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경기지사 선거 D-2, '대전 폭발 사고'에 유세 차분... 여야 후보 막판 표심 잡기 총력

김영 기자
경기지사 선거 D-2, '대전 폭발 사고'에 유세 차분... 여야 후보 막판 표심 잡기 총력
©연합뉴스

 

6·3 지방선거를 이틀 앞둔 경기도지사 후보들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공장 폭발 사고라는 예기치 못한 변수 속에 유세 방식을 전환하며 막바지 총력전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국민의힘 양향자, 개혁신당 조응천 후보는 소음 유세를 지양하고 민생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며 도민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사고 수습과 민생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는 '조용한 선거' 국면으로 접어들며 부동층의 향배가 승패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은 선거를 단 이틀 남겨둔 시점에서 발생한 대형 사고에 대응해 기존의 화려한 유세 대신 민생 현장을 훑는 저인망식 행보로 전략을 수정했다. 1일 경기도 내 주요 거점에는 확성기 소음과 화려한 율동 대신 후보들의 절박한 호소와 시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차분한 분위기가 자리를 잡았다. 이는 선거 막판 발생한 국가적 비극에 대해 정치권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와 시장 질서의 안정을 바라는 유권자들의 심리를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후보는 이날 오전 동두천 민생현장 방문을 시작으로 경기 서북부 지역의 민심을 청취하며 정책 행보를 이어갔다. 추 후보는 대전공장 폭발 사고 소식을 접한 직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희생자에 대한 애도와 유가족에 대한 위로를 전하며 정부의 신속한 사고 수습을 강력히 촉구했다. 민주당 중앙당 차원에서 별도의 지침이 있을 때까지 모든 소음 유세 일정을 중단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추 후보 캠프 역시 음악과 춤이 없는 정중한 방식으로 시민들과의 접점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추 후보는 오후에도 포천 신읍사거리와 고양 일산시장, 김포 장기동, 안산 호수동우체국 등 경기도 서북부와 남부를 잇는 강행군을 소화하며 도민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경청 유세'에 집중했다. 캠프 관계자는 이번 행보가 단순한 표 구걸이 아니라 도민의 삶을 현장에서 살피고 실질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임을 강조하며 지지층 결집에 박차를 가했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소란스러운 유세차 대신 후보와 직접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것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국민의힘 양향자 후보는 남은 이틀 동안 경기도 내 31개 시군 전체를 순회하겠다는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도보 유세를 통한 정면 돌파에 나섰다. 양 후보는 수원과 의왕, 안양, 군포를 거쳐 안산, 시흥, 평택, 화성, 오산, 안성, 광주, 하남에 이르기까지 거점 지역을 직접 걸으며 유권자들을 대면하는 방식을 택했다. 대전공장 사고를 고려해 유세차 활용을 최소화하는 대신 직접 발로 뛰는 진정성을 강조하며 보수층의 재결집과 중도층의 확장을 동시에 꾀하는 전략이다.

양 후보는 경기도의회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과거 보수 정당의 실책에 대해 통렬한 자기반성을 내놓으며 정치적 책임감을 강조했다. 양 후보는 "과거에 우리가 정말 잘못했다. 진짜 말도 안 되는 계엄 상황을 맞게 했고, 그로 인해 전 대통령 부부와 관련자가 다 사법 판단을 받고 있다"며 보수 진영의 과오를 정면으로 응시했다. 그러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보수 정당을 죽여버리면 다시 일어서기가 어려운 것은 물론, 그럴수록 국가는 쇠락해 갈 것"이라며 효율적인 국가 운영과 시장 경제의 회복을 위한 보수 정당의 존재 가치를 역설했다.

이어 양 후보는 특정 정치인에 대한 팬덤 정치를 경계하며 균형 잡힌 권력 구조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양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팬덤은 이해하지만,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여권을 견제할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해달라"고 호소하며 이번 선거가 가진 견제와 균형의 의미를 부각했다. 이는 보수 정당의 무결성을 회복하고 법치와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유권자들이 냉철한 판단을 내려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개혁신당 조응천 후보 역시 고양시 일산 마두역과 정발산역 등 주요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집중 유세를 펼치며 제3지대의 대안론을 확산시키는 데 주력했다. 조 후보는 거대 양당의 대립 속에서 실질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후보임을 강조하며 부동층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오후에는 파주 금촌 오일장과 양주 옥정신도시 등을 방문해 민생 경제의 어려움을 파악하고 지역 맞춤형 공약을 설명하며 지지 기반을 다졌다.

일각에서는 선거 직전 발생한 대형 사고로 인해 후보들의 정책 대결이 위축되고 유권자들의 관심이 분산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지나치게 차분한 분위기가 오히려 투표율 저하나 부동층의 결정 장애를 야기할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그러나 대형 참사 앞에 정치적 이익을 앞세우기보다 국민적 슬픔에 동참하는 것이 공직 후보자의 기본적인 도리라는 반론이 지배적이며, 이러한 진정성 있는 행보가 오히려 유권자의 신뢰를 얻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경기도지사 선거는 이제 마지막 48시간의 혈투만을 남겨두고 있으며, 각 후보는 자신만의 강점을 살려 도민의 선택을 받기 위한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추미애 후보의 민생 경청, 양향자 후보의 31개 시군 순회, 조응천 후보의 대안 제시 중 어떤 전략이 1,400만 경기도민의 마음을 움직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종 결과는 사고 수습 과정에서 보여준 각 후보의 위기관리 능력과 진정성에 따라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이며, 유권자들은 투표 당일까지 후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냉정하게 감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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