같은 민간 화폐의 확산은 지급결제 영역의 효율성을 개선할 여지가 있으나 법정 화폐의 권위를 위협할 수 있는 요소다. 슈나벨 이사는 중앙은행이 기술 혁신에 발맞추어 민간 혁신이 번창할 수 있는 틀을 정의하는 동시에 법정 화폐의 핵심적 앵커 역할을 사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일각에서는 에너지 가격의 불확실성과 서비스 물가의 경직성이 여전해 급격한 정책 전환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출 호조가 내수 경기로 온전히 전이되지 않을 경우 금리 인상이 가계와 중소기업의 이자 부담을 가중시켜 민간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이다. 이러한 관점은 경제 성장 수치 이면에 숨은 양극화 문제와 실질 구매력 저하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논리로 이어진다.
한국은행은 향후 발표되는 경제 지표를 면밀히 검토하며 인플레이션 목표치 달성을 위한 최적의 금리 경로를 탐색할 예정이다. 신 총재는 경제가 강력할수록 정책적 딜레마가 줄어든다는 원칙을 바탕으로 효과적인 물가 관리에 총력을 기울일 것임을 명확히 했다. 반도체 수출의 지속 가능성과 명목 GDP 상승에 따른 부채 비율 개선 속도가 향후 통화정책의 속도와 강도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82892.jpg?aspect_ratio=288:168&crop_gravity=northwest&width=28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