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SH 매입임대주택 심사 체계 전면 개편…'3단계 컷오프'와 '외부위원 100%'로 행정 신뢰 회복

윤근일 기자
SH 매입임대주택 심사 체계 전면 개편…'3단계 컷오프'와 '외부위원 100%'로 행정 신뢰 회복
©연합뉴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매입임대주택 사업의 투명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정성적 종합심사를 폐지하고 단계별 적합성을 평가하는 3단계 컷오프 심사 제도를 전격 도입한다. 매입 심의 위원을 전원 외부 전문가로 구성하고 매도인이 직접 위원을 추첨하게 하는 등 인적 구성의 독립성을 극대화하여 행정 무결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제도 개선안은 지난달 공고된 신축약정 매입임대 사업부터 즉각 적용되어 서울시 내 공공주택 공급의 효율성과 공정성을 동시에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는 매입임대주택 매입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의 심사 체계를 전면 개편하고 이를 실제 사업 현장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공사는 지난달 15일 발표한 '2026년도 제1차 신축약정 매입임대주택 매입 공고'부터 개선된 제도를 시행하며 매입 행정의 대대적인 혁신을 선언했다. 이번 조치는 매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필요한 오해를 원천 차단하고 시장 질서에 부합하는 객관적인 평가 기준을 확립하여 안정적인 공공주택 공급 기반을 마련하는 데 목적을 둔다.

매입 심사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의 정성적 종합심사 방식은 완전히 폐지되고 단계별 적합성을 엄격히 따지는 3단계 컷오프 심사 체계가 자리 잡는다. 공사는 심사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상세한 평가표를 대외적으로 공개하여 사업 참여자들이 사전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는 심사자의 주관적 판단 개입 여지를 최소화하고 데이터와 기준에 근거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겠다는 공사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심의 과정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인적 쇄신과 감시 체계 강화도 이번 제도 개선의 핵심적인 축을 담당한다. SH는 매입 심의 위원 풀을 대폭 확대하는 동시에 평가 위원 전원을 외부 위원으로 구성하여 내부 인력에 의한 영향력을 완전히 배제했다. 특히 심의 위원을 매도인이 직접 추첨하여 선정하는 방식을 도입함으로써 선정 과정의 공정성을 높였으며, 모든 심의 과정에는 'SH 청렴옴부즈만'이 입회하여 절차적 적정성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게 된다.

민간 사업자의 참여를 독려하고 안정적인 사업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실질적인 지원 대책도 구체화되어 실행 단계에 들어간다. 공사는 올해 4분기부터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도심주택 특약보증 대출' 제도를 도입하여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금융 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다. 또한 기존 건축 공사에 국한되었던 사전컨설팅 서비스를 전기와 기계 공사 분야까지 확대하여 시공 품질을 높이고 예기치 못한 공정 지연 리스크를 사전에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공급되는 매입임대주택의 품질을 상향 평준화하기 위해 건축계획 평가와 표준평면 개발 등 기술적 보완책도 함께 시행된다. 외부 건축사 등 전문가 집단이 건축계획을 직접 평가하여 도시 미관과 주거 기능의 조화를 도모하며, 비(非)아파트 유형에 최적화된 표준평면을 개발하여 적용한다. 이러한 품질 개선 노력은 단순한 물량 공급을 넘어 서울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고품질 주거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과정이다.

서울시 내 각 자치구의 특성과 실제 주거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공급 체계도 한층 정교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SH는 주택 유형별 특성과 자치구별 주택 공급 현황을 면밀히 분석하여 이를 반영한 새로운 평가표를 신설했으며, 이를 통해 수요자 특성에 맞는 입지와 생활 편의성을 정밀하게 평가한다. 이는 지역별 공급 불균형을 해소하고 실제 거주자가 필요로 하는 편익 시설과의 접근성을 고려한 전략적 배치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분석된다.

공사는 제도 개선의 연착륙을 위해 사업 관계자들과의 소통 채널을 상시 가동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공사 대강당에서 열린 사업설명회에는 사업자와 설계자, 시공자 등 다수의 관계자가 참석하여 개선된 제도와 공고 내용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청취했다. 향후 정기적인 간담회를 개최하여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민관 협력을 통해 제도적 미비점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예정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심사 단계의 세분화와 외부 위원 참여 확대가 행정 처리 기간을 다소 늘려 민간 사업자의 기동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절차적 엄격성이 자칫 규제로 작용하여 신속한 주택 공급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효율적인 운영 묘를 발휘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지점이다. 강화된 품질 기준에 따른 공사비 상승 압박 등 시장의 현실적인 고충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유연한 대응이 요구된다.

황상하 SH 사장은 이번 제도 개선과 관련하여 "이번 제도 개선이 매입임대주택 사업의 공정성을 높이고 더욱 활성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황 사장은 "앞으로도 서울시민에게 양질의 공공주택을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지속 보완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공공 주거 복지 실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향후 SH는 이번에 확립된 투명한 심사 체계를 바탕으로 매입임대주택 사업의 신뢰도를 공고히 다지며 서울시 주거 안정을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제도적 투명성이 확보됨에 따라 우수한 역량을 갖춘 민간 사업자들의 참여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이며, 이는 결과적으로 공공주택의 질적 수준 향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법치와 원칙에 기반한 행정 혁신이 공공주택 시장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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