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광주 아파트 2만 가구 '공급 폭탄' 현실화… 하락장 속 매매가 변동성 극대화

정휘 기자
광주 아파트 2만 가구 '공급 폭탄' 현실화… 하락장 속 매매가 변동성 극대화
©연합뉴스

 

광주광역시의 신축 아파트 입주 물량이 올해와 내년 2만 가구에 육박하며 부동산 시장의 하방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올해 1만 300가구에 이어 내년에도 8,800가구가 쏟아지면서 최근 3년 내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아파트 가격 내림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규모 공급이 겹치며 신축과 구축 아파트 간의 가격 조정이 불가피한 국면에 진입했다.

광주 지역의 주택 수급 불균형이 심화하면서 신축 분양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입주 장세가 본격화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5,400가구에 이어 하반기 4,900가구가 추가로 입주하며 연간 총 입주 물량은 1만 300가구에 달한다. 이는 지난 2024년 8,400가구, 2025년 9,100가구 등 매년 1만 가구 미만을 유지했던 공급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시장에서는 이미 가격 하락세가 뚜렷한 상황에서 이러한 공급 과잉이 매매가를 추가로 끌어내리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내년에도 대규모 공급 물량이 대기하고 있어 부동산 시장의 긴장감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27년 입주 예정 물량은 총 8,800가구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중앙공원과 송암공원, 운암산공원, 봉산공원 등 주요 민간공원 특례사업지의 완공 시점과 맞물려 있다. 지난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 민간공원 아파트 분양 사업의 결과물들이 한꺼번에 시장에 나오면서 공급 압박을 가중시키는 형국이다. 특정 시기에 집중된 물량 폭탄은 지역 내 전세가 하락과 매매가 동반 하락이라는 연쇄 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아파트 가격이 이미 내림세를 보이는 시점에서 대규모 입주가 진행된다는 점은 시장의 가장 큰 불안 요소로 꼽힌다. 광주 지역 건설업계는 신축 아파트로의 대규모 이사 수요가 발생함에 따라 기존 구축 아파트의 매물이 쏟아지며 가격 변동성이 극대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공급이 수요를 압도하는 시장 환경에서는 매수 우위 시장이 형성되어 가격 방어가 사실상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자금력이 부족한 수분양자들이 잔금 마련을 위해 급매물을 내놓을 경우 시장 가격의 하방 지지선이 무너질 위험이 크다.

현장의 목소리 역시 현재의 시장 상황을 과거의 공급 과잉 시기와는 질적으로 다른 위기로 규정하고 있다. 광주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타 대도시에 비해 광주지역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이처럼 많은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 신축과 구축 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아파트 가격 상승기였던 2018년과 2019년에도 매년 1만 가구 이상의 대규모 재개발 물량이 쏟아졌으나 당시에는 시장이 이를 충분히 흡수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7~8년 전과 아파트 시장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현재 광주 지역의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1,300가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시장의 기초 체력이 약화되었음을 시사한다. 미분양 물량의 적체는 신규 분양 시장의 위축뿐만 아니라 기존 주택 시장의 거래 절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지역 경기가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주택 공급만 늘어나는 현상은 자산 가치 하락에 따른 가계 부채 부담 가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단순한 부동산 문제를 넘어 지역 경제 전반의 소비 위축과 경기 침체를 심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재의 정체기를 극복하기 위해 단순히 공급을 조절하는 차원을 넘어선 근본적인 인구 유입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광주 상무지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아파트 공급 물량이 많아지고 지역 경기가 나아지지 않으면서 부동산 가격이 장기 정체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주 청사를 광주로 배치하고 적극적인 기업 유치를 통해 실질적인 인구 유입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한 배후 수요 확보 없이는 공급 폭탄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공급 과잉이 오히려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주택 시장의 거품을 제거하는 순기능을 할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신축 아파트 공급이 늘어남에 따라 소비자의 선택권이 넓어지고 노후 주택 위주의 주거 구조가 현대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러한 낙관론은 시장의 하락 속도가 통제 가능한 범위 내에 있을 때에만 유효하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 급격한 가격 하락은 금융권의 담보 가치 하락과 건설사의 자금난으로 이어져 지역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향후 2년간 이어질 대규모 입주 장세는 광주 부동산 시장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금리 인하 여부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속도 등 대외적 변수와 미분양 해소 추이가 가격 하락 폭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거주 목적의 수요자들은 시장의 변동성을 예의주시하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며 공급 주체인 건설사와 지자체는 수급 조절을 위한 정교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시장 질서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법치 중심의 시장 모니터링과 효율적인 자원 배분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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